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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유니버설발레단의 ‘라 바야데르’, 관객들의 마음을 움켜쥔 강렬한 카리스마 니키아!

 

유니버설발레단이 선보이는 최고의 블록버스터 발레 ‘라 바야데르’가 지난 4월 17일부터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됐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지젤’ ‘돈키호테’ ‘백조의 호수’가 클래식 발레를 꽃피우게 한 원동력이라면, ‘라 바야데르’는 그 꽃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발레를 최상의 가치로 끌어올린 역작이다. 그만큼 이번 ‘라 바야데르’는 한국에서 유니버설발레단의 입지를 확고히 다져준 기회의 장을 마련했다.

- 한국 발레계의 모범적인 행보!

이번 작품에도 역시 문훈숙 단장의 해설이 큰 도움을 준다. 한국에서 발레 ‘라 바야데르’는 그동안 유니버설발레단이 15주년(1999년), 20주년(2004년)으로 선보인 것 외에 공연된 적이 없다. 그것은 물량적으로 엄청난 돈을 필요로 하고, 무용수들의 숫자나 기량 등 모든 것이 갖춰지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공연이다. 그렇기에 ‘호두까기 인형’ ‘지젤’ 등의 클래식 밖에 잘 모르는 관객들은 이번 ‘라 바야데르’가 다소 생소하게 다가온다. 게다가 ‘라 바야데르’는 기존 클래식 발레와 다른 동양적 사상에 입각한 작품이기에 인사법과 마임 등 모든 면이 다르다. 아마도 문훈숙 단장의 해설이 없었다면 관객들은 공연 내내 힘들고도 따분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런 어려운 작품을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고, 실시간 자막으로 스토리의 흐름을 파악해 준 점에서 한국 발레계의 크나큰 변화를 짐작케 한다. 우리나라 최상급 단체 중 하나인 유니버설발레단이 관객들 앞에 모범을 보였다는 점과 세계가 인정한 작품 ‘라 바야데르’를 공연했다는 점에서 한국 발레의 앞날을 진단해 볼 수 있다.

- 발레의 경이로움을 맛보게 한 최상의 무대!

1막은 밀림 숲이 우거진 흰두사원과 황금색으로 치장된 아름다운 궁궐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로 인한 무대는 야생적이면서 화려함의 절대적 미를 추구한다. 그래서 무대가 열리는 순간 관객들은 자연스레 함성이 터져 나온다. 실제로 분수대가 설치된 무대는 왕궁의 모습을 보다 고풍스럽고 웅장하게 보여준다. 1막의 분위기가 풍성한 화려함을 드러냈다면, 2막은 좀 더 사실적인 안정감을 주었다. 2막은 감자티와 솔로르의 결혼식으로 무대는 춤을 추기에 적합한 장소로 꾸며졌다. 여러 명의 무용수들이 번갈아 가며 부채춤, 앵무새춤, 황금신상의 춤이 가지각색으로 펼쳐졌다. 무대에 등장한 다채로운 의상과 춤들은 관객들을 단번에 매료시켰다. 3막은 망령들의 왕국으로 극 중 솔로르가 환각제를 마시고 니키아를 만나는 장면이다. 그래서 그 꿈속 장면을 어둡고 몽화적인 분위기로 이끈다. 이 때 32명의 여자 무용수들이 하얀 색 튜튜를 입고 한 줄로 길게 늘어서서 추는 아라베스크는 발레의 진수를 맛보게 한다. 무대 뒤편에서 차례대로 등장한 무용수들은 발레가 가진 경이로움을 최상의 라인으로 만족시켰다.

- 관객들의 마음을 춤추게 한 발레리나 임혜경

이 날 니키아 역은 발레리나 임혜경, 솔로르 역에 발레리노 황재원이 캐스팅 되어 최상의 기량을 뽐냈다. 그 중 발레리나 임혜경은 니키아 그 자체였다. 물론 다른 무용수들보다 더 나은 실력과 안정된 연기력을 펼쳤다는 이유여서가 아니다. 그녀의 표정과 몸짓은 이제껏 다른 무용수들에게 느낄 수 없었던 발레에 대한 애틋함과 진정성이 전해졌다. 그녀는 표정 하나만으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무대를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포즈를 취한 후 다음 동작으로 넘어갈 땐 한순간도 쉽게 흘러 보내지 않는다. 매 순간마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긴 호흡을 잃지 않았다. 뼛속까지 잠재된 에너지를 뽑아 몸에 담아두고 그것을 쉽게 내보내지 않는다. 각기 다른 동작마다 공을 들여 표정과 몸짓에 부여했다. 이러한 섬세한 움직임은 관객들의 가슴까지 파고들어 함께 호흡하고 함께 공유하게 했다. 이번 작품에서 임혜경은 고혹적인 매력을 뿜어내는 동시에 관객들의 마음까지 춤추게 만든 진정한 발레리나였다.

- 마지막을 장식한 아름다운 발레리노 황재원

발레리노 황재원은 이번 공연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이제껏 그가 펼친 무대는 늘 안정되어 있었고 힘이 넘쳤다. 파트너를 가장 편안하게 이끌어준 무용수로 유명한 황재원은 이번 공연에서 노련미 넘치는 무대를 선보였다. 무대가 마치 자신의 것인 냥 힘차게 날아올랐다. 특히 공중에서 점프한 후 더블 턴을 도는 테크닉은 가히 기염을 토할 정도다. 다른 어떤 무대보다 가장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한 이번 공연은 그의 완숙한 연기력을 보다 돋보이게 했다.

대부분 발레 공연에서 군무진은 주역들에 비해 큰 비중이 없다. 그러나 이번 ‘라 바야데르’는 많은 무용수들을 필요로 하는 만큼 군무진의 역할도 크게 한 몫을 차지한다. 그래서인지 이번 무대가 그동안 무용수들의 피나는 노력을 한 번에 확인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2막에서 붉은색 의상을 입고 부채춤을 추는 4명의 무용수들은 시종일관 귀엽고 발랄한 동작으로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또한 3막 망령들의 왕국에 등장한 무용수들은 단 하나의 흐트러짐 없이 완벽한 움직임을 일치시켰다.

발레 ‘라 바야데르’는 최고의 군무진과 무대, 기량을 뽐냈다. 하지만 작품에 선보이는 동작들은 그다지 매끄럽지 못했다. 3막에서 솔로로 등장한 여자 무용수는 토토토로 움직이다가 옆으로 사쎄(chasse)를 뛰고 곧바로 턴(turn)을 돌아야 했고, 주역 무용수는 주떼 앙 투르낭((Jute en Tournant)으로 뛴 후 곧바로 피루엣(Pirouette)을 돌아야 하는 어려움이 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어려운 동작들을 무용수들은 무난히 소화해냈다.


박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장선경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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