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는 금발 미녀 엘 우즈가 이별을 고한 남자친구 워너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하버드 로스쿨에 입학해 진정한 사랑과 자아를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엘 우즈는 처음에는 단순히 사랑 때문에 로스쿨에 진학하지만 그 곳에서의 생활을 통해 자신의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꿈이 무엇인지 발견해간다.

이 작품은 리즈 위더스푼의 영화 ‘금발이 너무해’로도 잘 알려졌을 뿐만 아니라 소녀시대 멤버 제시카의 출연으로 더욱 관심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엘 우즈 역에는 미스 유니버스 출신 이하늬, 뮤지컬 배우로의 입지를 굳힌 김지우가 트리플 캐스팅됐다.

이번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의 공연은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국내 초연된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작품 자체가 워낙 미국적인 색채가 강하기 때문에 제작사인 PMC프로덕션과 장유정 연출은 기존 원작에서 곡 순서를 바꾸고 일부 내용을 수정하는 등 한국판 ‘금발이 너무해’를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여기에 음악감독 장소영과 작곡가 이지혜의 재기발랄한 개사 등이 작품에 힘을 더했다.

덕분에 2시간 20분이라는 공연시간은 지루할 틈 없이 빠르게 흘러간다. 3월 14일까지인 공연이 막바지에 이르러서인지 앙상블과 조연 그리고 주인공은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한다. 이 작품의 특징은 엘 우즈만 돋보이는 게 아니라 개성 넘치는 조연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는 점이다. 장면마다 신속하게 전환되는 무대 메커니즘은 관객들에게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무엇보다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의 스토리는 합격점이다. 시련에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는 엘 우즈는 관객들을 유쾌하게 만든다.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선물한다. 이미 영화를 통해 익숙한 스토리지만 뮤지컬은 또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지나친 스타캐스팅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제시카와 이하늬는 대중 스타로서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뮤지컬 무대에 설만한 역량인지는 이전에 미리 검증된 바 없었다.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는 오는 3월 14일까지 코엑스 아티움에서 공연된다.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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