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살의 카밀은 연인 사비나를 따라 한국에 온 네팔 출신의 노동자로 청바지 공장에서 일을 한다. 서른 살의 신우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가족 모두 미국 이민을 갔지만 L.A 흑인폭동의 피해자로 한국에 돌아와 혼자 살고 있다. 거처를 구하는 카밀의 부탁에 신우는 방을 빌려주고, 둘은 점점 가까워진다. 카밀은 자신의 동료들이 힘든 상황에 처하자 신우를 떠나고, 카밀이 떠난 후 신우는 임신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카밀은 불법체류로 인해 쫓기던 중 다리를 다치는 사고를 당하고 두 사람은 다시 만난다. 카밀과 다시 만난 신우는 카밀과 자신의 아이 애린을 낳아 가정을 꾸리게 된다. 하지만 누구를 위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외국인 노동자 보호법’이 통과되며 불법체류자들의 강제출국 조치가 실행되자 카밀과 같은 처지의 외국인 노동자들은 쫓기는 신세가 되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이 된다. 이에 카밀은 그들의 죽음을 막기 위해 농성에 합류하게 된다.

우리 사회의 이방인으로 취급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며 꾸준히 연극으로 무대화했던 김태훈 연출이 연극 ‘서울, 나마스테’를 통해 다시 한 번 우리사회의 다문화 가정과 이주노동자들의 소외에 대해 입을 연다. 이 작품은 박범신의 소설 ‘나마스테’를 원작으로 ‘엄마를 부탁해’, ‘오빠가 돌아왔다’, ‘낮잠’ 등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 대열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나마스테’의 뜻은 ‘안녕히 가세요, 어서 오세요, 건강하세요, 행복해지세요, 다시 만나요’ 등의 네팔어다. 남산예술센터 2010 공동제작 프로그램으로 선보이는 연극 ‘서울, 나마스테’는 네팔에서 온 이주노동자 카밀과 한국여성 신우의 사랑 이야기를 바탕에 두고 있다. 김태훈 연출은 두 명의 주인공을 통해 우리 사회가 껴안아야 하는 이주 노동자들의 애환과 슬픔, 외로움을 조명한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비극적인 현실을 꼭 그렇지만은 않게 훈훈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냈다는 것이다. 내용은 서늘하고 어둡지만 연극은 결코 우울하지 않다. 각 등장인물들과의 관계는 조화롭고 따뜻하며 결국은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형식적인 면에서는 연극 내 존재하는 다양한 이질적인 것들을 라이브 연주와 코러스들의 안무, 의상 등으로 조화시켰다.

연극 ‘서울, 나마스테’는 오는 7월 3일부터 11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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