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뮤지컬‘헤어스프레이’가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이 작품은 1960년대 초반 볼티모어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뚱뚱하지만 낙천적인 10대 소녀 트레이시가 TV댄스 경연대회를 통해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리며 더불어 인종차별 문제를 과감하게 다뤘다.

부풀린 헤어만큼 뚱뚱한 트레이시. 그러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른다. 60년대를 그대로 재현한 컬러풀한 의상, 헤어스프레이로 한껏 멋을 낸 화려한 헤어스타일, 더불어 리본 핀까지 트레이시의 매력을 한층 더 돋보이게 했다.

3인 3색의 매력을 볼 수 있는 뮤지컬 ‘헤어스프레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트레이시가 있다. 허스키한 목소리로 브라운관에서 사랑을 받은 박경림. 그녀가 이번에는 뮤지컬 ‘헤어스프레이’에 도전장을 냈다. 공연 시작하기 전부터 그녀를 볼 생각에 관객들은 들떠있다. 한편으론 허스키한 그녀가 무대 위에서 어떤 모습을 선보일까 기대하는 것이다. 박경림은 목소리에 대한 우려에 목소리는 절대 자신의 콤플렉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신에게 갖은 선입견을 감동으로 잊게 할 것 라고 발언한 바 있다.

침대에서 깨어나는 첫 장면에서‘굿모닝 볼티모어’를 부르는 박경림은 TV와 라디오를 통해서 본 그녀의 당당한 모습이었다. 자신감 넘치며 관객을 압도하는 그녀는 극 중 트레이시와 흡사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연기에는 어색함 없이 능숙하게 표현됐다. 하지만 공연 중 그녀가 부르는 노래는 살짝 아쉬움이 남았다. 고음에 있어 자주 느껴지는 떨림은 관객들의 불안함을 낳았다. 하지만 뮤지컬 코미디인 만큼 그녀는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기 충분했다.

뮤지컬 ‘헤어스프레이’는 복고풍 의상들을 비롯해 어깨를 들썩거릴 만한 뮤지컬 넘버와 현란한 댄스 쇼를 통해 60년대적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트위스트, 스윙, 자이브, 라인댄스 등 배우들을 보는 관객들은 덩달아 신이 난다. 무대에서는 당시 젊은이들이 사용하던 헤어스프레이가 과도하다고 할 만큼 자주 등장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작품의 제목에 걸맞게 거대한 헤어스프레이가 등장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 작품은 평범한 트레이시가 꿈을 이뤄가는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하지만 뮤지컬 ‘헤어스프레이’를 보면 몇몇 관객들은 마음에 딱 와 닿지 않는 부분이 있다. 인종차별 문제가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이 작품은 미국적인 정서가 이해하기 힘든 만큼 내포돼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뚱뚱하고 못생긴 트레이시가 링크의 사랑을 받는다는 점이다. 잘생긴 링크가 뚱뚱한 트레이시와 사랑에 빠진다? 믿기 힘든 사실이지만 관객들은 트레이시를 통해 대리만족을 한다. 뚱뚱하고 낙천적인 트레이시는 우리 마음속에 잠재 된 소녀들의 외침일지도 모른다. 뚱뚱하지만 세상과 맞서 나가고 싶은 그들은 마음속으로 말한다. “우리는 해낼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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