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리뷰] 두 사람의 완벽한 소통은 불가능한 것인가. 우리는 연인을 사랑하지만 못지않게 자신도 사랑한다. 상대를 행복하게 해주는 반면 완전한 희생은 불가능하기에 고통스럽게도 한다. 의도하지 않았으나 상처받는 우리의 연인들, 또 우리들. 이해받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해 결국은 외로운 게 사람이다.

여기 두 남녀가 있다. 남자는 사과를 베어 물고 있다. 달거나 신 사과의 맛을 느끼기에 남자의 자세는 불안정해 보인다. 그는 한 곳을 의식하고 있다. 시선의 끝에 서 있는 여자는 아무것도 듣기 싫다는 듯 두 귀를 막고 있다. 이 여자가 세상을 향해 귀를 닫도록 못 견디게 만드는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 추운 겨울, 이 연인들의 거리감과 마주쳐지지 않는 시선이 계절보다 춥게 느껴진다. 이들 뒤로는 나무 한그루가 있다. 앙상한 나무는 홀로 외롭게 서 있다. 남자와 여자, 그리고 나무는 서로를 의식만한 채 가까워지지 못한다.

검은 바지, 검은 신발에 검은 가죽재킷을 입은 여자는 그녀의 어두움을 그대로 드러낸다. 핑크색 목도리는 눈에 띄고 강렬하다. 사과보다 진하다. 뭔가 어긋난 듯한 느낌이다. 홀로 존재하는 것 같은 그 목도리는 어두우면서도 어딘가 독특한 여자와 닮았다. 독특한 이 여자, 그녀는 기타리스트다. 자살을 할 기타리스트다.

뮤지컬 ‘더 매지션스(The Magicians)’는 청춘의 열정과 외로움, 방황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랑은 사진 속의 두 남녀와 비슷하다. 한명이 바라볼 때 나머지 한 명은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때가 많다. 누군가 이야기할 때 누군가는 귀를 닫는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누군가는 바라보고 있고 누군가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상처는 치유가 가능할까.

기억하는 모든 것이 사랑이 되게 하는 힘, 그 가능성을 그리고 있는 뮤지컬 ‘더 매지션스(The Magicians)’는 현재 창조콘서트홀 2관에서 공연 중이다. 그들이 사랑을 하고 있는 모든 연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모든 것은 사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 강지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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