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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81] 뮤지컬 ‘팬레터’2021년 12월 10일부터 2022년 3월 20일까지 코엑스 아티움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21.12.2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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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팬레터’는 공연제작사 라이브와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진흥원이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하는 신진 스토리 작가 육성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2015년 시작된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뮤지컬 창작자 공모전 최종 선정작이다. 이듬해 2016년 초연을 시작으로 올해 4번째 시즌을 맞이하여 2년 만에 귀환, 코엑스 아티움 첫 재 개관작으로 선정되어 현재 순항 중이다. 

이미 표방했던 글로컬(Global + Local)답게 2018년 5월, 대만 국립극장(NTT)에서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호응으로 한국뮤지컬의 위상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같은 해 10월에는 2018 K-MUSICAL Road Show를 통해 중국 상해 문화광장에서 소개되었으며 내년, 정식으로 중국 상해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한편 ‘중경삼림’, ‘해피투게더’, ‘화양연화’ 등을 제작해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중국의 영화감독 왕웨이가 앞으로 뮤지컬 ‘팬레터’에 투자하기로 했으며 차후 영화 제작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한다.

뮤지컬 ‘팬레터’는 1930년대 일제 강점기 경성이 배경이다. 극은 당대 주목받는 한 문인과 그의 열성 팬이 팬레터를 주고받으며 겪는 성장을 그린다. 극작가 한재은은 당대 최고의 문인이었던 김유정과 이상 등이 속한 구인회의 일화에서 작품의 모티브를 착안했다. 당대의 배경과 구인회 사건과 사실은 작가의 창의적 상상력이 팩션 화 되어 매력적인 뮤지컬적 서사로 거듭났다.

작품은 ‘안녕, 나의 빛, 나의 악몽’이라는 죽은 작가의 소설이 출간된다는 소식과 함께 출간 전, 작가와 관련된 진실과 가상을 오가며 얽히고 쌓인 이야기를 무대에 풀어 낸다. 작곡가 박현숙은 1930년대 일제 강점기의 격동기 적 모던한 분위기와 서정적이고 때로는 격정적인 아름다운 넘버를 통해 그 시대만의 아날로그 한 감성을 제대로 자극한다. 유학 생활을 접고 돌아와 순수 문학 모임 칠인회에서 조수로 일하게 된 정세훈은 히카루라는 필명으로 그토록 흠모하던 작가 김해진과 편지를 주고받는다.

칠인회 멤버들이 합창하는 넘버 ‘럭키 세븐’에서도 드러나듯, 당시 암울한 시대에 대한 절망과 불안정한 내일과 아무도 모르게 감시당하는 위기와 불안한 세태에 문인들이 겪는 시대적 아픔, 문학적 사유와 언행들을 통해서 그 시대의 불안한 낭만을 끄집어내, 당시의 긴박한 상황들을 유추할 수 있게 하며 문인들의 예술혼과 조금은 다른 사랑의 단면을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작품에서 문학적인 장치인 또 다른 자아인 유학생이자 작가 지망생 정세훈의 필명인 ‘히카루’를 통한 팬레터는 아슬아슬하고 설레이는 감정의 전이를 연극적 장치와 창의적 상상력의 발로를 은은하거나 대범하게 드러내며 누구에게나 있을법한 인간 본연의 감춰진 자아를 새삼 들여다보게 한다.

각자, 또는 따로 또 같이 내면과 상상의 발로인 거울을 통해 드러낼 수 있는 자아의 직접적으로 보이는 것과 때로는 드러나지 않은 인격의 상태까지 유추하게 하며, 연극적 상상력의 시각화를 무대 언어로 끌어내 누구에게나 있을법한 자아의 또 다른 내면까지 드러내거나 유추할 수 있게 하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은 작품 속 상태를 느낄 수 있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거기에 무대와 조명을 통한 그림자의 이중적 언어의 시각화, 원고지의 조명 고보를 통한 당대의 문학적 이미지가 더해져 펜과 연필로 쓴 친필만의 아련한 아날로그적 감성이 더해져, 작품의 이미지를 구체화 시켰다.

무엇보다도 캐릭터를 구체화 한 배우들의 연기 또한 일품이었다. 특히 정세훈 역의 박준휘 배우와 히카루 역의 강혜인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두 사람 공히 그동안 많은 작품 활동으로 뮤지컬적 어법과 가창, 움직임에 어느 정도 일가견이 생겼지만, ‘팬레터’ 작품을 통해 보여주는 무대 배우로서의 미덕인 명료한 딕션과 출중한 가창력을 기반한 전천후 뮤지컬적 기량을 오버하지 않으면서도 깊고 푸르게 행간에 내재 된 감성과 에너지까지 찾아내 담담하게 수행하는 배우로서 나타낼 수 있는 최고의 선한 매력을 은은하게 발산해 깊게 스며들게 한다. 

두 사람이 마치 한 몸인 듯, 따로 또 같은 상태로 적합한 호흡과 자태, 캐릭터의 섬세한 구축과 정성을 다해 작금의 상태를 드러내는 미세한 무언의 태도와 무심한 듯한 시선의 향기까지, 무대에서 완전한 연기와 가창의 조화로움으로 어떠한 상황과 상태에서도 캐릭터가 행하는 감성과 태도를 수긍하게 하며 어느새 관객들의 마음 한 켠에 오래토록 자리 잡게 한다.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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