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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고요한 일상에 돌을 던져 파장을 만들다 ‘스프링 어웨이크닝’10월 3일까지 서울 장충동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독일의 표현주의 극작가 '프랑크 베데킨트'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사춘기라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격렬한 록 음악과 열정적인 춤으로 표현해낸 작품이다. 2006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평단의 호평, 관객들의 극찬과 함께 매진 행렬을 이어나갔으며, 제61회 토니상에서 무려 11개 부문 후보에 올라 베스트 뮤지컬, 연출, 대본, 작곡 등 8개 부문 석권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한국 공연은 주원, 조정석, 강하늘 등 내로라하는 배우를 발굴하며 각종 뮤지컬 시상식의 상을 휩쓸기도 했다. 그러나 2011년 재연 이후, 무대가 올라오지 않아 뭇 관객들에게 다시 보고 싶은 공연 중 하나, 궁금한 공연 중 하나로 늘 언급되기도 했다. 그렇게 관객의 마음을 애태우던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10년 만에 돌아온’ 타이틀을 꿰찼다.

10년 만에 새로 무대를 올리는 프로덕션은 ‘여전한 파격’ 대신 ‘재단장’을 선택했다. 충격의 대명사로 불리우던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더 이상 1차원적 자극은 파격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불필요한 노출이나 구체적인 묘사를 지우고 한층 세련된 모습으로 관객을 찾았다. 관객들은 생략된 행위에서 직접적인 트라우마나 2차 가해에서 벗어나고, 더 깊은 여운을 얻게 됐다. 무던한 일상 중에 툭 던져지듯 쉴새 없이 튀어나오는 성(), 사드 마조히즘, 가정폭력 등의 문제들은 강렬하고 혹은 애달픈 노랫소리에 섞여 마음에 파동을 만든다.

150:1의 경쟁력을 뚫었다고 하는 신예 배우들은 각 장면의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적지 않은 캐릭터 수임에도 각자의 디테일을 불어넣고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다가, 때로는 하나가 된 듯 일사불란하게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멀티 역을 소화하는 어른 2명의 배우를 제외하곤 학생들은 퇴장하지 않고 무대에 둘러앉아 있는 것이 꽤나 인상적이다. 그들은 이야기의 주체가 되는 이를 함께 바라보고, 몰입하고 경멸하고 위로한다. 마치 단지 그들의 이야기에 한정되지 않는 모두의 이야기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이 작품은 어른에게 참 가차 없다. 수많은 어른이 등장하지만, 배우 두 명의 열연으로 커버가 되고 어느 누구도 올바른 해결책을 제시해주지 못한다. 올바른 교육의 중요성은 모리츠 아버지의 오열처럼 후회로 끝나고 만다. 비극 이후에 비극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자줏빛 여름’을 이야기하며 다시 한번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이유는 이 극이 빛나는 10대의 이야기이고, 그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의 배경인 1891년 전체주의인 독일의 사회적 배경과 은유의 요소로 쓰이는 아킬레스와 파트로클로스, 쥬피터와 이오 등 고전 신화의 내용을 살펴보고 가면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배우 노윤, 황휘, 김현진, 이봉준, 김서연, 이정화, 윤재호, 김서환, 오유민, 신한결, 박석용, 류수화 등이 출연하며 작품은 오는 10월 3일까지 서울 장충동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_엠피엔컴퍼니

윤현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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