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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73] 뮤지컬 ‘드라큘라’위험하지만, 황홀한 사랑의 이야기가 한결 더 신비롭고 환상적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7.2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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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드라큘라’는 오랫동안 판타지 로맨스의 결정판으로 평가받고 있다. 2021년 오디뮤지컬컴퍼니 창립 20주년 기념과 함께 국내 뮤지컬 ‘드라큘라’ 초연의 주역 김준수와 최강의 스태프, 배우들이 ‘블루스퀘어’에서 네 번째 시즌을 맞아 흥행 중이다.

뮤지컬 ‘드라큘라’는 1897년 아일랜드의 소설가 브램 스토커(Bram Stoker)의 소설이 원작이다. 2001년 캘리포니아에서 첫선을 보인 후 수정과 보완을 거듭하며 2004년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이후 뮤지컬 스위스, 일본, 오스트리아 등 여러 나라에서 사랑받았으며 국내 정서에 맞게 음악과 무대가 대폭 업그레이드되어 2014년 국내 초연되었다.

드라큘라 스토리는 그동안 시대를 넘어 오랜 시간 동안 소설과 영화,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각색되며 꾸준한 사랑을 받는 매력적인 소재다. 이번 뮤지컬의 대본과 가사를 맡은 돈 블랙(Don Black)과 크리스토퍼 햄튼(Christopher Hampton)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기존의 어둡고 기묘하고 음습한 이미지보다는 가슴 아픈 사연과 깊은 순정을 담은 인간적인 뱀파이어의 모습까지 담아냈다. 4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오로지 한 여인만을 사랑하는 드라큘라의 사랑은 다소 비현실적인 것 같지만 이별 없는 영원한 사랑이 애처롭기까지 하다. 이번 시즌의 드라큘라는 위험하지만, 황홀한 사랑의 이야기가 한결 더 신비롭고 환상적인 캐릭터로 완성됐다.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은 한국 공연만을 위해 특별히 3곡을 추가해 작품의 음악적 완성도를 높였다. 일련의 작품들로 인해 한국인에게 가장 크게 사랑받고 있는 그는 유난히 드라마틱하고 중독성 강한 여러 캐릭터 넘버들로 황홀한 관극으로 이끌어낸다. 특히,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멜로디와 애절하고 깊은 감정의 호소력 짙은 넘버들은 다시 듣고 싶은 아리아들의 향연으로 볼 때마다 감동을 선사한다.

 

공연은 170분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 것 같은 벅찬 감흥으로 이내 한숨짓게 한다. 19세기 유럽 고딕풍의 트란실바니아 드라큘라 저택에서부터 국내 최초 4중 턴테이블과 거대한 기둥을 비롯하여 시시각각 변모하며 퍼즐이 맞추어 지는듯한 무대와 영상, 조명, 의상 등의 찰떡같은 협업을 통해 일궈 낸 무대 미장센은 실로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한국 최강의 스태프들과 배우들, 오케스트라의 협연은 한순간도 허투루 지나칠 수 없다. 긴장을 한층 배가한 적절한 음향적 이펙트까지 더해 황홀한 음악적 매혹에 감전된다.

또한, 플라잉과 이중 스크린을 활용하여 무대예술만의 특별한 미학뿐 아니라 마치 3D 영화같거나 MR과 XR이 가미된 게임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MZ세대나 동시대인들이 세련되고 깔끔한 무대전환을 통한 무대예술의 판타지를 충분히 몰입할 수 있도록 신속하고 흥미진진하게 전개되었다.

2014년 역사적인 한국 초연 당시 2개월의 공연 동안 1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가장 큰 견인차 역할을 했던 김준수 배우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2014년 초연부터 2021년 4연까지 매 시즌 참여하며 드라큘라 백작으로 이미 100회를 훌쩍 넘긴지 오래된 그야말로 뮤지컬 ‘드라큘라’의 장인이기도 하다. 이번 네 번째 시즌에서는 한층 더 깊어진 목소리 울림의 과 자유자재로 리듬을 타고 음을 구사하며 생명의 꽃을 피우게 한 음악적 해석, 디테일한 시선과 연기, 때로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와 가끔 드러내는 인간적인 모습까지 작품과 무대를 꿰뚫고 꼭 필요한 에너지의 완급조절로 인한 작품 전반에 대한 영향까지 그야말로 뮤지컬 무대의 장인으로 거듭나고 있는 절대 배우의 모습을 목도할 수 있다.

니나를 연기한 박지연 배우의 연기와 음악적 완성도 또한, 이 작품을 완성하는데 현격한 역할을 해냈다.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발성과 연기적 호흡으로 상대방과의 음악적 브랜딩을 이끌어 내는 것이 깔끔하고 세련되었다. 반헬싱 역의 강태을 배우 또한 이제는 관록과 완숙함까지 묻어나, 무대를 참으로 안정적이고 드라마의 중심에서 적절한 안배와 집중으로 작품의 중심을 잘 이끌어 주었다. 조나단 하커 역의 백형훈 배우 또한 이 작품이 본인의 배우로서의 매력이 한층 깊게 각인되어 기억할 수 있게 했다. 안정된 호흡과 명료한 발성으로 건강한 소리의 울림과 안정적인 대사 톤, 진중한 태도 등은 무대에서 믿고 보는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켜 주었다. 루시의 이예은 배우는 연기와 가창 등 매번 만족할 만한 모습이었지만 이번 루시 역을 통해 한층 깊고 성숙한, 참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는 카멜레온 같은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부각해 주었다. 랜필드 역의 조성린 또한 드라큘라의 일방통행 충직한 하인으로서의, 안정된 음악과 연기의 무대 장악력으로 다음 무대를 기대하게 했다.

 

 

사진제공_오디컴퍼니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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