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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55] 뮤지컬 ‘드라큘라’2월 11일부터 6월 7일까지 잠실 샤롯데 시어터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2.1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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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뮤지컬 ‘드라큘라’가 2014년 한국 예술의전당 초연과 2016년 세종문화회관 재연 이후 2020년 2월, 4년 만에 다시 잠실 샤롯데시어터에서 역사적인 세 번째 공연을 오픈했다. 뮤지컬 ‘드라큘라’는 죽음을 초월한 세기의 러브스토리에 입체적인 무대미술과 웅장하고 친근하며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음악으로 오래토록 기억 속에 머물러 있던 작품이다.

1897년 아일랜드의 작가 브랜 스토커가 흡혈귀를 소재로 한 최초의 원작 소설 ‘드라큘라’를 바탕으로 한다. 대본과 가사는 Don Black n Christopher Hampton, 한국 뮤지컬에서 왕성하게 활약하는 Frank Wildhorn이 작곡으로 참여했다. 한국의 프로듀서와 최고의 창작 스태프, 배우들이 함께 오리지널 뮤지컬보다 더 세련된 세계적 걸작으로 탄생시켰다.

작품은 빅토리아 시대가 끝나갈 무렵의 유럽. 트란실바니아에서 영국으로 이주를 위해 영국에 토지를 매입하고자 하고 이 일을 위임받은 젊은 변호사 조나단과 그의 약혼자 미나는 드라큘라 백작의 초대로 불가사의한 성에 도착한다. 미나를 처음 만난 드라큘라는 400년 동안 그토록 그려오던 사랑의 현신이라고 확신하고 미나 또한 드라큘라에게 거부할 수 없는 운명적인 끌림을 느낀다. 한편 미나의 절친인 친구 루시는 드라큘라를 만난 후 알 수 없는 병으로 괴로워하고 흡혈귀 연구로 저명한 학자 반 헬싱 교수는 루시를 보자마자 자신이 오랫동안 연구해 온 흡혈귀 뱀파이어의 존재를 직감하고 이내 드라큘라를 추적한다. 주요 출연자들이 드라큘라와의 사건을 되새기는 일기 형태의 이야기를 뮤지컬만의 무대 언어로 재구성했다. 드라큘라와 미나의 운명적인 이끌림의 아슬아슬한 추적과 경계의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부딪치게 되는 섬뜩한 이야기를 뛰어난 한국 창작진에 의해 재창조해냈다.

무엇보다도 19세기 유럽의 고딕풍 디자인(오필영)을 근저로 고풍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한 의상(조문수)이 더해지며 상징적인 트렌실바니아의 기둥에 국내 최초로 시도된 4중 회전무대를 통해 입혔다. 흩어진 조명(이우형)과 영상(박준)의 첨가와 무대전환(노병우)은 기막힌 타이밍이 더해지며 무대 기술(김미경)의 최고치를 협업으로 일구었다. 한국 스태프에게 경의와 박수를 보낸다. 몽환적인 푸른 안개와 성벽의 담쟁이넝쿨, 빛살을 통한 크고 작은 입체적 공간감에 음향(권도경)을 통한 공간과 장소의 거리감과 기괴하고 충격적인 울림들까지 가히 세계에 내놓아도 전혀 손색없는 세련된 기능과 정서가 함축된 뛰어난 무대 연출(David Swan)을 펼쳐 보였다.

삶과 죽음은 순환되는 것을 상징하듯, 열리고 닫히는 반복을 계속하는 무덤, 하늘과 땅을 잇거나, 마치 하늘의 운명 같은 그리하여 다시 태어날 것을 예언하는 묵시록 같은, 하늘에서 하강하는 Flying의 쓰임새 등 어느 것 하나 흠잡을 수 없다. 작품 정서에 꼭 알맞게 모든 장치나 소도구들도 캐릭터를 부여해 쓰임새가 확연하게 드러나게 해 주었다.

더불어 한국인이 유독 사랑하는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의 아리아, 발라드, 팝, 록 등 장르를 넘나드는 풍성하고 드라마틱한 음악에 날개를 달아주며 흥에 넘쳐 지휘하는 원미솔 음악감독의 열연도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으로 우울한 현상도 작품에 흠뻑 빠져 함께 호응하느라 말끔히 잊어버리게 하는 마법의 시간을 즐기게 된다.

이번 시즌 뮤지컬 드라큘라는 메인 배우들을 누구를 선택해도 후회하지 않을 강렬하게 포진되어있다. 2월 14일, 드라큘라 역은 피지컬로는 단연 독보적인 전동석 배우였다. 이미 성악으로 다져진 탄탄한 가창력과 출중한 외모는 누가 봐도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흡혈귀를 열정적으로 열연하며 특유의 멋스러움을 맘껏 발산했다. 아름답고 총명한 여인, 드라큘라와 마주하면서 거부할 수 없는 운명에 휩싸이는 미나 역의 조정은 배우는 작품마다 팔색조의 다른 색깔로 열연하며 한국의 대표적인 여배우로 군림하고 있지만 미나의 혼란스럽고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토록 버티고 일어서는, 여린 듯 강인한 여성으로서의 참모습에 완벽한 방점을 찍은 듯 처연하고 담담하게, 그렇게 강력하게 무대 위에 존재한다.

또한, 반듯하고 강인한 반 헬싱 역의 손준호 배우는 많은 작품에서 늘 믿고 보는 배우이지만 드라큘라를 물리치기 위해 혼신을 다해 열정을 쏟으며 열연하는 모습이 어쩌면 그렇게 믿음직스러울 수가 있을까?! 감성적인 신사 조나단 역의 이충주 배우 또한 호소력 있고 매끄러운 가창력으로 안정적인 무대를 구축하는데 출중했다. 드라큘라에 의해 악이 가득한 뱀파이어로 변신한 루시 역의 김수연 배우는 인상 깊은 연기와 가창으로 주목하게 했으며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했다. 매 장면 혼연일체가 되어 혼신의 힘을 다해 정서와 에너지를 구축하는 앙상블들의 열연 또한 말해 무엇하리.

뮤지컬 ‘드라큘라’는 2020년 2월 11일부터 6월 7일까지 잠실 샤롯데 시어터에서 공연된다.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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