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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54] 뮤지컬 ‘웃는 남자’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1.2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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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웃는남자’는 세계적인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총 5년여의 제작 준비 기간을 거쳐 2018년 7월 예술의 전당에서 초연한 후 한국뮤지컬 최초 모든 뮤지컬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휩쓸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공연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추고 한국 창작 뮤지컬의 자부심이라 호평을 받으며 압도적으로 기록적인 성과를 이루어냈다.

오픈과 동시에 해외 라이선스가 체결되며 이미 2019년 4월, 일본의 도쿄 닛세이 극장에서 공연됐다. 일본에서는 뮤지컬 ‘레미제라블’ ‘엘리자벳’ ‘미스사이공’ 등을 제작했던 ‘토호’ 극단이 제작하여 한국 못지않은 관객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또한, 일본에서는 공연을 미리 영상화하여 뮤지컬 공연 영상회와 한국의 메인 배우들이 참여한 뮤지컬 ‘웃는남자’ 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는 한국뮤지컬의 위상과 폭발적이고 압도적인 가창력을 겸비한 뮤지컬 배우들의 저력을 높인 것이다. 일본 버전에서는 한국의 오리지널 버전의 음악과 대본을 기반으로 하고 무대 또한 한국의 세트를 현지에 맞게 수정 보완하여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2020년 1월 9일부터 시작한 뮤지컬 ‘웃는남자’는 예술의전당에서의 앙코르 공연 중이다. 당대 탐욕의 시대를 통렬히 비판하며 문학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빈부격차에 의한 사회적 공감대를 끌어낸 세계적인 대문호 원작자 ‘빅토르 위고’ 문학의 온전함과 진실성을 유지하고 있다.


대본과 연출을 맡은 ‘로버트 요한슨’에 의해 매혹적인 작품이 무대 언어로 재건축됐다. 무대만의 한층 견고한 구성과 짜임새 있는 서사, 속도감 있는 전개와 진행, 캐릭터들의 행동은 분명한 타당성과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또한, 무대와 조명, 영상은 섬세한 보완으로 예전보다 더욱 깊이 있다. 세련된 미장센과 더불어 연기적인 디테일이 살아나고, 더 강렬하게 풍부해지고 서정적인 음악의 강약으로 거듭나며 한층 깊이 있는, 마치 꿈속 같다. 클래식한 명화와 같은 장면들이 진화되어 명작 뮤지컬로 관객들을 다시 찾아왔다.

‘부자들의 낙원은 가난한 자들의 지옥으로 세워진 것이다’라는 메인 카피처럼 영국 귀족과 빈민층의 극명한 빈부격차와 사회의 여러 모순적인 단면들을 조명한다. 부조리함은 현재에도 세계 어디서나 통용되는 현실적 사회적 이면이다. 이것을 재고하게 하며, 작금의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되새기게 한다.

작품은 17세기 영국, 인신매매단에 의해 찢긴 입을 갖게 된 어린 그웬플린은 매서운 눈보라 속에 홀로 버려졌다. 납치당한 아이들은 기형적인 괴물로 만들어지며 귀족의 놀잇감으로 팔리던 것. 살을 에는 추위 속에 얼어 죽은 여자의 품에 안겨 젖을 물고 있는 아기 데아를 발견하고 우연히 만난 떠돌이 약장수 우르수스에 도움을 청한다. 우르수스는 평소 인간을 혐오하지만 두 아이를 거두기를 결심하고 그웬플렌의 기형적인 미소와 눈먼 데아의 이야기를 이용해 유랑극단을 꾸며 귀족들을 매료시킨 프릭쇼를 시작한다.

배우들은 메인부터 앙상블까지 모두 다 첫 공연임에도 그 시대 인물이 재탄생한 것처럼 각자 역할에 빙의된 모습이다. 배우들이 최선을 다하고 열연하며 무대에서 관객과 만나 혼연일체가 되었다. 이번에 그웬플렌을 처음 연기한 배우 규현은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관록을 쌓아 온 터였지만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살짝 가지고 봤지만 웬걸. 탄탄하고 안정감 있는 연기와 가창력으로 무대를 압도하며 종횡무진 찰떡같이 활약하며 규현의 그웬플렌을 충실하게 발현했다. 재연에도 함께 한 양준모 배우의 우르수스는 괴팍하지만, 마음 따뜻한 인물을 묵직하고 강인하게, 때론 유약한 듯 섬세하게 모든 소리가 살아 생동하는 듯한 음성의 미학을 찾아냈다. 그는 포효하는 듯 체념하고 달관한 듯, 인생을 관조하는 노철학자처럼 모든 상황과 상태를 아우르는 정서와 음악적 완성을 찾아내 여지없이 무대를 강타하며 그 에너지를 객석으로 펼쳐 보였다.

초연에 이어 이번에도 조시아나를 맡아 열연한 배우 신영숙의 압도적인 존재감은 이 작품을 볼만할 가치가 있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혼신을 다해 매 순간을 완벽히 열연하며 일거수일투족과 작고 거친 호흡, 발산하는 성음까지 몰입해 표현한다. 더불어 상대 배우들을 배려하는 좋은 기운을 발산해 딱 맞는 에너지를 주고받는 연기와 가창은 명불허전이다. 언제나 최선과 정성을 다하는 무대의 모습은 객석에 고스란히 전달되며 열화와 같은 환호로 화답하게 한다.

여린 듯 강인한 데아 역의 강혜인 배우, 데이빗 더리모여경 역의 강태을 배우, 페드로 역의 이상준 배우 등과 너무나도 깜찍하고 영리하고 사랑스러운 어린 그웬플렌 역의 이시목 배우, 앙상블들 모두 축하와 박수받을 최고의 열연을 해주었다. 이제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 주목하는 한류 문화로서의 한국뮤지컬의 전성기를 이끌 뮤지컬 ‘웃는 남자’가 세계 곳곳에서 공연되는 날이 머지않은 듯한 좋은 예감이 든다.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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