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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묘한 긴장감으로 볼거리를 더한 뮤지컬 ‘팬레터’2020년 2월 2일까지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2년 만의 공연, 이른 라인업 공개로 일찍이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뮤지컬 ‘팬레터’는 그 기대감에 걸맞게 극장에 가득 찬 관객들로 순항을 이루고 있다. 2015년 콘텐츠진흥원 우수크리에이터 발굴 지원사업에서 개발된 이 작품은 2016년 동국대 이해랑 극장 초연, 2018년 동숭아트센터 재연을 거쳐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세 번째로 공연되고 있다.

부유한 사업가의 아들인 세훈은 일본에서 유학 생활을 보내지만, 사업 물려받는 일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소설과 시, 문학에만 관심이 있다. 조선으로 돌아온 그는 아버지의 뜻을 어기고 칠인회의 작업실에서 허드렛일하며 당대의 문인들과 인연을 쌓게 된다. 그 중, 세훈은 작가 김해진과 마주한다.

세훈은 유학 시절, 김해진의 작품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위로를 받아 그에게 팬레터를 보내고 김해진 역시 자신의 뜻을 알아봐 주는 세훈에게 답장을 보내며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자신의 필명인 ‘히카루’라는 이름을 사용한 탓에 자신을 여성으로 오해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세훈은 해진을 위해 히카루라는 인물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치밀해지며 두 사람의 오해는 깊어진다.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당대를 풍미한 작가들 이상과 김유정 등을 모티브로 구성됐다. 9인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7인회 모임은 공연의 주 배경이 된다. 실제 작가들과 다른 이름을 사용하고 실제 사건을 토대로 하고 있지는 않지만, 실제 문학 작품을 인용하거나 신심리주의, 초현실주의(쉬르레알리슴) 등 그 당시 문학 유파를 거론하며 작가들의 문학적 성격 등으로 어떤 작가를 모티브로 했는지 알 수 있다. 또한, 2막에서 등장하는 일제의 검열 등 문화적으로도 핍박받았던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했다.

문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장면의 구성이나 대사, 가사들이 극적이다. 창문을 통해 보이는 그림자는 현실인지 거짓인지 궁금증을 더하고, 누군가의 글과 말속에 숨은 뜻을 궁리케 한다. 회전 벽을 이용한 인물의 탄생이나, 춤과 조명을 이용한 묘한 긴장감은 볼거리를 더한다.

재즈, 블루스 등 현악으로 편곡된 넘버들은 시대상을 반영하고 차용된 시와 소설을 고대로 담아내는 듯 아름다운 선율로 귀에 들어온다. 하지만 주로 구어체로 길게 이루어져 있는 가사에 음향도 또렷하지 않아 전달이 객석 끝까지 제대로 다소 아쉬움을 자아낸다.

초연부터 작품을 이끌어온 배우들과 뉴캐스트의 조화가 눈에 띄는데, 특히 ‘팬레터’가 사랑받았던 이유 중 하나인 독특한 캐릭터 히카루 역을 만들어낸 소정화는 시간이 흐를수록 히카루의 변화하는 모습을 탁월히 보여주며 세훈의 욕망을 하나의 인물로 끌어냈다. 이에 호흡을 맞추는 세훈 역의 백형훈은 앞서 맡아왔던 강렬한 이미지에서 소년으로 변신, 때로는 유약해 보이면서도 ‘섬세한 팬레터’에서는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 보이기도 하는 등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뮤지컬 ‘팬레터’는 오는 2020년 2월 2일까지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관객을 만난다.

윤현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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