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7월,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뮤지컬 작곡가인 손드하임의 뮤지컬 ‘어쌔신’이 초연됐었다. 당시 미국 역대 대통령의 암살이라는 소재도 크게 반향을 일으켰었지만 무엇보다도 미국의 대표적인 뮤지컬 작곡가인 ‘손드하임’에 대한 관심의 증폭과 더불어 그의 음악적인 정서를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데 그 파장이 큰 작품이었다.

당시에는 오디 뮤지컬에서 단독 제작을 했지만 4년이 지난 이번엔 뮤지컬 헤븐과 공동으로 제작하며, 장소도 600석 규모의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230석의 더스테이지라는 소극장에서 공연되고 초연당시 10인조 오케스트라 편성의 음악에서 피아노 2대로 간소화시키며 배우들의 연기와 음악적인 표현에 무게를 싣고 있었다.

배경 막을 대신하며 다양하게 활용되는 벽체와 그 안의 적절한 영상, 외곽의 길(道) 프레임속의 통로들을 조합한 무대는 나름 인물과 사건이 펼쳐지는 장(場)으로서의 활용도를 극대화 시켰다.

작품은 확실한 목적과 인성이 채 성숙되지 않은 어린 소녀를 통한 총성 3발로 시작되는데, 이는 조금은 부조리하고 어이없는 호기심에 의한 총성에 대한 이미지를 오프닝에서부터 드러내놓고 출발 했다.

하지만 각 캐릭터에 맞는 등퇴장이나 다양함이 어쩌면 스타일리쉬함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외형적인 이미지와 연극적인 양식의 발현보다도 뮤지컬 텍스트와 음악적 스코어의 정확한 이해와 전달, 그리고 그 음악적인 색깔과 표현 양식과 방법에 대한 연구와 최종 표현방법들이 연출과 배우가 함께 인식되고 선행되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무엇보다도 소극장이기에 배우들이 캐릭터에 맞는 대사 톤과 딕션과 언어의 뉘앙스를 살리는 인토네이션이 조금 더 분명하고 맛깔스럽게 전달되어야 때론 긴장하고 숨죽이고, 함께 울고 웃으며 변화무상한 감정의 기복에 동화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는 가창에서도 드라마틱한 정서가 아닌 음악적인 베이스안에서 캐릭터나 연기적인 상태의 정서를 입힌 것은 물론이고 가사의 뉘앙스를 제대로 살리는 방법들이 선행되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이는 연습기간이 충분치 않았거나, 또는 접근방식의 정확한 제시와 상호간의 융화가 필요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초연 때도 그랬듯이 출연 배우들이 하나같이 차세대 한국 뮤지컬을 이끌어갈 중추적인 인물이라고 할 정도의 개개인의 역량이 검증되어가는 배우들이었기에 기대치가 높아서인지 모르겠지만 어미부분이나 가사의 전달 뿐 아니라 대사 톤과 스피드 등 과 심지어 대사나 가사를 흘리거나 놓치고 가는 부분들이 많이 있어 내용과 정서가 관객에게 즉각적으로 전달하는데 조금은 어려움이 있지 않았나 하고 생각했다.

더군다나 소재자체가 우리에게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미국의 역사와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전달에 좀 더 설득력 있는 기술이 있어야 관객이 쉽게 따라가게 되며 더불어 손드하임의 음악적인 이야기와 정서에 동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 더 보완되어 손드하임의 뮤지컬 ‘어쌔신’이 맛깔스럽게 발전된 모습을 보고 싶다.

다소 황당하고 어이없는 발상의 미국 대통령에 대한 저격이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에서 누릴 수 있는 자유를 누리기 위한 수단의 한 방편이었다. 그들은 총구를 겨누고 이후 주목받게 된다.

뮤지컬 ‘어쌔신’은 2009년 11월 8일까지 신촌의 더 스테이지에서 공연된다.

글_유희성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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