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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 Art ]무용, 장기공연이 필요하다

 

90년대 후반, 한국에서는 ‘발레 붐’이 일었던 시기가 있었다. 외모지상주의가 팽배해지기 이전 대중들이 부쩍 체형과 외모에 관심이 많아지기 시작한 시기였다. 그 때 1998년 국립발레단의 주역 무용수인 김용걸(現 파리오페라 발레단)과 김지영(現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이 프랑스 파리콩쿠르에 출전하여 2인무 부분 1위를 차지하는 소식이 9시 뉴스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그 이후 두 무용수의 활약은 TV를 통해 국민들에게 비춰졌고, 한국인에 비해 유달리 서구적 체형을 가지고 있던 김지영의 모습은 딸을 가진 어머니들에게 ‘발레를 하면 예쁜 체형을 만들 수 있다’라는 인식을 갖게 했다.

그 후 동네 무용학원에는 꼬마 발레리나들이 줄을 섰다. 자세가 구부정한 아이, 안짱다리 아이, 키가 작은 아이들이 손쉽게 체형을 교정하고 예쁜 발레리나가 되기를 꿈꾸었던 것이다. 모처럼 교실에서 벗어나 무용실에서 예쁜 옷을 입고 뛰어놀 수 있었던 아이들의 웃음은 무용실을 가득 메우곤 했다.

어언 10년이 지났다. 당시엔 소수였던 무용학원들이 이제는 동네마다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많아졌고, 그 많은 학원들에는 아직도 예쁜 체형을 꿈꾸며 즐겁게 발레를 배우고 있는 어린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엔 체형개선 프로그램이 더욱 다양해졌지만 아름다움을 꿈꾸는 여아들에게는 아직까지도 ‘발레 붐’이 유효한 듯 보인다.

10년 전 즐겁게 발레를 배웠던 아이들은 이제 성인이 되어 2030의 주축을 이룰 나이가 됐다. 그런데 무용 공연장에서 전공자들을 제외한 일반인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10년 전부터 발레를 배웠던 그 수많은 아이들이 모두 무용을 전공하지는 않았을 텐데 그들은 도대체 모두 어디로 간 걸까?

무용관객 육성방안이 공공연하게 화두에 오르곤 했지만 아직도 일반관객들이 육성됐다고 말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외국의 경우 어릴 때부터 쉽게 무용을 접할 수 있고 무대에서 직접 춤을 출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많은 학원에서 연말이나 연초에 학원 발표회를 개최함으로써 어린이들이 무대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무용교육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관객들이 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주장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물론 반드시 정책적으로 무용교육 지원이 이루어져야 함은 당연하다).

무용이 관객에게 어렵게 다가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자. 무용을 몰라 어려운 것이 아니란 말이다. 어린이 무용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놀이형식으로 쉽고 재밌게 접근한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이 공연계에서는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무용이 100석 남짓의 소극장에서 장기공연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호흡 하나하나 관객과 공유할 수 있는 소극장의 장점이야말로 무용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물론 다른 문제점도 많을 터이고 다양한 해결방안이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고급예술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관객들에게 객석에서 무대를 올려다봐야 하는 공간 보다는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허물어진 곳에서 무용수와 눈을 마주칠 수 있는 친근함을 느낄 수 있게 하자. 또 연기가 끝난 후 공연장을 벗어나 관객들과 작품에 대한 대화를 나눠보는 것도 좋다. 서로의 생각을 교류하며 장기공연을 통해 작품을 완성해 나간다면, 무용은 비로소 진정한 대중예술의 가치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뉴스테이지 김유리 기자 yuri40021@hanmail.net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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