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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36] 뮤지컬 ‘웃는남자’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18.07.23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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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웃는남자’는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뮤지컬 ‘레미제라블’과 ‘노트르담의 꼽추’ 외에도 수많은 저술활동을 했고 시대를 초월해 깊은 울림의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2012년 탄생 200주년을 계기로 또다시 빅토르 위고의 주옥같은 작품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그의 작품 ‘웃는남자’는 1908년 프랑스에서 흑백 무성영화로 처음 영화화된 후 1921년 오스트리아에서 영화화했으며 미국에서 연극으로 만들어졌다. 1928년 미국 할리우드의 유니버셜 픽쳐스에서 제작한 흑백영화에 음악과 음향을 입혀 유성영화로의 비약적인 발전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동안 세계 각국에서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많은 작품이 개발되고 공연되었으나 다국적 스태프들이 참여한 EMK 뮤지컬 컴퍼니의 뮤지컬 ‘웃는남자’의 개막과 함께 세계 공연시장에서 다시 한번 주목받는 계기가 되었다.

EMK 뮤지컬 컴퍼니는 2016년 뮤지컬 ‘마타하리’에 이어 2년 만에 창작 뮤지컬로 개막했다. 이는 다국적 스태프들이 5년 동안 준비하여 완성시킨 EMK 뮤지컬 컴퍼니의 두 번째 대형 창작 뮤지컬로 총제작비 175억 원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뮤지컬계 대형 블록버스터인 셈이며 예술의 전당 개관 30주년 기념 대작임은 물론 2018년 7월 오페라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EMK의 뮤지컬 ‘레베카’와 ‘엘리자벳’ 등을 연출했던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과 ‘지킬앤 하이드’, ‘더 라스트 키스’, ‘마타하리’ 등을 작곡해 한국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작곡자 프랭크 와일드혼, 작사가 잭 머피, 한국의 무대 디자이너 오필영, 영상디자이너 송승규 등 작품을 위해 다국적 최고의 스태프들이 참여했다. EMK 엄홍현 대표의 뚝심으로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선보인 만큼 개막과 함께 바로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2019년 4월 1,300석 규모의 도쿄 닛세이 극장에서 첫 해외 라이센스를 체결했으며 지금도 세계 각국에서 라이센스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공연장에는 해외 공연 관계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여러모로 결코 쉽지 않았을 프로덕션이지만 그동안 오랫동안 준비하고 활발한 작품 제작의 축적된 경험의 내공이 있는, EMK만의 탁월한 제작 시스템으로 인해 가능해진 지점인 거 같다. 작품은 원작 내용의 서사를 뮤지컬적으로 재구성했으며 캐릭터를 부각하는 음악적 구조로 전체 작품의 구성을 재조망 했다. 작곡자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선율과 긴 호흡으로 폭발적인 가창을 필요하는 멋진 아리아와 코러스를 통한 에너지의 음악적 분배는 탁월했다.

또한, 무엇보다 압도적인 무대 디자인과 영상 및 조명, 의상과의 합을 통해 빚어낸 세련된 무대 미쟝센. 부자와 가난한 자의 차별성과 텍스처의 질감, 시각적인 대비를 통해 확연한 변화를 구축하고 작품을 구조적으로 완성하는데 특별한 공을 들였다. 극장 입장과 함께 마주친 메인 커튼에는 무대와 영상을 통한 구체화한 문자의 이미지는 이 작품의 전체 메시지를 향기처럼 은은하게 잘 표현해냈다. 커튼에는 ‘웃는남자’ 타이틀과 함께 ‘부자들의 낙원은 가난한 자들의 지옥으로 세워진 것이다’라는 메인 카피가 스멀스멀 연기처럼 솟아 번지다가 벽돌처럼 문장을 구축해 내더니 어느새 잔영처럼 의식에서 사라진듯하다가 다시 생성된다.

무대 디자이너 오필영의 무대는 작품 전체와 부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프레임과 구조 안에서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분할한다. 이에 볼거리와 더불어 상상을 자극하는 그 이상의 표현과 제시를 통해 작품을 유려하게 풀어나갔다. 돌고 돌아 반복되는 듯한 커다란 서클과도 같은, 갇힌 동굴 같은 인습의 구조 안에서, 반복되고 되풀이되는 부자와 가난한 자들의 제도적인 연결 끈이 엉키고 더러 섞이는 모순된 사회 구조적 프레임 속에서 그렇게 공생해나가는 비합리적 이미지를 언뜻언뜻 목격하게 된다. 또한, 주인공 그윈플렌의 찢어진 입 모양의 입꼬리 내면의 입천장과 목구멍 같은 커다란 동공 속에서 이빨과 같은 유닛들의 변화와 활용은 입안구조의 형태를 모티브로 작품에 따른 상황적 구조로 끌어낸 것 같아 흥미로웠다.

그 구조에 적절한 영상의 조화로 인해 장면 장면이 한편의 명화 속 이미지를 구체화한 듯해 고급스러운 환상적 이미지를 구축했다. 배우들의 열연 또한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이다. 그윈플렌 역의 배우 수호는 태생적 한계로 얼굴을 가리고 다니지만, 가끔은 방황하고 호기심 많은 청년의 상징적 초상과 순수로의 회귀 사이를 진솔한 열정과 꾸밈없는 가창으로 캐릭터를 완벽하게 구현해 냈다. 상대역인 데아 역의 배우 이수빈은 청아한 목소리의 안정적인 가창력과 순수의 여신인 것 같은 자태로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수 있는 역할로 빙의한 듯 구현해냈다. 떠돌이 약장사 우르수스 역의 배우 양준모의 중후하고 안정적인 가창력과 존재감은 무대를 가득 채우고도 남았고, 앤여왕 역의 배우 이소유와 데이빗 더리모어경 역의 강태을의 열연은 작품 안에서 역할로서 꼭 필요한 그만큼을 채워주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배우는 조시아나 공작부인 역의 배우 신영숙이다. 그는 폭풍 같은 가창력은 물론 상대역을 배려하는 여유, 순간마다 변화무쌍한 연기 변신은 카멜레온같이 한 넘버 안에서도 몇 번이나 변신했다. 이미 많은 작품에서 그 존재감을 확인시켜 주었으나 이번 작품에서는 그야말로 무대를 쥐락펴락하며 배우로서 할 수 있는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다.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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