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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스프레이’, 뚱뚱해도, 못 생겨도 난 소중하니까!

 

뮤지컬 ‘헤어스프레이’는 인종차별과 외모지상주의가 팽배했던 1960년대 미국 볼티모어를 배경으로 한 뚱뚱한 소녀의 파란만장한 꿈과 사랑 쟁취기를 그린 아주 유쾌한 코미디 뮤지컬이다.

여기 이곳에 꿈과 희망의 환상적인 동화 한 편이 있다. 마음착한 주인공과 그녀를 괴롭히는 악당, 그리고 백마 탄 왕자님까지 존재하는 완벽한 시나리오의 동화 말이다. 그 동화 속 착한 주인공은 바로 ‘나’라는 상상, 누구나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여기 이 뮤지컬 ‘헤어스프레이’의 동화 속에서는 ‘나’를 대신해 ‘트레이시’가 있다. 못생긴데다 뚱뚱하고 가진 것도 없는 소심한 ‘나’처럼 그녀도 그렇다.
하지만 여기 ‘트레이시’에게 앞서 말한 ‘나’와 같은 신데렐라 콤플렉스는 없다. 그녀는 한 술 더 뜬다. 스스로 고난을 이겨내고, 그녀를 괴롭히던 악당(?)까지도 사랑으로 감싸며, 우유부단한 성격의 왕자님까지 구원해 버리는 ‘아주 아주 친절한 트레이시’다. 그래서 동화 속 ‘나’와 그녀는 아주 다르다.

‘트레이시’가 지닌, 끝없는 용서, 이해, 사랑은 그녀의 부모에게서 온 것이었다. 서로를 무척이나 아끼는 엄마, 아빠의 넘치는 사랑을 트레이시가 그대로 물려받았다. 그러고 보니 외모 콤플렉스가 있다던 ‘트레이시’는 작품 어디에도 그것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더 당당하다. 뚱뚱해도, 못생겨도, 열등반에 들어갔어도 당당하기만 하다.
물론 그 당당함이 때로는 무모함이 되기도 한다. TV 방송 도중 모든 날이 ‘흑인의 날’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모녀의 날’에 쇼의 인종차별 폐지 시위를 주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그 무모함의 결과까지도 스스로 책임진다. 역시 우리의 주인공답다.

눈에 비치는 것은 화려하고 귀에 들리는 것은 조화롭다. 배우들의 뛰어난 기량으로 무대가 꽉 차 있다. 물론 한국 배우들이 외국인(흑인과 백인)을 표현하는 것에 동떨어진 감이 없지는 않지만 그 과장된 표현에 그들의 노력이 엿보인다. 그래서 더욱 사랑스런 캐릭터로 보인다.  

이 작품에서 가장 의미를 두고 있는 장면은 뚱뚱한 ‘트레이시’와 흑인인 ‘씨위드’의 첫 만남이다. 이들은 세상에게 외면 받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분모가 있지만, 그것보다 더 큰 공통분모는 서로를 받아들이는 넓은 마음, 그것이다. 그들은 스스럼없이 친구가 된다. 그리고 자신들의 충만한 사랑을 모두와 함께 나눈다. 여기서 느껴진 이 작품의 의미는 화합이다.
또한 주인공 이외에 이 작품의 주요인물로 ‘모터마우스’를 들 수 있다. 무게감이 느껴지는 그녀의 삶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는 이 작품에 깊이를 실어준다. 인생의 중간까지 살아온 그녀가 관객들을 모두 품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극의 중 후반, 사건의 원인과 해결에서 조금 설득력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괜찮다. 이 작품이 ‘착하게 살면 복이 와요’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유쾌함’이 있다. 그 춤과 노래, 음악, 웃음, 친구, 꿈, 가족이 이 작품에 모두 다 존재한다. 우리는 지금 그것을 모두 통틀어 ‘사랑’이라 부르고 있다. 관객들에게 유효기간이 긴 ‘기분 좋은 웃음’을 얹어 준다는 느낌이다.

누군가가 이 동화 같은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하겠다고 말한다면 여기 이 사랑 충만한 트레이시가 다가와 넓은 품으로 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말을 할 것이다. “그래도 괜찮아, 우린 모두 소중하니까!”라고 말이다. 뮤지컬 ‘헤어스프레이’ 속 이 엉뚱한 소녀, 그녀는 확실히 동화 속 주인공이 맞다.

관람일_11월28일 충무아트홀
제작_신시뮤지컬컴퍼니
cast_김명국, 고명석, 왕브리타 등


공정임 kong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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