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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어화' 새로운 퓨전사극 뮤지컬

 

요즘 사극이 어디서나 인기다. 뮤지컬에서도 정통사극인 명성황후부터 시작하여 몇 편의 사극이 꾸준히 무대에 올려졌다. ‘해어화’는 현대적인 색채가 가미된 퓨전사극이다. 말을 알아듣는 꽃이라는 뜻을 가진 ‘해어화’는 당 현종이 그의 애첩 양귀비를 지칭하는 말에서 유래가 되었으며 글과 그림에 능한 일패기생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 복잡하게 엉킨 스토리 구조
‘해어화’라는 제목을 보고 기녀들의 어떤 이야기를 풀어 놓을지를 기대했다면 얼른 접어야할 듯하다. 이 뮤지컬은 단순히 소연과 달래와 산하의 엇갈린 사랑이야기일 뿐이다. 거기에 그들의 직업이 단지 기생이다. 극의 중간에 일패기생이 되기 위해 수련을 하는 장면과 일패기생의 법칙을 어겨 삼패기생으로 살아가는 기녀의 이야기도 양념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모 드라마에서도 나왔던 것처럼 어떤 과정을 거쳐 기녀가 되는지, 어떤 여자들이 기녀가 되기를 원했는지, 그 시대에서 기녀들은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위치였는지. 기녀들에 관해 풀어놓을 이야기들이 많을 텐데, 그 부분이 조금 아쉬움으로 남는다. 소연과 산하의 아버지의 정치적인 관계, 사비향이 어쩌다가 일패기생의 규칙을 어겨서 삼패기생이 되었는지, 예기원의 효재와 사비향의 갈등 등 뮤지컬 안에서 제시한 내용들이 너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야기들을 제대로 풀어놓지 않아서 극의 초반부터 몰입과 이해가 힘든 부분이 있었다. ‘해어화’에서 스치듯 지나간 여러 가지 내용을 제대로 다루기에는 시간이 많이 부족함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해어화’는 기녀가 늘 화려한 한복을 입고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려 주었다. 의상이 아주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고풍스럽고 우아함을 강조한 의상이 돋보였다. 또한 화려한 회전 무대와 예기원과 사비향의 기방은 화려하고 무대를 더 돋보이게 하는데 손색이 없었다.

- 퓨전음악, 퓨전이라는 틀에 갇히다
기녀의 이야기에 슬픈 바이올린 선율, 처음에는 어색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극이 계속될수록 그 이유는 드러났다. 의상에서 시도한 것처럼 좀 더 현대적인 음악을 생각했던 것이 너무 큰 기대였던 것 같다. 하지만 멜로디는 귀에 익숙하게 느꼈을 만큼 친숙했기에 오히려 극을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을 주었을 수도 있다. 복잡한 이야기, 갈등을 가진 구조에서 귀에 친숙한 멜로디가 나온다면 이는 서로 상반되어 풀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편곡의 색다른 아이디어가 조금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손드하임처럼 지극히 현대적인 스타일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보컬을 비롯하여 현악기와 관악기들을 모두 중간 음역대에 집중시키지 말고 폭넓은 음역을 이용한 편곡을 했더라면 오히려 멜로디가 더 부각이 되었을 것 같다. 퓨전사극에서의 좀 더 풍성하고 새로운 라인의 편곡을 기대해 본다.

-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자
우리는 퓨전사극이라는 새로운 뮤지컬을 만났다. 무대세트, 의상 등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였다. 아무리 한국적인 것을 세계적인 것으로 가져가자는 슬로건을 내걸더라도 현대에 맞는 작업이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한 작업을 생각했을 때, ‘해어화’는 아주 적절했고 세계로 가는 뮤지컬이 될 뼈대는 마련했다고 본다. 이제 시작이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조금 아쉬웠던 부분을 수정하는 작업을 거친다면 관객에게 사랑받는 뮤지컬로 거듭나리라 기대한다.

백수진 psj12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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