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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리 리뷰]외로운 자들의 설레이는 상상 - ‘두근두근’

 

- 심장이 뛰다
대학로 샘터 파랑새 극장에서 뜨겁게 펼쳐지고 있는 뮤지컬 ‘두근두근’은 최근 장르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는 실험적 작품 중 하나다. 의성어, 의태어가 대사의 주를 이루고 ‘맨입’으로 모든 음향과 반주를 담당한다. 또한 좁은 무대는 시간의 변화까지 포함하여 여러 장면을 연출한다. 게다가 배우들은 연기며 노래며 춤추고 무대세트까지 옮기는 등 소위 북치고 장구치며 혼자서도 많은 것을 소화해내는 뮤지컬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관객의 심장은 뛴다. ‘두근두근...콩닥콩닥...’

- 만화 같은 상상이 현실이 되다
이런 기억이 있다. 우연히 손에서 미끄러져 깨져버린 접시 앞에서 서럽게 울었던 기억, 꾸역꾸역 살아온 삶의 무게에 애꿎은 접시만 탓했던 경험이 있다. 여기엔 지지리 궁상맞은 한 남자가 있다. 양손으로 손장난을 하며 혼자 놀기의 진수를 보여 주지만 자축하는 생일 기념 케이크 초코파이를 실수로 밟아버리고는 이내 참았던 심정을 쏟아낸다. 외롭다고. 그는 사실 한 움큼 빠져버린 머리카락만한 외로움을 가지고 있는 남자였다. 그런 그가 눈 앞에서 헤어짐을 당한 처량한 여인에게서 설레임을 느낀다. 외로움에 사무치는 한 남자의 환타지를 눈 앞에서 펼쳐 보여주는 이 뮤지컬은 ‘카툰 뮤지컬’이라는 개념을 시각적으로 충분하게 현실화 시킨다.

- 말은 필요 없다
뮤지컬 ‘두근두근’은 사실 노래 몇 곡 외에는 딱히 말이 없다. 아니, 말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없다. ‘뻘쭘’, ‘쌩~’, ‘설레설레’ 등 온갖 의성어, 의태어가 난무하는 이 작품은 새롭다기 보다는 오히려 정확하게 인간의 감성을 꿰뚫어 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사랑을 느끼는 데 있어 별 말이 필요 없지 않는가?! 가슴이 설레인다는 것 만큼 더 큰 감정 표현은 없을 것이다. 그 어렵다는 사랑을 ‘두근두근’ 한 단어로 정의한 그들의 현명함이 더욱 신선하게 느껴진다.

- 눈과 눈으로 호흡하는 무대
‘두근두근’을 보는 관객들은 시종일과 박수를 치며 웃음을 터트린다. 억지 웃음이 아닌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평범한 에피소드가 강력한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소극장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기도 하다. 사실 그들은 몇 평 되지 않는 무대에서 이야기를 펼친다. 저 조그만 무대에서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그 위에서 너무도 많은 일들이 터진다. 때문에 관객들은 1m도 안 되는 거리 앞에서 펼쳐지는 일상적인 주인공의 이야기에 동일감을 느끼게 된다. 마치 한발 한발 TV 앞으로 다가가다가 어느 순간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 주인공이 되어 만화 같은 환타지의 세계를 겪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듯 뮤지컬 ‘두근두근’은 관객과 눈을 맞추며 통일된 호흡체계를 구사한다. 이 신선하고 강력한 중독감은 앞으로 더욱 관객들을 행복하게 할 것이라 믿는다.

- 사랑하는 자들아, 모두 행동하라!
이 작품은 젊고 생기 발랄하며 유머가 넘친다. 보는 내내 햇사과 같은 따뜻한 미소를 짓게하는 서글서글한 뮤지컬이다. 하지만 의미론적으로 예술적 가치가 유쾌함에 가려지는 아쉬움이 있다. 앞으로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지만 개그 프로그램과 차별화 된 무언가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모든 관객들을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사랑할 수 있게끔 말이다.


yuri40021@hanmail.net


※ 비엠뉴스가(Bmnews)가 뉴스테이지(Newstage)로 2007년 7월 23일 개편되었습니다. 본 기사는 비엠뉴스(Bmnews)의 2007년 6월 11일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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