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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임리뷰] 뮤지컬<달콤한안녕>

 

2007년 5월 4일 알과핵소극장
연출 권호성
출연 김태한 김지우 등


뮤지컬 <달콤한 안녕>은 삶의 바닥까지 스며드는 잔잔한 수채화 같다. 어떻게 이별이 달콤할 수 있을까? 처음에는 머뭇거리다가 차차 번져오는 달콤한 이별의 이유, 결국 관객들은 그들이 쏟아내는 사랑과 이별노래에 자신들의 상처를 의지한다. 이 극은 처음부터 끝까지 별로 특별하지 않은, 상투성 짙은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사실 사랑과 이별은 제3자에게는 그다지 특별하지 않다. 하지만 이 말을 뒤집어 보면 이 세상에 특별하지 않은 사랑은 없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이 동전의 양면성 같은 사랑의 평범함과 특별함. 여기에다 이별의 색다른 해석과 결론을 부여하여 이 작품은 일반적인 평범함으로부터 벗어나 있다.

-이별을 도와드립니다.
여기 남자친구와 이별을 하고 싶은 여자들이 있다. 그녀들의 이별의 이유는 남자친구의 불안정한 삶과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가려는 유학, 그것이다. ‘연애고수’라는 ‘지나’의 도움이 있지만 그들의 이별은 늘 실패로 끝난다. ‘결혼’을 일종의 도피로 생각하는 ‘신희’와 남자친구에게 다른 여자를 소개시켜주는 ‘강미’, 이들은 모두 평생을 두고 후회할 ‘짓’을 할 뻔 한다. 사실 여기 그녀들의 ‘이별하려고 노력하다’라는 말은 앞뒤가 안 맞다. 이별이라는 것은 ‘노력’하는 것이 아니다. 진심으로 이별을 원한다면 ‘연애고수’가 제안하는 그런 유치한 방법들은 필요가 없다. 떠난 마음이라면 이미 이별하고도 남았을 것을... 그녀들은 이별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사실은 자신의 오랜 사랑에 대한 정확한 답을 얻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이 작품은 내내 그런 그녀들의 여일한 마음을 항상 곁에 두고 있다.
그리고 또 한 커플이 있다. ‘연애고수’라 불리는 ‘지나’와 그녀를 사랑하는 ‘승빈’. 이 둘의 이별에 대한 생각은 서로 등을 맞대고 있다. 매번 이별을 이겨내는 ‘승빈’과 강한 듯 보이지만 지난 사랑과 아직도 이별을 못한 ‘지나’(그녀야말로 이별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둘은 만날 수 없게만 보인다. 하지만 맞댄 등을 조금만 돌리면 같은 곳을 바라보게 되듯, 어느덧 그들도 ‘이별’, 아니 ‘사랑’에 대한 해석이 같아진다.

-무대 속 또 다른 작품, 영상과 조명과 무대
이 작품의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영상의 적절한 사용이다. 일반적으로 무대위의 영상은 마치 어떠한 권능을 부여 받은 듯 많은 오류를 범하곤 한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런 잘못으로부터 자유롭다. 고전적이면서 모던한 느낌의 영상에 관객들은 매료되었다. 마치 색감이 좋은 애니메이션을 보듯 무겁지 않은 스토리와 적절한 조화를 이룬다. 특히 마지막 장면, 일상과도 같은 그들의 사랑을 잔잔한 흑백영상으로 다시 탄생시킨 것이 매우 인상 깊다.
또한, 간명한 조명의 사용은 소극장 특유의 매력으로 극 전체를 폭 감싸 안는다. 특히 푸른색의 조명은 연인에게서 이별을 통보 받은 ‘진수’와 ‘태호’의 마음을 두 배쯤 키워 무대 위에 내보인다. 조명으로 인해 그들의 변함없는 사랑이 더 빛을 발한다. 또한 파스텔 톤 깜찍한 부채꼴모양의 셋트는 무대 양쪽에 놓여져 따뜻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이 셋트는 둥글게 움직이면서 극의 중간 중간 다양한 연출로 쓰이며 특히, 계단 위에서의 깜짝 무대는 같은 공간에서 다른 느낌을 주려는 연출가(권호성)의 의도가 돋보인다.

-달콤한 반어법 ‘사랑해, 그러니까 헤어져’
사랑하는 동안 이별을 생각하지 않는 커플은 없다. 그 ‘사랑함’이 달콤함이라고 한다면 ‘안녕’이라는 말도 달콤한 것이 아닐까. 이 작품이 제시하는 이별의 이유도 사실은 상대방을 지극히 ‘사랑함’에서 오는 지나친 잡념이 날카로워졌기 때문이다. 또한 이 작품은 ‘사랑을 이루다’와 ‘꿈을 이루다’를 동일시하고 있다. 그(녀)가 없으면 꿈도 없다고 말한다. 이렇듯 행복한 이별을 보고 싶다는 그들의 노래는, 사실 이별하지 않을 사랑을 하라는 말과 같다. 극의 마지막, 결국 그들은 이별이란 것을 했지만 그것으로 인해 또다시 사랑이 시작되었다. 이별로 인해 상대를 다시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관객들은 이제 이별의 달콤한 이유를 알았다. 이제, 이별이라는 말과 ‘안녕’해 보자. 극 중 ‘신희’의 요구르팅 아이스크림처럼 입속, 몸속까지 전하는 시원함과 달콤함으로 말이다.

공정임 / kong24@hanmail.net


※ 비엠뉴스가(Bmnews)가 뉴스테이지(Newstage)로 2007년 7월 23일 개편되었습니다. 본 기사는 비엠뉴스(Bmnews)의 2007년 5월 9일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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