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0.10.23 금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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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5색 강렬한 사랑과 독특한 유머코드의 조합, 뮤지컬 ‘파이브코스러브’배우 박준규의 뮤지컬 연출 첫 도전작

뮤지컬 ‘파이브코스러브’는 제목처럼 5가지의 각기 다른 사랑 이야기가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코스요리를 시식하듯 차례로 펼쳐진다. 하지만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독특한 향신료가 입안을 자극하는 다국적 이색요리들이다. 작품에는 일반적인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 여타의 로맨스코믹극과 다른 독특하고 개성적인 유머 코드가 녹아 있다. 약간은 과장되거나 뻔뻔하게 느껴질 수 있는 각각의 캐릭터들은 제각각의 설정을 가지고 예상치 못한 반전의 이야기를 빠른 속도로 휘몰아간다. 또 뻔한 사랑이야기인가 하고 관극을 하다보면 어느새 기상천외한 전개와 독특한 설정에 웃다가 빨려 들어가게 된다.

5색의 강렬한 사랑, 반전의 연속

이야기는 한 순진한 청년의 설레는 데이트로 시작된다. 청년 매트는 솔직하고 발랄한 데이트 상대 바비의 적극적인 애정 공세에 황홀해 한다. 하지만 바비는 곧 뚜렷한 결혼관을 가지고 데이트를 하는 자신의 속내를 폭풍처럼 토해놓는다. 이때 감초 역할을 하는 레스토랑 직원 딘은 마치 랩과도 같은 빠른 리듬으로 노래해 관객의 흥을 돋운다. 책장이 넘어가고, 두 번째 이야기는 이탈리안 식당을 배경으로 느끼하면서도 정열적인 커플의 사랑을 연출한다. 탱고 음악과 함께 강렬하게 전개되는 그들의 사랑은 역시 순탄치 않다. 어이없는 전개로 반전을 거듭하다 사랑은 비극을 맞이한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세 번째 하임리히와 그레첸, 클라우스의 삼각관계 이야기였다. 독일 펍을 배경으로 독특한 억양을 쓰며 등장하는 하임리히는 그 자체만으로도 가장 개성이 뚜렷하다. 자신의 이름을 말할 때마다 기침이 나오는 설정으로 관객의 소소한 웃음을 노리는가 싶더니 이어 강렬한 표정의 그의 연인 그레첸이 등장하면서 독특한 커플이 완성된다. 다시 여기서 클라우스 장교가 등장해 상황은 점차 복잡해지고, 하임리히가 양성애자라는 설정과 함께 전혀 엉뚱한 결말을 맞으며 관객을 웃게 한다. 

네 번째 이야기는 가장 평범한 삼각관계로 보이지만 마초적 기질을 가진 도적 기에르모가 귀족의 딸이자 에르네스토의 약혼녀인 로살린다를 유혹하는 과정이 다양한 음악과 어우러진다. 이 때 무대 양옆에 자리한 라이브 밴드 연주자들과의 호흡이 다소 평범해 보이는 이야기에 유쾌한 색을 더한다. 마지막 이야기에서는 첫 이야기와 다시 맞물리는 내용으로 사랑에 대한 가장 순수한 만남을 진솔하게 그려낸다. 운명을 믿는 두 남녀가 간절한 기다림 끝에 극적인 사랑으로 맺어지고, 그 과정에서 각각 별개의 이야기라고 여겨졌던 앞선 이야기의 캐릭터들을 다시 등장시켜 하나의 이야기로 묶어낸다.

독특한 유머코드를 납득시키는 1인 5역의 열연

무려 5가지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무대에 서는 배우는 단 세 명뿐이다. 각각의 배우들이 모두 1인 5역을 노련하게 해낸다. 캐릭터들은 모두 설정과 성격이 뚜렷이 달라 마치 다른 사람처럼 파격적으로 변신하는 모습이 관객의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음색과 이미지를 빠르게 바꾸는 배우들의 열연이 각각을 전혀 다른 이야기로 느낄 수 있게 한다. 배경이나 인물의 설정이 우리나라 문화와는 다른 독특하고도 극단적인 면이 있는데, 배우들이 빠른 템포에 이야기를 풀어내며 뻔뻔하고도 능숙한 연기로 납득할 만한 웃음을 만들어낸다. 초반에는 다소 오글거리고 어이없는 유머 코드에 실소하게 되지만, 이에 점차 익숙해지게 만드는 데는 5역의 변신과 많은 양의 대사를 무리 없이 소화해내는 배우들의 열정이 한몫을 한다. 

특히 이하나 배우의 1인 5역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좋은 데 시집가는 것만 목표로 사냥하듯 데이트를 하는 육식녀 캐릭터부터 화려한 일탈을 꿈꾸는 조직 보스의 부인, 남자를 강렬하게 조련하는 여군, 청초한 귀족의 딸과 지고지순한 사랑을 간직한 순수 처녀까지 그야말로 무엇 하나 비슷하지 않은 캐릭터들을 같은 사람인가 싶게 변신하며 소화해냈다. 의상은 물론 연기의 톤까지 색을 제각기 바꾸며 다양한 연기를 선보였고, 송쓰루 뮤지컬답게 유려한 고음으로 가창력을 뽐내기도 했다.

기상천외한 전개에 독특한 유머 코드, 호불호 갈릴 수도

단 세 명의 배우들이 라이브 밴드 연주에 맞춰 1인 5역을 연기하다보니 그야말로 배우들의 변신을 지켜보는 것이 흥미로운 관극 포인트다. 그렇지만 이야기의 전개만 두고 본다면, 100분 사이에 5가지 서로 다른 이야기가 담는 제각기 다른 설정과 기상천외한 전개에 적응하지 못하는 관객도 있을 법하다. 음식에 비유한다면 5가지의 코스요리가 그야말로 독특한 향신료를 아낌없이 뿌린 이색적인 메뉴로 즐비하게 채워졌다고 할까.

잔잔하고 공감 가는 평범한 사랑 이야기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독특한 유머 코드에 따라 웃기가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음식을 즐기려면 혀가 그 맛에 길들여질 때까지 열린 마음으로 도전해야 하는 법. 늘 익숙한 사랑 이야기에 식상해진 관객이라면 뮤지컬 ‘파이브코스러브’의 강렬한 캐릭터들과 독특한 유머코드에 충분히 매력을 느낄 만하다. 여기에 열정적인 배우들의 열연과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경쾌한 넘버들이 더해져 이게 뭐지 싶은 독특한 유머에 어느새 이끌리게 되는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작품은 배우 박준규의 첫 뮤지컬 연출작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박준규를 포함해 박상면, 김민수, 임강성, 김남호, 박종찬, 김영환, 이하나, 문슬아 등이 출연한다. 1인 5역의 다채로운 연기를 볼 수 있는 뮤지컬 ‘파이브코스러브’는 2017년 2월 12일까지 KT&G상상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사진 출처_투헤븐엔터테인먼트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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