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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92] 연극 '겨울이야기'
  • 유희성 칼럼니스트
  • 승인 2016.01.29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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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은 셰익스피어가 서거한 지 올해로 400주년이 되는 해다. 분명 그를 추모하고 그의 작품을 재해석하는 셰익스피어 서거 기념축제는 세계 곳곳에서 일어날 것이다. 국내에서도 여러 장르에서 많은 공연과 학회가 계획되어있다. 국립극단은 헝가리의 ‘로버트 알폰디’에게 연출을 맡겨 새해 신작인 연극 ‘겨울이야기’로 셰익스피어 축제를 시작한다.

연극 ‘겨울이야기’는 셰익스피어의 후반기 작품이다. 의심과 질투로 인해 처자식을 다 잃게 되는 ‘레온테스’ 왕이 진정한 참회를 통해 아내와 딸과 재회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작품은 사랑과 애증, 증오와 구원의 명제가 버무려진 연말 선물같은 해피엔딩의 걸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바리대기’로 인해 버려진 아이가 결국 아버지와 세상을 구원하게 되는 이야기가 있어 익숙한 소재다. 근원도 없는 의심과 질투로 파멸하게 되는 셰익스피어의 대표 작품 ‘오텔로’와는 또 다른 배경과 구성으로 흥미진진하다. 연극 ‘겨울이야기’는 불행해져가는 ‘레온테스’를 통해 결국 진정한 회개와 진정성만이 상식적인 인간성의 회복이라는 결론에 당도한다. 작품은 관객이 원하고 바라는, ‘참 다행이다’라는 기분이 들게 하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작품은 시대를 뛰어넘고 현대성을 초월해 명작 고전의 텍스트를 현재의 일상으로 전환되게 했다. 이것은 간결하고 상징적인 박동우 디자이너의 모던한 무대와 김지연의 심플한 의상이 상징과 이미지가 가득하고 세련되게 고전의 현대성을 확보해 오늘의 시점으로 관극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조명과 더불어 전체적으로 세련된 미장센을 구축해냈다.

더욱이 구조적이며 유기적인 등·퇴장과 마지막 수족관을 깨트려 무대에 쏟아지는 유리와 세찬 물살이 쏟아내던 순간은 모든 인간의 의심과 죄악들을 다 쓸어버리는 경악과도 같은 놀라움을 선사한다. 또한 오늘날 사회적 현상인 ‘소통을 통한 융합’을 해결하기위한 문제의 본질을 떠올리게도 하며 호쾌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해 기분 좋은 탄식을 뱉어내게 한다.

거기에 2016년 국립극단 시즌제 단원들의 고른 기량으로 무장한 에너지로 인해 장면별 캐릭터의 입체감을 표현해 내는데 여느 작품보다 안정적이었으며 각 자 묵직한 존재감으로 작품의 몰입도를 배가시켰으며 나아가 본질적인 연극의 힘을 입증시키고 관객으로하여 뭉클한 감동의 찡한 가슴으로 화답하고 호응하게 하는 단초역을 해냈다.

 셰익스피어 작품에는 종종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제3의 인물이 등장해 관객 친화적인 매개자 역할을 한다. 이 작품에서도 전반부와 후반부 사이에 16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데 그를  ‘시간’이라는 매개자를 통해 가볍게 뛰어넘는다. 또한 사랑스런 날개 달린 천사 소년이 ‘시간’을 맡아 관객들을 연극 속에 기분 좋게 스며들게 한다.

‘소년’과 ‘시간’ 역을 함께한 배우 배강유 어린이의 또렷하고 똘망한 대사와 모습, 그리고 극중 역할에 몰입한 천연덕스런 연기는 신선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극장 안을 상큼하고 기분 좋은 울림으로 가득 채웠다.

겨울이면 다시 보고 싶은 명작이다.

2016년 1월 10일 ~ 1월 24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사진출처_​국립극단 제공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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