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1.2.24 수 18:03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리뷰
[칼럼] 비보잉, 극장으로, 세계로- 패기넘친 실험성으로 승부해야

 

한국 비보잉공연의 에딘버러프린지 페스티벌 선전에 부쳐-

-세계로 진출한 비보잉 죄수들, <피크닉>
우리의 비보잉 공연 <피크닉>이 해외에서 호평받고 있다. 올 해 초연되어 봄, 여름 두 계절 동안 국내에도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는 <피크닉>(세븐센스 제작)은 <브레이크 아웃>(2~25일 어셈블리홀)으로 이름을 개명하고 현재 세계인들의 공연문화축제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축제 행사장 중 가장 큰 공연장인 어셈블리 공연장을 배정받았다. 그리고 에딘버러에 진출한 한국공연 중 4일 만에 처음으로 매진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는 것.

댄스 뮤지컬 <피크닉>은 넌버벌 퍼포먼스 ‘점프’공연으로 국내외에서 대단한 성공을 거둔 기획사 세븐센스의 차기작이다. ‘점프’는 지난 2005년과 2006년 어셈블리 홀에서 매진 사례를 기록하고, 에딘버러에서의 성공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작품은 이러한 노하우를 발판으로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바 있다. 점프의 차기작인 <피크닉>이었던 점프와 휴먼코미디로 인정받은 바 있는 세븐센스 만의 독특한 Comedy로 객석에선 시시각각 예측불허의 웃음을 유발해내는데 성공한 대중의 입맛에 맞는 작품이다. 또한 이 작품은 최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한국의 비보잉의 세계 무대화에 성공한 작품이다. 새로운 이러한 피크닉의 순항은 '한국적'인 공연문화 상품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기대감을 자아낸다.


비보잉 죄수들의 왁자지껄 탈출기, 공연 <피크닉>은 뮤지컬도 아니고 마임도 아니다. 그렇다고 단순한 연극이나 춤 공연인 것은 더욱 아니다. ‘댄스 뮤지컬’이라고 한다. Extreme Dance Comedy 피크닉. '익스트림'이라곤 하지만 무용극 혹은 마임극, 무언극이라 해야 할만큼 과묵하다.‘비보잉 댄스코미디 피크닉’에서 배우들의 대사는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 정도.  그런데다 자유가 박탈된 장기 수감자들이 탈주여행을 다니다가 끝내는 체포된다는 비극적 네러티브가 극의 중심서사로 전개된다.
댄스 뮤지컬 <피크닉>은 상황설명을 위해 삽입된 몇몇 의성어 의태어 외엔 터질 듯한 속도와 리듬을 탄 비보잉으로 채워져있다. 말이 없는 까닭에 극이 코믹함을 조성하는 상황에만 집중되어 에피소드와 에피소드가 연결되는 부분에서의 유기적 흐름은 매끄럽지 못하고 엉성한 편이다. 깊이 있는 대사를 통해 음미할 수 있는 사유의 맛도 떨어진다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 <피크닉>은 활기차고 유쾌하며 에너지가 넘친다. 무엇보다도 관객 흡입력과 호응도는 폭발적이다.

발상의 역전을 꾀한 것이다. <피크닉>은 말을 아끼는 대신 역동적이고 날 것 그대로의 비보잉 움직임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로써 비보잉만의 신선한 매력이 한층 부각되었고 묵언 속에서 표현되는 과장된 몸짓은 유쾌한 코믹성을 상징적으로 극대화하는데도 긍정적이었다. 배우들이 입을 열어 재치 넘치는 대사를 치게되면 속이 시원하고 화끈할 것 같은 선입견을 깨버리는, 대를 위한 소의 포기로써의 간결화의 성공적 사례라 하겠다.
관극하면 공연의 제목 ‘소풍’은 단순하게 연상되는 여행과 정화, 휴식의 이미지보다는 해방과 자유, 정리와 안녕, 백일몽이라는 의미에 더 접근해 있는 개념임을 알 수 있다. 마법의 책으로 열정에 빠지는 사람들, 탈주한 죄수들로 형상화된 자유와 해방, 모험이라는 상징 자체가 축제와 소풍의 아우라를 품고 있다는 데 의미를 지닌다. 죄인과 신세대 젊은이들이 비보잉을 즐긴다는 설정 또한 세대 간의 단절과 계승, 열린 마음과 자유의 분위기를 전해주어 극이 넌버벌 코믹극으로 승부를 하게끔 한다. 이러한 유쾌한 분위기에서 리듬을 타며 함께 즐긴다는 것, 그것이 본 공연 ‘피크닉’이 지닌 최고의 미덕인 것이다. 비보이 댄스 자체가 지닌 흥겨움에 더해 관습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동작들로 관객은 지금까지의 무대관극 체험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짜릿하게 분출하는 에너지와 신명을 전해받는다.



- 한국 비보이들 세계무대 진출의 신호탄

이제 한국 비보이들의 활약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 속에서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떠올랐다. 뒷골목에서 자라난 비보이 문화가 클럽공연이나 거리공연이 아닌 정식 오버그라운드 극무대로 진출하게 된 것이다. 피크닉 뿐이 아니라 비슷한 시기 과격한 비보잉에 전통발레를 접목시킨 ‘발레리나가 사랑한 비보이’도 신선한 실험으로 이목을 끈 바 있었고, 지금도 에딘버러 한국 참가작으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창조적 감각과 도전정신을 지닌 연출진들의 실험들로 우리 공연계는 새로운 장르들이 창조되고 있다. 이는 결국 세계유수 공연들의 대향연 에딘버러 페스티발에 한국대표공연의 하나로 소개되어 호평받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처럼 우리 비보잉의 세계진출 가능성을 타진한 이번 에딘버러에서의 성공으로 <피크닉>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써 신호탄을 끊었다. 이러한 의미에서라도 현재의 부족한 서사연출과 캐릭터의 심리연출에 섬세함을 더하고, 사유를 전달하는 방식에서도 더 현명한 접근들을 연구,모색해가야 할 것이다. 또한 시류에 편승하여 비보잉을 소재주의로 접근하여 저항정신을 거세하고 코믹함과 기술적 요소로만 상업화 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비보잉의 상품화에 근본적인 우려를 내비치는 목소리들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비보잉' 소재로 무대작품화할 경우에는 '자유와 반항'이라는 근간의 철학을 훼손하지 않는 조금 더 진지한 접근의 자세를 제고해보아야 할 것이라는 뜻이다.
새로운 장르의 모델을 우리 한국 만의 것으로 제시하고 있는 Extreme Dance Comedy 뮤지컬 <피크닉>. 연일 쏟아지는 수많은 공연 중에서도 유독 이 공연의 오늘과 내일, 그 노선에 그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정순영 holy-lux@hanmail.net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테이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