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덕산채농원 박병호 대표_최태은 기자

양양군은 산채가 유명한 지역이다. 양양군의 대표 관광지인 오색약수터 입구에는 다양한 산채 식당이 모여 있기도 하다. 많은 관광객이 양양군의 산채를 먹기 위해 오색약수터로 향하곤 한다. 양양군에서 생산되는 산채는 고사리, 취나물, 산마늘 등이 있다. 그중 산마늘은 양양군의 대표적인 산채로 자리 잡았다.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양양군에서 산마늘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많은 사람이 양양군과 산마늘은 맞지 않는 조합이라 생각했다. 부덕산채마을 박병호 대표는 사람들의 편견을 깨고 처음으로 산마늘 농사에 성공했다. 어떻게 그는 산마늘을 시작할 수 있었을까. 박병호 대표를 만나보았다.

박병호 대표는 산마늘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다. 그는 “산마늘은 중국에서 최고의 자양강장제라 불린다. 산마늘에는 B군과 엽산 등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박병호 대표는 양양군에서 처음으로 산마늘 농사를 시작해 지금은 제일 많은 양의 산마늘을 재배하고 있다. 

박병호 농가가 처음부터 산마늘 농사를 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조각, 휴게소 업무 등 다양한 직종에서 근무를 했다. 처음 농사를 지었을 때만 해도 몇 번의 거듭되는 실패도 맛보았다. 그는 “농업기술센터에서 5년간 산마늘을 연구했다. 종묘와 씨앗을 주고 5명의 농가에게 키워보라고 했지만 다들 실패했다. 농업기술센터도 자체적으로 연구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산마늘은 양양군에 맞지 않은 작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부덕산채농원 부지깽이_최태은 기자

모두가 아니라고 말할 때 박병호 농가는 어떻게 확신을 할 수 있었을까. 박병호 농가에게 물어봤다. “농촌진흥청은 산마늘이 자라기 위해서는 최소 해발고도 600~700m이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산마늘의 자생지인 울릉도는 해발 200m도 안 되는 곳에서 산마늘이 자란다. 울릉도와 양양군은 바다가 밀집해있다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었기에 양양군에서도 산마늘을 수확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확신만이 성공의 비결이 될 순 없다. 성공을 위해서는 확실한 마음가짐과 그에 따른 노력이 필요하다. 박병호 농가는 산마늘을 성공시키기 위해 1주일 동안 울릉도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그는 “울릉도에 생활하면서 2만 주를 캐왔다. 그 당시는 법적 제재가 없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그때 캐왔던 2만 주가 늘고 늘어 지금은 수십만 주가 됐다”고 말했다. 박병호 대표가 산마늘을 성공한 이후로 많은 농가가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아 산마늘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양양군에서 모두가 인정하는 산마늘의 1인자다.

박병호 대표는 “선구자가 된다는 것은 힘들다. 다른 사람이 하지 않은 일을 모범적으로 보여야 한다는 것은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나로 인해 산마늘의 수확이 늘고, 다른 사람들이 지원을 받는 것을 보면 뿌듯해진다”고 말했다. 박병호 대표는 현재 ‘양양설악산그린푸드산채사업단’에 소속돼 양양군의 산채 발전에도 힘쓰고 있다.

박병호 대표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그는 양양군에서 처음으로 산마늘을 시작한 농가이자, 유일하게 부지깽이를 재배하고 있는 농가다. 선구자에 대한 부담감을 호소하면서도 그는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있기에 양양군의 산채가 앞으로도 더 다채로워질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 그는 앞으로 어떤 도전을 이어나갈지 지켜보고 싶어진다.

이기원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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