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쓰릴 미’ 프레스콜이 8월 14일 오후 3시 유니플렉스 2관에서 열렸다.

프레스콜은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을 시작으로 포토타임, 기자간담회 순으로 이어졌다. 하이라이트 장면은 2장 ‘Nothing like a fire’, 3장 ‘Written contrac’, 4장 ‘Thrill me’, 6장 ‘The plan’, 7장 ‘Way too far’, 10장 ‘Ransom note’가 시연됐다. 이후에는 전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페어별로 포토타임을 진행했다. 포토타임이 끝난 후에는 기자간담회가 마련됐다. 기자간담회에는 박지혜 연출과 신성민, 송원근, 정동화, 에녹, 정욱진, 임병근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뮤지컬 ‘쓰릴 미’는 미국 전역을 충격에 빠트렸던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2007년 한국 초연됐다. 작품은 ‘스타 배우 양성소’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많은 배우들이 거쳐 갔다. 음악은 오직 피아노 한 대로 채워진다. 피아노 선율은 ‘나’와 ‘그’ 사이의 애증과 사랑, 두려움 등의 감정을 표현하는 장치로 활용된다.

부유한 가정에서 잘 자란 ‘나’는 19세에 시카고 법대를 졸업하고, 하버드 로스쿨 입학 예정인 천재다. ‘나’이자 ‘네이슨’ 역은 정동화, 신성민, 정욱진이 맡는다. ‘그’는 아버지의 사랑에 목말라 하지만 타고난 외모와 언변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 19세 청년이다. 그는 니체의 초인론에 빠져 스스로를 초인(뛰어난 인간)으로 여긴다. ‘그’이자 ‘리차드’ 역은 에녹, 송원근, 임병근이 연기한다.

- 작년에 이어 올해도 ‘그’를 연기한다. 소감이 어떤가.

송원근: 작년에 아쉬운 점이 많았다. 올해는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관객들이 어떻게 봐줄지는 모르겠다. 작년과 올해, 달라진 점은 우선 한 살 더 나이가 들었다. 32세와 33세 사이에서 느껴지는 남자의 모습은 확실히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 모습이 관객들에게도 다르게 보일 것 같다.

- 임병근 배우 역시 작년에 이어 올해도 뮤지컬 ‘쓰릴 미’에 참여한다. 이유가 있을까.

임병근: 뮤지컬 ‘쓰릴 미’는 웰메이드 작품이다. 남배우라면 한 번쯤은 해보고 싶어 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그’에 한 번 더 도전한다. 다시 불러줘 감사할 따름이다. 제가 다시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저번 시즌에 보여주지 못한 부분을 이번에 업그레이드 해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 임병근 배우가 생각하는 ‘그’의 매력은 무엇인가.

임병근: 매력이라기보다는 ‘그’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의 차갑고, 따뜻하고, 냉정한 부분들을 표현하려 노력했다. 극 안에서 여러 가지로 표현하려 했는데 어떻게 비칠지는 모르겠다.

- 신성민 배우 역시 작년에 이어 올해 같은 역으로 출연한다. 달라진 점이 있는가.

신성민: 작년과 올해 ‘나’는 비슷한 것 같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작년에는 정신이 전혀 없었다. 눈 한 번 깜빡이면 공연이 끝난 느낌이었다. 그런 점에서 올해는 약간의 여유가 생긴 것 같다. 그렇다고 작품이 편해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뮤지컬 ‘쓰릴 미’는 불편한 작품이다.

- 작년에도 그렇고 올해 연습 중에도 ‘센’ 느낌이 강한 ‘나’라는 평을 많이 받았다. ‘리차드’를 연기하고 싶은 것은 아닌가.

신성민: ‘나’를 연기하게 된 것은 간택됐기 때문이다. ‘그’를 의식한 것은 아니다. 제가 생각한 대로 흘러가다 보니 ‘강하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상황에 맞게 집중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 역할도 재미있을 것 같다. ‘그’는 매력적인 역할이다. ‘그’ 역에 간택해주면 이 한 몸 불사를 각오는 돼 있다. 우선은 ‘나’에 충실할 생각이다.

- 정욱진 배우는 ‘나’로 처음 작품에 출연한다. 소감이 어떤가.

정욱진: 연습 전까지도 부담됐다. 이번 연습기간은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다. 함께한 형들이 나이가 있다 보니 더 많이 배울 수 있었다. 2주 전쯤이 연습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순간이었다. 연출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를 어떻게 하면 사랑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우선 송원근 배우는 잘생기고 귀여운 구석이 있다. 에녹 배우는 얼굴이 하얗다. 임병근 배우는 특유의 아우라와 호흡이 깔려 있다. ‘나’가 ‘그’를 사랑할 수 있는 부분들을 갖고 있다. 그런 부분을 보면서 사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정욱진 배우의 ‘나’만의 매력은 무엇인가.

정욱진: 제가 표현하는 ‘나’의 매력은 일단 어리다는 것이다. 제가 시골 출신이라 다른 배우들보다 자연에 가까운 ‘나’를 연기한다. 순박한 ‘나’가 저 만의 매력이다.

- 뮤지컬 ‘쓰릴 미’가 오랜 시간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성민: 뮤지컬 ‘쓰릴 미’의 매력은 불편함이다. 작품을 불편하게 보는 분들도 있지만 불편함으로 인해 작품의 매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송원근: 신성민 배우가 말한 불편함도 있겠지만,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두 명의 파워게임이 흥미롭다. 그러한 심리전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 같다.

정동화: 뮤지컬 ‘쓰릴 미’는 남자 두 명과 피아니스트가 이끌어 가는 작품이다. 관객들은 작품의 내용을 몰라도 이 부분만 두고 본다면 충분히 흥미를 느낄 수 있다. 물론 스토리도 좋다.

에녹: 이 작품을 하면서 제가 느낀 매력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감각을 굉장히 잘 표현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두 남자의 다른 시각으로 그려낸다. 그것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한다.

임병근: 제가 생각하기에는 세 사람 간의 끈적끈적한 호흡이 매력인 것 같다. 배우 두 명이 무대에서 연기하지만 피아니스트도 함께 호흡하며 작품을 이끌어간다. 이 세 사람의 ‘밀당’이 작품의 진정한 매력이다.

정욱진: 일단 보이는 것처럼 무대에는 특별한 소품이 많지 않다. 무대에 오른 배우들은 발가벗겨진 느낌이다. 작품을 하는 배우 입장에서는 한 단계 성장하기 좋은 작품이다. 관객들도 집중해서 관람한다. 그만큼 밀도 있는 공연이다.

뮤지컬 ‘쓰릴 미’는 8월 8일부터 10월 26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된다.

백초현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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