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올해는 일찍 찾아온 무더위와 더불어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잦았다. 나라 전체가 감당할 수 없는 참혹함에 허우적거리고 있고 그 분노와 침통이 사회 전반에 만연했다. 더불어 공연계도 참담하리만치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문화의 사회적 역할은 침잠해있는 사회적 환경을 환기하거나 쇄신하는 것이다. 문화가 국민의 정서적 변화를 이끌어내고 새로운 활력을 치솟게 하는 기폭제로서 기능을 간과할 수 없다.

올여름 무더위와 함께 시작된 쇼 뮤지컬은 한낮의 소나기처럼 시원하다. 잠시 모든 것을 잊게 도와준다. 바로 ‘프리실라’ 버스를 타고 오스트리아 시드니에서 앨리스 스프링스로 떠나는 로드 뮤지컬 ‘프리실라’다. 작품은 2006년 호주에서 초연돼 웨스트앤드, 브로드웨이를 거쳐 세계에서 12번째로 한국에 상륙했다. 뮤지컬 ‘프리실라’는 ‘드래그 퀸’의 개인적인 전사와 일상을 소개한다. 작품은 화려하기 그지없는 ‘프리실라’ 버스에 동승해 엘리스로 향하는 이들의 여정을 담아낸다.

‘드래그 퀸’ 쇼에 출연하는 ‘버나뎃’은 한 때 잘 나가던 스타였다. 그는 어린 남편을 잃고 힘들어하던 중 동료 ‘틱’의 제안으로 ‘프리실라’ 버스에 동승한다. ‘틱’은 슬럼프에 빠져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중, 별거 중인 아내에게서 ‘쇼’에 출연해 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그는 8살 된 아들과의 해후에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안절부절못한다. ‘틱’은 용기를 내 ‘쇼’에 참석하기로 한다. ‘아담’은 트러블메이커이자 자양강장제 같은 존재다. 그의 롤 모델은 마돈나다. 그는 늘 즉흥적이고 거침없는 행동으로 툭하면 사건을 일으킨다.

뮤지컬 ‘프리실라’는 ‘드래그 퀸’(여장남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작품은 조금 특별한 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의 소소한 일상을 그린다. 이들의 이야기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어느새 정신없이 웃고 울게 한다. 작품은 질펀한 언어의 유희와 각 캐릭터의 에피소드, 화려한 퍼포먼스에 환호하는 사이, 어느새 먹먹하고 훈훈하게 가슴에 스며드는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그들을 이해하고 인정하며 우리는 인물들에게 위로받게 된다.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성으로 그들의 위로에 화답한다.

작품은 7080세대 뿐 아니라 세기를 넘어 사랑받은 마돈나의 ‘like a virgin’, ‘Material Girl’, 티나터너의 ‘Whats love got to do’, 도나섬머의 ‘Hot Stuff’ 글로리아 게이너의 ‘I will survive’ 등 익숙한 팝으로 꾸려진다. 히트 팝의 신나는 향연이다. 배우들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화려한 케이크 드레스, 깃털 드레스 등 500여 벌의 오트쿠튀르 의상을 입고 아슬아슬하게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그들의 출중한 개인기는 탄성을 자아낸다.

뮤지컬 ‘프리실라’는 신나는 춤과 반짝이는 대형 미러볼을 비롯해 볼거리가 다양하다. 무대는 상·하부와 회전무대를 활용해 자연스럽게 변한다. ‘프리실라’ 버스는 수천 개의 LED로 장식해 360도 회전하는 보물섬과 같다. ‘드래그 퀸’은 아찔한 하이힐을 신고도 마치 곡예 하듯 아슬아슬하게 열광적인 춤을 춘다. 이들은 이 세상 어떤 여자보다 예쁘고 섹시한 열연을 펼친다. 관객들은 순식간에 근심·걱정을 다 잊어버리고 덩실덩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작품은 폭풍 같은 웃음을 쏟아내며 박장대소하게 한다.

뮤지컬 ‘프리실라’는 2014년 7월 3일부터 8월 31까지 LG 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유희성 he2s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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