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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별점리뷰] 휘청이는 이야기, 뮤지컬 ‘태양왕’단편적 이야기 구현하는 데 그쳐

프랑스 뮤지컬 ‘태양왕’이 4월 10일 첫 무대에 올랐다. 작품은 프랑스 공연 당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십계’와 함께 프랑스 3대 뮤지컬로 손꼽히며 큰 사랑을 받았다. OST는 뮤지컬 음악으로는 드물게 150만 장을 팔아치우며 ‘더블 플래티넘 디스크’를 수상했다. 올 상반기, 가장 주목받고 있는 대형뮤지컬 ‘태양왕’은 어떤 모습일까.

공허하게 나열된 이야기 ★☆

뮤지컬 ‘태양왕’은 루이 14세를 다룬 것만으로도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루이 14세가 누구던가. 화려한 궁정생활과 여성편력, 절대왕정의 한가운데 ‘인간이 아닌 신’으로서 군림했던 왕이다. 하지만 뮤지컬 ‘태양왕’은 루이 14세의 드라마틱한 삶과 고뇌는 삭제한 채, 단편적인 이야기들만 펼쳐놓는 데 그치고 만다.

작품은 어느 주제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방황한다. 주된 줄거리는 루이 14세와 그가 사랑했던 여인들의 관계다. 루이 14세의 첫사랑인 마리, 그를 유혹했던 몽테스팡 부인, 마지막 사랑이 된 프랑소와즈와의 러브스토리는 금세 피었다 지는 꽃처럼 미약하게 피어오르다 허망하게 져버린다. 고뇌하는 왕의 모습도 드라마 구축의 결핍을 안은 채 얼핏 형체만 비출 뿐이다. 줄기가 없는 이야기는 휘늘어져 퍼져버린다. 동시에 앞에 앉은 관객은 힘없는 줄거리, 설득력이 없는 캐릭터에 지쳐간다.

현란한 볼거리, 그러나…? ★★

뮤지컬 ‘태양왕’에는 볼거리가 많다. 힘찬 군무며, 신기에 가까운 아크로바틱 플라잉 장면은 정확하고 섬세하게 구현된다. 특히, 프랑소와즈와 루이 14세가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은 ‘더블 브레이크 모터 시스템’과 ‘오토메이션 컨트롤러’를 도입해, 아크로바틱으로 그림 같은 한 장면을 연출한다. 의상 역시 화려하다. 절대왕정의 시대를 표현하는 360여 벌의 의상은 풍성하고 다채롭다.

아쉬운 것은 무대와 영상이다. 무대는 막의 오르내림, 영상을 통해 장소와 상황, 감정을 표현해냈다. 하지만 단순하고 잦은 막 사용은 이야기의 흐름을 끊어냈고, 조악한 영상은 작품의 질을 제대로 구현해내지 못했다. 특히, 솔로곡에서 자주 사용되는 허술한 영상들은 허탈감마저 들곤 했다.

 

아름다운 음악, 소화력은 글쎄 ★★★

뮤지컬 ‘태양왕’은 음악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작품이다. 프랑스 뮤지컬음악 특유의 서정적인 멜로디는 부드럽게 귀를 감고, 수많은 뮤지컬넘버는 작품 전체에 하나의 몸체처럼 유기적으로 흐른다. 클래식, 재즈, R&B, 록 장르가 뒤섞인 곡들은 고급스럽고 세련된 인상을 준다. 루이 14세가 부르는 ‘왕이 되리라’는 박진감 넘치는 리듬에 록 사운드가 겹쳐져 웅장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관객에게 각인시켰다.

배우들의 곡 소화력은 아쉬움이 남는다. 지주막하출혈 후 첫 무대로 뮤지컬 ‘태양왕’을 선택한 안재욱은 안정된 대사와 표현력으로 효과적인 감정 전달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음정과 음역대가 불안정해 다소 버거워 보였다. 김승대 역시 탄실한 연기력으로 객석 분위기를 띄우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지만, 음역대가 맞지 않아 무리가 따라 보였다. 보포르 역의 조휘, 이자벨 역의 오진영, 프랑소와즈 역의 윤공주는 믿음직한 노래와 연기력으로 극의 음악을 살려내는 데 힘을 실었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이엠케이뮤지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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