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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환의 건강칼럼] 감정 노동자들의 스트레스, 이제 그냥 두고만 볼 수 없다!

오늘도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환자들의 표정이 어둡다. 많은 스트레스로 인한 원인모를 만성피로, 만성통증으로 치료 받는 환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두드러지게 직장인 환자가 늘어나면서 직무 스트레스가 점차 커지고 있음을 느낀다.

최근 모 대기업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통계에 의하면, 회사우울증의 증상을 가지고 있는 직원이 77.8%였다. 그리고 전체 직원 중 약 62%가 직장 상사나, 고객으로부터 언어폭력의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스트레스가 신체적, 또는 심리적 증상으로 나타난다고 말한 직장인이 87.8%나 되었다.

특히 직무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느끼는 직업들 중 하나가 고객들을 상대해야 하는 서비스 직종이다. 즉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고객에게 항상 친절해야 하는 ‘감정 노동자’들의 스트레스가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점차 서비스업 종사자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970년대 전체 산업대비 서비스업 조사자의 비율은 35.3%였지만, 2000년대에 들어와서 66.8%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것은 육체나 지식을 활용하는 노동자보다 정서를 활용하는 노동자들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는 결론이다.
 
이렇게 감정노동자는 늘어 가면서, 스트레스에 의한 부작용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10년 노동환경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서비스직 노동자 중 심리 상담이 필요한 우울증 환자비율이 26.6%였다. 이는 일반 국민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최근에 ‘미소 우울증’ 이라는 신조어가 생기면서, 감정노동자의 피해를 산업재해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을 정도이다.
 
이러한 상황까지 오게 된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크게 기업 외부적인 이유와 내부적인 원인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외부적인 원인으로 가장 큰 것은 고객들의 심리적 변화이다. ‘손님은 왕이다’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 속에서 스스로 고객이 되었을 때, 심리적 파워감을 형성하게 된다. 그리고 서비스 직원보다 소비자가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착각 속에서 사람을 막 대하는 심리가 발동될 수 있다.

그 외 또 하나의 원인은 사회적 스트레스도 한 몫 한다.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이 소비자가 되었을 때 ‘갑’이 된 느낌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심리적 상황이 스스로 불량고객이 될 수 있게 한다. 기업의 내부적인 원인으로는 기업들이 무한경쟁 시대에 들어가면서, 고객만족을 넘어서 고객감동을 위한 몸부림의 부작용일 수 있다.

고객을 대하는 직원들 중에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친절과 미소를 통해서 고객들을 감동시키고, 그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며 더 큰 성과를 내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지만, 모든 직원들이 그렇게 하지는 못한다. 그 이유는 타고난 적성과도 연결된다. 그리고 직원들의 마음가짐 뿐 아니라 긍정적 마인드와 직결된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있듯이, 자신의 마음이 풍족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친절을 베풀기 어렵다. 즉 풍족한 마음의 여유가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 그러면 어떻게 그런 직원들을 만들 것인가?
 
직원들의 적성과 성향을 잘 파악해서 배치하는 것이다. 만일 고객들을 대하고, 대화하는 것 자체만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타고난 성격이 있다면, 고객을 매일 대해야 하는 서비스 직종은 지옥과도 같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다르듯이 그런 직원은 혼자서 하는 일은 꼼꼼히 잘 해 낼 수 있다. 즉, 직원의 적성에 잘 맞는 일을 시키는 것은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참으로 중요하다.

다음으로는 교육과 훈련의 변화이다. 지금까지 직원들이 받아 왔던 업무교육과 친절교육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 만큼 또 중요한 것이 바로 마음의 곳간을 채울 수 있는 교육이다. 즉 평소에 일상에서 나타나는 스트레스, 가정과 직장, 인간관계에서 받을 수 있는 스트레스를 얼마나 잘 관리할 수 있느냐는 그 사람이 얼마나 마음의 곳간을 채울 수 있느냐로 연결되고, 곧 이것은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고객에 대한 친절과 배려로 이어질 수 있다.

몸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이론을 배우고 실천하는 것처럼,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평소에 스트레스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스스로 어떤 생각과 어떤 감정으로 어떤 행동을 하게 되는지를 분석할 수 있는 과학적인 이론적 학습 뿐 아니라 체계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그러한 꾸준한 과정들을 통해서 서비스 직원들 마음의 곳간을 채워갈 수 있게 해주는 회사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 밖의 방법으로 불량고객에 대한 회사 방침의 변화, 중간관리자의 개입을 통한 스트레스 상황 바꾸기 등의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서, 점차 늘어만 가는 감정노동자들을 지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헬스리더십’이다. '헬스리더'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리더이며 건강한 조직을 만들 수 있는 리더이다. 헬스리더로 가는 길은 크게 두 가지 단계이다. 먼저 스스로 몸과 마음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들을 익히고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첫 번째이다. 그리고 그러한 방법들을 긍정적인 마음의 힘에 실어서 직원들과 동료들에게 전달해 줄 수 있는 리더가 되는 것이 바로 ‘헬스리더십’이다. 감정노동자들의 스트레스가 늘어만 가는 현대사회에서 꼭 필요한 리더가 바로 ‘헬스리더’인 것이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동환 rivers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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