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문재숙과 문하생이 함께하는 ‘춤추는 동행’이 12월 12일 목요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공연했다. 이번 공연은 무형문화재 문재숙의 동행시리즈 7번째 이야기로 ‘춤’과 국악이 함께하는 무대를 선보였다.

문재숙은 중요무형 문화재 제23호 가야금 산조 및 병창의 보유자이자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음악과 교수다. 이번 무대는 이수자, 전수자, 송죽회 3기 등 그녀의 문하생들과 다양한 아티스트들로 구성됐다. 사회는 음악평론가 윤중강이 맡아 매끄러운 진행을 도왔다.

‘춤추는 동행’은 총 2막으로 공연했다. 1막에는 전통음악을 주로 다루는 세 가지 무대가 마련됐다. 첫 번째 무대는 최초로 기획 공연하는 ‘향악정재(鄕樂呈才)를 위한 풍류’였다. ‘향악정재’는 향악 반주곡에 맞춰 공연되는 궁중무용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가야금 문재숙, 임신화 등과 대금 홍종진, 장구 김정수가 연주했다. 정제된 국악에 맞춰 ‘황진이’ 안무가로 유명한 인남순이 ‘향악정재’를 추며 호흡을 맞췄다.

두 번째 무대는 ‘전설의 춤’으로 국악인 황병기의 곡을 국악작곡가 안현정이 편곡한 음악이었다. 가야금 1, 2, 3파트로 나눠 총 18명의 가야금 연주자와 장구 김정수가 곡을 이끌었다. 음악에 맞춰 류지현, 국선미, 오시내 등 9명의 가야금 연주자들이 나와 ‘등춤’을 췄다. 사회자 윤중강은 “이번 공연은 가야금 연주자들이 춤을 추는 무대가 많다. 가야금을 넘어 자신의 예술세계를 춤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무대는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였다. ‘가야금 산조’는 가야금으로 연주하는 산조로 장구의 반주가 뒤따른다. 사회자 윤중강은 “가야금 산조에서 전승되는 계보마다 특징이 다르다.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는 서울답고 양반스러운 곡이다”고 말했다. 이번 무대에서도 역시나 ‘가야금 산조’와 함께 춤이 어우러졌다.

2막에서는 창작음악 무대를 선보였다. ‘사랑의 기쁨’ 무대에서는 ‘춘향’과 ‘이도령’이 판소리를 하다가 갑자기 한복을 벗어 던지고 댄스스포츠를 춰 관객을 놀라게 했다. 이어 ‘사랑의 꿈’이 무대에 올랐다. 이 무대에서는 가야금 독주를 하던 문재숙 교수가 前 국가대표 댄스스포츠 김대동 선수와 환상의 춤을 선보여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공연을 보러온 가야금병창 전현정은 “문재숙 교수님이 이번 공연을 위해 6개월간 댄스스포츠 연습을 했다고 들었다. 이렇게 파격적인 무대를 보여주실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소감을 전했다.

‘사랑의 꿈’에 이어 ‘Happiness’와 ‘You raise me up’ 무대가 준비됐다. ‘Happiness’는 가야금과 퍼커션의 색다른 조화를 선보였다. ‘You raise me up’은 문재숙, 이슬기, 이하늬, 이권형(가족앙상블 이랑)이 무대에 올라 국악 가족의 시너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가족앙상블의 음악에 맞춰 발레리나 이윤경, 지혜림의 아름다운 자태도 보여줬다. 마지막 무대는 25현 가야금에 맞게 편곡된 ‘할렐루아’로 꾸며졌다. 38명의 가야금 연주와 16명의 발레를 보고 들을 수 있는 풍성한 무대였다.

공연 후 문재숙 교수는 “벌써 동행시리즈 공연이 7번째가 됐다. 내년에는 ‘춤추는 동행2’를 할지 ‘노래하는 동행’ 콘셉트로 할지 고민 중이다”며 내년 공연 계획을 밝혔다. 이어 그녀는 “현재 가야금이 중국 악기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리가 우리의 것을 더 사랑하고 소중히 해야 한다. 여력이 된다면 언젠가 기네스북 관계자들을 앉혀놓고 1,000명의 가야금연주자들 공연을 보여주고 싶다”고 전하며 공연 무대는 막을 내렸다.

이번 공연을 본 가야금 병창 전현정은 “‘춤추는 동행’이라는 콘셉트로 여러 장르에 춤을 하나씩 넣으셨다. 들을 거리, 볼거리가 풍부한 프로그램 구성이었다. 한 해를 마무리할 송년음악회 잘 봤다”고 후기를 전했다.

김민음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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