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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37]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

2013년 뮤지컬에서 가장 핫한 뮤지컬적 키워드 중 하나는 ‘김광석’이다. 2012년 대구에서 시작된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시작으로 뮤지컬 ‘그날들’, 2013년 12월 개막을 앞두고 있는 ‘디셈버’ 등이 김광석의 음악으로 만든 뮤지컬이다.

김광석의 음악은 지나간 향수를 자극하고 지금보다 조금 더 소박하고 정갈한 마음으로 순수의 시점으로 돌아가게 한다. 그의 통기타와 하모니카 선율은 추억으로 남은 기억들을 스멀스멀 고개를 들며 오르게 하는 저력이 있다.

그런 김광석의 음악처럼 순수한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화려하지 않고 쇼적이지 않다. 강렬하지 않은 무채색처럼 순하고 단아하게, 그러면서도 따듯한 고향의 정이 흐르는 것 같은 소박한 소극장 뮤지컬이다.

김광석의 음악적 향기가 오롯이 재현되는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김광석 음악을 들으며 추억할 수 있는 모든 이들에게 콧날이 시큰해지는 멀건 그리움으로 그저 하염없이 그의 음악과 함께 했던 모든 기억의 세포들을 새록새록 깨어나게 한다. 그 시절 그 모습으로 스며들게 해 김광석 음악에 대한 그리움과 그 감동에 깊은 호흡으로 숨어있던 숨결을 살아나게 한다.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 시즌 두 번째 무대에서는 전편의 이미지의 톤과 음악적 감성은 그대로 살린다. 스태프와 연주자들은 대폭 교체되었으며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Actor Musician Musical을 표방했다. 연주자가 연기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라 김광석의 음악적 향기만을 찾기에도 결코 쉽지 않았을 텐데 마치 김광석의 음악처럼 조금은 비어있는 듯 하지만 소박하고 진솔한 진정성이 배어난 연기를 정성 들여 하는 그들의 모습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라이브 음악 연주 또한 평소 김광석 밴드에 맞는 구성으로 김광석다운 김광석의 음악적 향기가 고스란히 전달되게 했으며 우리가 기억하는 김광석의 음악적 감수성을 제대로 전해주고 있었다.

또한, 군데군데 소극장 무대에 적합한 구성과 위트와 재기 넘치는 대사들로 친밀감을 더했다. 멀티맨의 적절한 활용으로 작품을 훨씬 부드럽고 매끄럽게 이끌어갔다. 시대적 이미지와 정서를 영상과 조명으로 처리하며 김광석을 추억함과 동시에 작품 속 오손도손한 이야기에 자연스레 스며들게 하는 장치가 적합했다.

극장엔 젊은 연인들뿐 아니라 멀리 제주도나 청주 등의 지방에서도 김광석의 음악적 추억을 기억하는 중 장년층들이 많았다. 많은 이들이 세대를 넘어 함께 즐기고 노래하며, 어느새 김광석과 어우러지면서 자신을 위로받고 새로운 에너지를 채워나가는 것 같았다.

세상에 지친 심신을 위로받거나 세상을 바라보는 외롭지만 따듯한 시선, 조금이라도 상처 난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그런 음악, 바로 김광석의 음악을 듣고 싶다면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만나보기 바란다.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2013년 11월 8일부터 2014년 1월 12일까지 대학로 눈빛극장에서 공연된다.

유희성 he2sung@hanmail.net
사진_LP STORY / 시크리션 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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