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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언제나 인생은 토요일처럼! 뮤지컬 ‘넌센스 잼보리’살면서 꼭 잊지 말아야 할 ‘잼보리’ 식 인생론

아무도 자신의 인생을 예측할 수 없다. 몰래 게임을 하다가 대참사를 피해 살아남을 줄 누가 알겠는가. 기억상실증에 걸린 가수 지망생이 빌보드 차트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때로는 화(禍)가 복(福)으로 바뀌고, 순간의 엇갈림으로 희비가 교차하기도 한다.

뮤지컬 ‘넌센스 잼보리’는 누구에게도 소중하지 않은 꿈은 없다는 강인한 주제를 따스한 눈길로 보듬어 녹여내는 작품이다. 세상이 너무나 각박해져 이제는 경전에서나 통할 법한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는 말도 웃음 바구니에 담아 여기저기 뿌린다. 국민뮤지컬 ‘넌센스’의 아성을 잇는 또 하나의 명작이 6년 만에 관객의 품으로 돌아왔다.

네가 꾸는 꿈이 곧 나의 꿈이다

네 명의 수녀와 한 명의 신부가 있다. 이들의 사연은 기구하다. 엠네지아 수녀는 십자가 상(像)을 머리에 맞고 기억을 잃었다가 회복했다. 윌헬름 수녀는 사랑의 아픔을 뒤로하고 수도원으로 왔다. 언제나 명랑한 로버트앤 수녀에게는 어린 시절을 불우하게 보냈다는 반전이 있다. 남매인 버질 신부와 레오 수녀는 예체능계의 뛰어난 유망주였지만 신의 부름에 순종했다.

엠네지아 수녀는 기억을 찾은 뒤 컨트리 가수로서 새 삶을 살고 있다. 수도원의 동료들은 엠네지아 수녀가 발매한 음반 판촉을 위해 순회공연을 한다. 순회공연에는 엠네지아 수녀 뿐아니라 다른 수녀들의 장기자랑도 펼쳐진다. 엠네지아 수녀는 동료들의 노력으로 인해 그의 노래가 빌보드 차트에 오르는 기쁨을 얻는다. 동료들은 더 큰 무대로 나아가기 위해 잠시 이별해야 하는 엠네지아 수녀에게 축복의 노래를 합창한다.

 

뮤지컬 ‘넌센스 잼보리’에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누구에게나 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이 있다. 하지만 때론 더 중요한 가치를 위해 꿈을 희생해야만 하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무대 위 금욕자(禁慾者)들은 자신들이 꿈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을 격려로 승화시켜 동료에게 힘을 실어준다. 여기에는 각자 맨 처음 꿈을 꾸었을 때의 희열, 좌절했을 때의 분노와 슬픔, 모든 것을 신에게 의탁하고 안식을 누리는 즐거움이 녹아 있다.

진심 담겨 더욱 건강한 즐거움

뮤지컬 ‘넌센스 잼보리’에는 쉴 새 없이 객석을 들썩이게 하는 마법이 있다. 무대 위 성직자들은 신을 앙모하지만 엄격하거나 준엄하지 않다. 춤과 노래를 좋아하고, 즐거울 때 웃고 슬플 때 눈물 흘리는 그들의 모습은 영락없는 범인(凡人)이다. 어린아이같이 순수한 ‘재능 뽐내기’의 향연에 관객은 내내 행복한 미소를 짓게 된다.

그동안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수동적일 수밖에 없었다. 잘 짜인 각본대로 움직이는 무대와 배우를 골똘히 살피거나 뮤지컬 넘버 가사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며 울고 웃었다. 하지만 뮤지컬 ‘넌센스 잼보리’는 한시도 관객을 가만 놔두지 않는다. 관객은 수녀들이 내는 퀴즈에 답해야 하고, 자선 경매에도 기꺼이 참여해야 한다. 이러한 요소는 관객 스스로 공연의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는 장치가 된다.

뮤지컬 ‘넌센스 잼보리’ 무대는 유쾌한 장기자랑 콘셉트에 딱 맞게 아늑하면서도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2층으로 설계된 무대는 화려하지 않아도 관객이 공연에 빠져드는 데 부족함이 없다. 오히려 하나라도 더하거나 버릴 것 없이 깔끔하다. 세트에는 기본 조명 외에도 수많은 전구가 달려 있다. 촘촘하게 수 놓인 전구들은 공연이 절정에 다다를 때마다 반짝거리며 시각적 효과를 더한다.

 

음악은 컨트리의 장르적 특성을 살려 관객이 리듬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마다의 사연이 담긴 진실한 가사들은 인물의 내면을 깊게 성찰하며 감동을 준다. 자칫 지루한 설교가 될 수 있는 ‘서로 사랑하라’는 메시지는 ‘좋은 사람 곁에 두려거든 사랑을 베푸세요’라는 가사를 입어 즐거움과 실천적 교훈을 함께 전한다.

뮤지컬 ‘넌센스 잼보리’ 배우들은 3차에 걸친 오디션의 승리자들답게 출중한 연기를 선보였다. 배우 박선주(로버트앤 수녀)는 장난기, 유쾌함, 억척스러움, 과거의 아픔까지 전천후로 소화해냈다. 배우 박문영(엠네지아 수녀)은 부푼 꿈을 간직한 앳된 소녀 같으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과감해지는 팔색조 매력을 뽐냈다. 배우 이진숙(윌헬름 수녀), 이선근(버질 신부), 정라영(레오 수녀) 역시 안정적인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작품의 중심을 잡아냈다.

노오란 기자_사진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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