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가슴에 ‘아!’하는 저도 모를 탄성을 불러일으키는 음악이 얼마나 될까. 귀를 즐겁게 하는 곡은 많아도, 진정으로 가슴을 흔드는 음악은 많지 않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이하 수퍼스타),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의 음악을 작곡한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그런 면에서 정말 타고난 천재성을 가진 인물이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이하 수퍼스타)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드’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며 황금콤비라 불린 ‘팀 라이스’와 함께한 작품이다. 지저스 최후의 7일을 극화한 록오페라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두 장의 앨범으로 발매돼 약 150만 장이라는 판매고를 올린다. 이후 뮤지컬로 제작돼 대히트를 기록하며 지금까지 리바이벌 무대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기자의 수다 : 처음 ‘겟세마네’를 들었을 때의 충격이란…

뮤지컬을 ‘조금 본다’ 혹은 ‘조금 안다’는 사람치고 ‘앤드류 로이드 웨버’를 모르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뮤지컬을 좋아하게 되면 가장 먼저 마주치는 이름 중 하나다. 흔히 ‘세계 몇 대 뮤지컬’이라 불리는 작품들이 대부분 그가 작곡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뮤지컬을 좋아하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뮤지컬넘버를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겟세마네’를 꼽을 것 같다. 잠이 오지 않는 새벽이면 퀭한 마음을 달래려고 인터넷 영상을 뒤져 뮤지컬넘버를 듣곤 했다. 특정 종교를 믿는 사람도 아니었고, 종교에 대한 묘한 경계심이 있어 뮤지컬 ‘수퍼스타’는 어쩐지 손이 잘 가지 않는 작품이었다. 그 작품이 사람 마음을 흔드는데 타고난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작품일지라도 말이다. 그날 밤의 기억을 살풋 더듬어 보자면 몇 번의 고민과 몇 번의 눈 굴림 끝에 영상을 클릭했던 것 같다.

영상은 지저스 역을 맡았던 스티브 발사모가 2004년 네덜란드 아호이 공연에서 부른 ‘겟세마네’였다. 한 곡 안에 다양하고 드라마틱한 감정이 담겨 있는 것은 물론 절정에 이를 때의 귀가 찢길 듯 터져 나오는 고음은 설명할 수 없는 충격을 안겨줬다. 특히, 무섭도록 몰입한 스티브 발사모의 연기는 광기로 보일 정도였고, 노래는 소절마다 발끝이 찌릿 거리는 전율이 일었다. ‘내가 왜 죽어야 하냐’고 묻던 그가 어느새 숨을 고르며 유유히 걸어나갈 땐 세상이 정지한 것처럼 고요했다.

이후로 이 영상은 두고두고 꺼내보는 소중한 추억이 됐다. 이를 계기로 뮤지컬 ‘수퍼스타’는 언제고 만나고 싶은 ‘워너비 작품’으로 자리매김했고, 까탈스럽게 좋아하는 소재의 작품만 골라보던 나쁜 습관도 고치기 시작했다. 작품을 본적이 없는 것이 아쉬워서 DVD를 구입해 몇 번이고 돌려봤는지 모르겠다.

지금도 가끔 스티브 발사모 버전을 비롯한 다양한 ‘겟세마네’를 듣곤 한다. 누군가는 뮤지컬 ‘수퍼스타’에 그 곡밖에 없냐는 우스갯소리를 던졌지만, 한 번 몸에 새겨진 전율의 흔적이 쉽게 지워질 리 있겠는가. 2013년 한국에서 만날 뮤지컬 ‘수퍼스타’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요즘, 나는 오늘도 흥분된 마음으로 ‘겟세마네’를 듣는다. 

뮤지컬 ‘수퍼스타’는?

뮤지컬 ‘수퍼스타’는 1971년 브로드웨이서 초연됐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캣츠’의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뮤지컬 ‘아이다’, ‘라이온 킹’의 ‘팀 라이스’가 함께한 작품이다. 지저스의 마지막 순간을 도발적으로 해석해 록 오페라 스타일의 뮤지컬로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한국어 공연은 2007년 이후 약 6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작품은 높은 음역대와 복잡한 내면 연기를 동시에 선보여야 해 캐스팅에도 많은 이목이 쏠렸다. 2013년 뮤지컬 ‘수퍼스타’는 지저스 역에 마이클 리와 박은태가, 유다 역에 윤도현, 김신의(몽니), 한지상이 출연한다. 마리아 역에는 정선아, 장은아가 함께한다.

이번 공연은 뮤지컬의 음악적 면에 많은 공을 들일 예정이다. 아티스트 정재일에 편곡에 참여해 다양한 장르적 색을 드러내고, 원작의 에너지를 증폭시킬 예정이다. 오케스트라의 웅장하고 일렉트로닉한 사운드와 함께 라이브 록 밴드의 연주가 더해진다. 뮤지컬 ‘수퍼스타’는 4월 26일부터 6월 9일까지 샤롯데씨어터의 무대에 오른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_설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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