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은의 음악으로 제작되는 뮤지컬 ‘아름다운 것들’은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다. 한국 창작  주크박스 뮤지컬의 흐름 선상에서, 그리고 긴 세월 뮤지션으로 살아온 양희은이라는 존재로도 의미를 갖는다. 또한, 70년대 청춘의 아픔을 치료했던 음악이 다시 ‘힐링’이라는 트렌드로 돌아온다는 것을 뜻한다. 뮤지컬 ‘아름다운 것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관객에게 다가올지 미리 알아봤다.

추억의 포크음악, 뮤지컬이 되다
 
故 이영훈 작곡가의 음악으로 만든 뮤지컬 ‘광화문연가’의 성공을 시작으로 한 작곡가 또는 한 가수의 음악으로 만들어지는 ‘주크박스 뮤지컬’ 제작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에는 오태호 작곡가의 뮤지컬 ‘내사랑 내곁에’가 공연되었고 현재 故 김광석의 음악으로 만들어지는 뮤지컬 두 편이 준비 중이다.

뮤지컬 ‘그날들’은 30, 40대를 주 타겟으로 설정한 반면, 뮤지컬 ‘아름다운 것들’은 중장년층 세대를 공략한다. 양희은은 데뷔 후 40년 동안 꾸준히 음반 활동을 해 40대에서 60대의 팬들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주크박스 뮤지컬은 음악만으로도 이미 향수와 추억에 젖을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작품에는 양희은의 노랫말이 주는 따뜻함과 희망의 메시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제작사 관계자는 “고령화 사회에서 은퇴한 60대 분들을 보면 너무 젊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경제활동을 하지 못해 의기소침해 있는 주변 어르신들을 보며 그들을 위한 공연을 만들고 싶었다”고 작품의 의도를 전했다.
 

뮤지컬 배우로 변신하는 가수 양희은
 
뮤지컬 ‘아름다운 것들’이 기존 주크박스 뮤지컬과 다른 점은 그 노래를 부른 가수가 직접 출연한다는 것이다. 양희은의 목소리와 감성을 그대로 담아 뮤지컬로 재탄생한다는데 의미가 크다.

“나는 도전, 모험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는 경향이 있다”는 그이지만, 사실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화하는 가수다. 그는 뮤지컬 출연이 처음은 아니다. 뮤지컬 ‘어디만큼 왔니’라는 자전적인 내용을 담은 뮤지컬로 이미 무대에 섰다. 이번 뮤지컬 ‘아름다운 것들’은 자전적인 내용에서 탈피한다. 작품은 관객들과 공감할 수 있는 사연들로 꾸며져 관객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제작사 관계자는 “추억을 함께 하고 공감하는 것도 물론이지만 그분들에게도 새로운 ‘시작’과 ‘희망’ 그리고 ‘꿈’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양희은 씨는 그런 꿈을 이야기하기에 가장 적합한 분이라고 생각했다”고 캐스팅 소감을 밝혔다.
 
부모세대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작품

양희은의 음악은 60, 70년대를 풍미했다. 그의 음악은 당시 어려운 상황에서 허리 끊어지도록 열심히 살아온 세대들을 위로했다. 그의 노래는 사람들에게 행복한 세상을 꿈꾸게 했다. 그리고 그는 40년이 넘게 급변하는 사회를 함께 겪으며 계속 노래했다.

지금 경제적으로 큰 발전을 이뤘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더 지쳐있다. 위로받고 기대고 싶은 마음을 ‘힐링’이라는 트렌드로 표출된다. 양희은의 위로는 현재의 ‘힐링’ 트렌드에 걸맞다. 옛 시절을 품으며 중장년층은 그 때의 감성을 기억한다. 작품에는 ‘아침이슬’, ‘상록수’, ‘아름다운 것들’,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세노야’ 등의 아름다운 곡들과 함께 한다. 여기에 따뜻한 이야기까지 버무렸다. 관객 주변, 자신의 이야기들이 음악과 함께 펼쳐진다. 

이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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