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는 2005년 초연했다. 이후 여러 해 동안 무대에 오르며 기존 창작뮤지컬에서 만날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로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작품은 잘 알려진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 이야기를 새롭게 재해석한다.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이 행복한 결말을 맺은 후, 공주의 ‘거울’을 훔쳐 달아난 시녀 ‘연이’와 자연 속에서 자라난 ‘야생소년’이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여기에 무대에 오르는 배우들의 몸짓과 소리만으로 무대를 꾸며 신선함을 더했다.

아래는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를 관람한 기자 2인이 관객의 입장에서 느끼고 토론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Up↑&Down↓’은 관객의 입장에서 작품의 장, 단점을 스스럼없이 토해냄으로써 작품의 발전을 도모하고 한국 뮤지컬의 발전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의도를 담았다.

- 사람 냄새 나는 착한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Up↑ 보기만 해도 ‘힐링’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에는 화려한 무대 장치나 조명, 웅장한 음악, 자극적인 소재가 등장하지 않는다. 파격적인 음악적 시도, 자극적인 소재도 없다. 전래동화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에서 착안해 온 작품의 스토리도 날 선 구석이 적어 둥글둥글하게 느껴진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사람’이다. ‘사람’이 말하고 표현하는 ‘사람이야기’를 담는다. 작품은 ‘평강공주’의 시녀 ‘연이’가 주인공이다. ‘연이’는 부유하게 태어난 ‘평강공주’를 질투한다. ‘연이’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할 수 있는 것은 ‘평강공주’가 아끼는 물건을 훔쳐 자신만의 아지트에 숨기고 거울을 바라보며 ‘평강공주’를 흉내 내는 것뿐이다. ‘연이’는 그 과정에서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자란 ‘야생소년’을 만나게 된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야생소년’을 통해 그녀는 자기 자신의 모습에 자신을 갖게 된다.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의 연출가 민준호는 누군가를 따라 하려는 성향이 강한 요즘 현실을 언급하며 “관객에게 ‘모두가 예쁜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겉으로만 화려한 우상을 따라 하기에 급급한 현대인들에게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라’고 말한다. 듣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음악과 보기만 해도 따뜻해지는 메시지는 극장을 돌아 나오는 발걸음을 훈훈하게 한다.

Down↓ 다양한 매력 표현…주제 의식 약하게 만들어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는 한 무대에 다양한 매력을 담고 있다. 작품은 ‘아카펠라’와 ‘아크로바틱’을 통해 무대를 꾸미는 국내 창작뮤지컬에서 보기 어려운 형식을 선택했다. 배우들의 간단한 동작을 통해 구현되는 상황과 무대, 음향 구현은 작품의 가장 큰 볼거리다. 또한,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을 새롭게 재해석해 동시대인들의 사회적 문제와 고민도 녹여낸다. 하지만 너무 많은 것들을 담고 표현하려는 점은 이 작품의 주제 의식을 약하게 만들어 아쉬웠다.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는 ‘표현법이 갖고 있는 매력’과 ‘작품이 갖고 있는 메시지’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다. 이 두 가지 매력의 조합에서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다. 작품은 장면 곳곳에서 ‘아카펠라 뮤지컬’이자 ‘아크로바틱’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강조점이 늘어나며 메시지 전달에 중요한 ‘연이’ 이야기가 줄어든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특히, 무사들의 이야기가 길어져 ‘연이’와 ‘야생소년’ 사이의 애틋함이 잘 드러나지 않은 것 같다.

- 새로운 시도 돋보인 음악

Up↑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음악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는 아카펠라로만 모든 음악이 구성돼 있다. 작품은 몸으로 내는 타악기 리듬, 입으로 내는 멜로디 라인만으로 음악을 완성한다. 크고 웅장한 소리에 익숙해진 요즘 관객을 상대로 위험한 선택일 수 있지만, 이를 감수한 것이 이 작품의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부분으로 다가왔다.

작품의 음악을 작곡한 노선락은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모든 소리는 배우의 입을 통해서만 나오는 것이 콘셉트”였다며 “음악과 연기가 완전히 하나가 되지 않으면 안 됐다”고 말했다.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는 음악과 연기가 일치되는 지점이 많다. 몸으로 소리를 내면서 연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연기 타이밍도 자연스럽게 음악과 접점을 이룬다. 이는 관객의 집중도를 높이는 데도 한몫했다. 특히, 배우들의 각 장기나 매력을 살린 아카펠라 구성과 재미가 잘 이뤄져 있어 좋았다.

Down↓ 작은 실수도 금방 드러날 수 있어

일반 뮤지컬은 다양한 악기편성을 갖고 있다. 한 악기가 실수하더라도 다른 악기 소리에 자연스럽게 묻히게 되는 경우가 많다.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의 경우, 배우들은 다양한 동작을 하면서 음을 만들어낸다. 많은 움직임으로 배우들의 숨이 흐트러지거나, 조금만 박자를 놓쳐도 ‘아카펠라’의 특성상 금방 작은 실수가 크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정지혜 기자/배세민 기자 

정리_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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