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러브인뉴욕-올댓재즈’는 2010년 초연된 이래 500회 이상의 공연을 펼친 스테디셀러다. 쉽고 친근한 재즈 음악 멜로디와 ‘팝 포시 스타일’의 세련된 안무는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작품은 원제였던 ‘올댓재즈’에서 ‘러브인뉴욕-올댓재즈’로 제목을 바꾸며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변신을 시도했다. 올해는 성균관대 새천년홀로 옮겨 넓어진 무대만큼 앙상블의 수를 증강해 꽉 찬 무대와 열기를 전하고 있다. 여기에 ‘이야기’의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며 ‘사랑이야기’로서의 매력도 어필하고 있다.

아래는 뮤지컬 ‘러브인뉴욕-올댓재즈’를 관람한 기자 2인이 관객의 입장에서 느끼고 토론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Up↑&Down↓’은 관객의 입장에서 작품의 장, 단점을 스스럼없이 토해냄으로써 작품의 발전을 도모하고 한국 뮤지컬의 발전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의도를 담았다.

- 절정의 호흡 보여주는 ‘무대의 꽃’ 앙상블!

UP↑ 두말할 것 없이 최고의 활약 펼친 최고의 ‘앙상블’

뮤지컬 ‘러브인뉴욕-올댓재즈’는 앙상블의 활약이 대단하다. 극 초반부터 강렬한 하이라이트 조명과 함께 객석 곳곳에서 등장하는 앙상블은 시선을 사로잡는 춤사위로 관객들의 집중력을 높인다. 앙상블 인원은 12명으로 공연 이래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공연 내내 무대를 누비며 뉴욕의 레스토랑, 거리, 안무 연습실, 무대 등의 상황과 장면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복잡한 무대 장치 없이도 화려한 볼거리와 작품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것 역시 ‘앙상블의 힘’이다.

뮤지컬 ‘러브인뉴욕’의 제작사인 뮤지컬수컴퍼니의 안창경 대표는 “앙상블이 9월에 만났을 때는 ‘최악’이었다. ‘이 팀으로 어떻게 공연을 하나’ 걱정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매일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의 강행군 연습과 개개인의 피나는 노력 덕에 절정의 호흡을 자랑하는 ‘최고의 앙상블’로 다시 태어났다”고 전했다.

2010년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안무상을 수상한 작품의 안무는 ‘팝 포시 스타일’의 재즈 동작으로 그루브한 느낌을 표현한다. 앙상블은 오랜 연습으로 이뤄낸 긴밀한 호흡과 절도 있는 군무, 자유로운 재즈 선율에 맞춘 인상적인 댄스를 선보인다. 매혹적인 몸짓은 연신 관객들을 ‘춤의 세계’로 유혹한다.

- 흔한 ‘러브스토리’ 약일까, 독일까

UP↑ 한층 더 이야기를 보강한 2012년 뮤지컬 ‘러브인뉴욕-올댓재즈’

작품의 이야기는 모두에게 익숙한 흔한 ‘러브스토리’ 구조다. 헤어졌던 남녀가 오랜만의 재회를 통해 서로에 대한 옛 감정을 다시 돌이켜 본다는 내용이다. 케이블 방송국 PD인 서유라는 뉴욕에서 성공한 한국인 안무가 다니엘 유를 취재하고 돌아오라는 상부의 지시를 받는다. 그녀는 취재 현장에서 안무가 다니엘 유가 예전에 자신을 떠난 연인 유태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의 곁에 있는 사람이 남성 댄서인 데이비드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두 사람은 인터뷰 시간을 통해 서로가 서로를 그리워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다.

2012년 뮤지컬 ‘러브인뉴욕-올댓재즈’는 한층 이야기를 강조했다. ‘재즈’에 중점을 맞췄던 초연과 달리 이번 공연에서는 주인공 유태민과 서유라의 사랑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결말 역시 두 사람의 이별로 마무리되는 ‘열린 결말’이었던 것과 달리 ‘강렬한 탱고’가 들어간 새로운 엔딩으로 꾸며진다. 새롭게 삽입된 장면은 작품의 이야기의 매무새를 한층 매끄럽고 단단하게 했다.

DOWN↓ 진부한 사랑이야기 과연?

뮤지컬 ‘러브인뉴욕-올댓재즈’는 화려한 춤과 음악이 지배하는 공연이다. 그 때문에 이야기 구조는 매우 단순하고 익숙하다. 헤어졌던 남녀가 우연한 계기로 만나게 되면서 옛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된다는 내용은 그동안 뮤지컬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 등을 통해 수없이 반복됐던 내용이다. 이 익숙함은 ‘사랑에 대한 공감’과 ‘다시 보기’의 재미를 주기도 했지만, 반면 ‘진부함’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남기도 했다.

- 이야기와 춤의 호흡은?

DOWN↓ 이야기 고조될수록 춤의 비중 아쉬워져

뮤지컬 ‘러브인뉴욕-올댓재즈’는 음악과 춤, 이야기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창작뮤지컬이다. 한국 창작뮤지컬의 경우, 이야기가 강조되는 작품들이 주류를 이룬다. 이 작품은 ‘춤’에 큰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에 작품을 관람하는 관객도 ‘춤’에 많은 기대를 갖고 있게 마련이다.

이번 공연은 후반부 사랑이야기의 드라마가 고조될수록 ‘춤’의 비중이 줄어들어 아쉬움이 남았다. 관객은 공연 초반, 신나는 재즈 리듬 속에서 펼쳐지던 춤의 매력에 흠뻑 젖어 들어간다. 하지만 태민과 유라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가 깊어질수록 공연 전반부에서 느꼈던 춤의 매력을 만나기 어려워진다. 이야기의 고조와 함께 대사가 늘어나고, 춤의 비중이 자연스럽게 줄어들어서다. 그 때문에 마지막 장면과 커튼콜의 춤은 더욱 반갑게 느껴지기도 한다.

- 재즈에 몸을 맡기고!

UP↑ 어깨를 들썩이는 재즈 음악

‘재즈’라고 하면 보통 즉흥적인 연주를 동반하는 어려운 음악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뮤지컬 ‘러브인뉴욕-올댓재즈’는 대중에게 낯설게 각인된 재즈 음악을 편안하고 쉽게 들려준다. 작품은 시작부터 강렬하면서도 나른한 재즈 리듬이 흘러나오고, 브라스의 경쾌하거나 섹시한 선율이 귀를 유혹한다. ‘재즈’하면 쉽게 떠올리는 익숙한 리듬은 관객의 어깨를 저절로 들썩이게 할 만큼 매력적이다. 또한, ‘심장이 녹아버린다는 말’ 등의 발라드곡은 재즈가 익숙지 않은 관객도 즐기기에도 만족스럽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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