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웅’은 대한민국의 영웅 안중근 의사의 인간적인 고뇌와 아픔을 입체적이고 몰입도 있게 그려낸 한국 창작 뮤지컬이다. 20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거사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됐다.

작품은 명성황후를 살해한 미우라는 무죄를, 이토 히로부미를 쏘아 죽인 안중근은 사형을 선고받았던 당시 일본법의 뼈아픈 현실을 되살리며 ‘누가 죄인인가’라는 역사적 물음을 던진다. 조선과 일본,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독립군들의 투쟁기는 관객에게 뜨거운 감동을 선사한다.

- 대한제국의 주권이 일본에게 완전히 빼앗길 위기에 놓인 1909년, 갓 서른 살의 조선 청년 안중근은 러시아 연추의 자작나무 숲에서 동지들과 단지(斷指)동맹으로써 독립운동의 결의를 다진다.

- 이토 히로부미의 앞에서 게이샤들이 화려하게 춤을 춘다. 조선의 보물인 고려청자를 손에 넣은 이토 히로부미는 만주로 향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조선은 약탈할 것이 많은 보물창고라는 말을 들은 이토는 조선을 얕보지 말고 신중하자며 침략의 야망을 불태운다.

-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 독립군들의 비밀 아지트인 왕웨이의 식당에 모인 독립군들은 왕웨이가 내온 일품 만두로 배를 채운다. 이때 최재형과 안중근이 나타나자 동료들은 회령전투 이후 소식이 끊어졌던 안중근의 생환을 기뻐한다.

- 명성황후 시해 당시 어린 궁녀로서 그 참상을 목격해야 했던 설희는 김 내관에게 독립운동에 투신할 뜻을 밝힌다. 일본 도쿄로 건너가 게이샤가 된 설희는 마침내 도쿄로 돌아와 있는 이토 히로부미의 눈에 들게 된다. ‘나미다’란 이름으로 개명한 설희의 미모와 총명함을 마음에 둔 이토 히로부미는 대륙 진출의 오랜 야망을 이루려는 만주행에 그녀를 데려간다.

- 독립군들을 돌보던 왕웨이는 일본 형사 와다에게 은신처를 발각당하자 독립군을 피신시키고 홀로 식당을 지키다 끌려가게 된다. 결국 독립군의 행적을 밝히지 않고 끝내 싸늘한 주검이 되어 되돌아온 왕웨이. 그의 장례를 치르며 안중근과 독립군들은 실의와 슬픔에 빠진다. 그리고 마침내 안중근에게 설희가 몰래 띄운 이토 히로부미의 하얼빈 방문 소식이 전해지고 그는 비장한 결심을 하기에 이른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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