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한 장의 사진에도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 이 사진 속에는 사고뭉치 고등학생과 딱 봐도 이국적인 얼굴의 아주머니가 있다. 신발가게에서 신발을 고르는 둘의 사이를 의심하는 것은 신발가게 아주머니다.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둘이 무슨 사이야?”를 몇 번이고 묻지만 시원한 대답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다. 침묵 속에 고등학생 남자아이는 여인을 위해 신발을 고른다.

사진 속 양옆의 두 사람은 사실 좀 특별한 ‘모자간’이다. 엄마는 아들을 낳지만 스스로 돌보지 못했다. 몇 번이고 집을 찾아왔지만 용기가 없어 불러 세우지는 못하고 번번이 돌아갔던 슬픈 기억이 있다. 아들 ‘완득이’는 장애가 있는 아버지와 역시 어딘가 어리숙한 민구삼촌을 유일한 식구로 알고 자랐다. 하지만 어느 날 외국인 엄마가 나타났다. 처음에는 낯설었던 엄마에게서 화장도 하지 않았을 텐데 특별한 향기가 난다. 이것이 바로 ‘엄마’라는 존재일까.

뮤지컬 ‘완득이’는 싸움밖에 할 줄 모르던 사춘기 소년 완득이가 차츰 세상으로 나아가는 성장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달동네를 배경으로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의 사회적 문제를 그려낸 원작은 소설과 영화로도 큰 호응을 받았다.

뮤지컬 ‘완득이’는 오는 12월, 현재 대학로에 건설 중인 홍익대학교 신축캠퍼스 내 대학로 아트센터 개관작으로 무대에 오른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