쭈뼛 쭈뼛 다가와 아직은 어색한 한국어로 첫 마디를 뗀다. “아빠, 엄마는 태국에 있고 저 혼자 한국에 왔어요. 한국 음악이 좋아서 한국에 오게 됐어요.” 낯을 조금 가리는 듯 첫 만남이 수줍다. 그러나 이내 곧 말이 트이기 시작하자 쉴 새 없는 것이 영락없는 소녀다. “한국 음식은 닭볶음탕이 맛있고, 영화 ‘아저씨’에서 본 원빈은 정말 멋있어요.” 모든 것이 설레고 즐거운 나이 스물, 소녀 리타(Lita)의 한국 가수 도전기가 시작됐다. 

- 태국 소녀, 한국과 만나다

리타는 태국 방콕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아빠, 엄마 역시 태국인이고, 태국에서 대학을 다니는 오빠도 있다. 한국과는 전혀 관련 없는 ‘생’ 외국인이다. 태국에서 그녀는 또래들처럼 친구들과 함께 노는 것을 좋아하고,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소녀였다. 단지, 음악이 좋아서 노래 부를 수 있는 곳과 음악을 할 수 있는 곳을 자주 찾았던 것 뿐, 한국에서 가수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태국에서 음악활동을 꾸준히 하긴 했어요. 크고 작은 많은 행사에 참여해서 노래를 불렀죠. 그러던 차에 한국 회사에서 저의 목소리를 듣고 권유해주셨어요. 제가 원래 지루하고 일상적인 것보다 변화가 있고 모험적인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생각보다 쉽게 결정하고 한국에 왔어요.”
 
태국에서 온 소녀라니! 자연스레 태국왕자로 불리는 2pm의 ‘닉쿤’이 연상된다. 한국에서 뿐 아니라 태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모으는 닉쿤은 그녀에게 롤모델이자 넘어야 할 산이다. “같은 나라 사람으로서 닉쿤은 정말 자랑스럽고 매력적인 선배 가수예요. 그런데 준비 하고, 방송할 때마다 항상 붙는 이야기라서 부담이 되기도 해요. 저랑 비교당하기에 이미 그분은 너무 스타이신데...... 어떻게 비춰질지 조금은 걱정 돼요.”

- 중저음 보컬의 매력, “색깔 있는 가수 되겠다!”

태국 현지 뮤직 페스티발에 참가했던 한 국내 음반사 관계자는 리타를 처음 보는 순간, 글로벌 뮤지션으로서의 ‘가능성’을 봤다. 그리고 곧장 그녀에게 말을 걸어 “한국에서 가수가 되지 않겠느냐” 제안했다. 단 번에 리타는 한국에서 가수의 꿈을 이룰 기회를 얻게 됐다. 낯선 한국인을 움직였을 그녀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중저음 목소리. 아시아권 여성 솔로 가수가 중저음 목소리를 갖는 것은 상당히 드물다. “중저음 목소리가 저만의 특이한 장점인 것 같아요. 몽환적이고 담담한 듯이 말하는 보컬 톤이에요. 이런 것들을 매력으로 들어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죠.”

리타는 이번 첫 1집 앨범에 6곡의 노래를 담았다. 한 두곡 정도의 디지털 싱글 음반을 발표하는 것이 추세가 된 시장 흐름에서 의외의 선택이다. 그녀는 한 두곡 하다 보니 욕심이 났단다. 이번 음반에는 보아, 플라이투더스카이 등의 음반을 프로듀서 한 서융근(Y.K) 프로듀서와 태양, 걸프렌즈의 피쳐링으로 잘 알려진 레게풍 랩퍼 빅톤이 참여했다.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많은 않았어요. 그런데 목표가 뚜렷했어요. 저만의 색이 온전하게 담긴 앨범을 만든다는 생각이었거든요. 그것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게 했어요.” 그녀는 서투른 한국어지만 뚜렷하고 확고하게 의지를 담아 말했다.

“예쁜 여자”보다 “멋진 여자”가 되고 싶다는 리타. 첫 발을 내딛는 리타의 마음 속 가장 멋진 여자는 가수 윤미래를 꼽는다. “윤미래 선배랑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무대에서 내뿜는 에너지에 반했어요. 자타가 공인하는 파워풀하고 독특한 음색뿐 아니라 카리스마 있는 무대 장악력을 닮고 싶어요.”

가수 리타는 태국에서부터 인정받은 실력과 순수함, 카리스마를 넘나드는 매력으로 한국 대중에게 다가간다. 그녀의 이번 타이틀곡인 ‘Who cares’는 강렬한 리타의 보컬에 화려한 트리플 비트, 빈틈없는 신스 사운드가 더해졌다. 후렴구의 반복되는 멜로디는 강한 중독성까지 있어 긴장감을 선사하고 듣는 내내 지루한 틈을 주지 않는다.

글_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사진_뉴스테이지 전성진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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