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대한민국무용대상’ 본선진출작 ‘변형된 감각’을 추던 모습이 그녀와의 첫 만남이었다. 몸의 언어로 표현되는 다양한 움직임은 그녀의 이름을 아로새기게 했다. 그런 그녀를 ‘2010대한민국무용대상’ 시상식 이후 세 번째 만나게 되었다. 이윤경 안무가는 “늘 지켜봐 주시고 힘이 돼주시고, 야단도 쳐주시는 육완순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제 삶의 모토가 진실하게 살자’, ‘거짓이 아닌 마음을 담아 춤을 추는 춤꾼이 되자’에요. 또 무용계 선생님과 선배에게는 노력하는 후배, 제 후배들에게는 롤모델이 되고자 합니다”라며 수상소감을 전했다.

- 그녀의 감각, 춤이 되다

그녀는 동반자인 류석훈 안무가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이윤경 안무가는 남편이자 좋은 라이벌인 류석훈 안무가에게 늘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했다. 그녀의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인생의 동반자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또한 남편과 함께 만들어 가는 작품 활동이 행복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늘 그 자리에서 춤을 추는 춤꾼이 되고 싶다’는 이윤경 안무가는 이번 수상을 예상치 못했다고 한다. ‘2009대한민국무용대상’에도 그녀의 작품이 노미네이트가 됐다고 한다. 그녀는 그 자체만으로 영광이었고 지금 역시 그 마음에는 변함없다고 밝혔다. “무대에 설 수 있는 것에 만족해요. 또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면 ‘좋은 결과가 있겠지’라는 생각이었죠. 그러나 거기에 연연하지 않아요. 춤을 무대에서 보여주는 게 만족스러운 거죠.”

하루도 빠지지 않고 몸을 단련한다는 그녀는 항상 춤을 추는 살아 있는 무용수다. 그녀는 무용수로 또 안무가로서 활동하고 있었다. 안무가로서 많은 상도 받고 인정받는 안무가이지만 그녀는 무용수로 있을 때 만족감이 더 크다고 전했다. “안무가도 매우 좋지만 작품이 끝나고 나면 공허해요. 그리고 늘 아쉬움이 남죠. 반면 무용수는 작품을 할 때 느낌도 좋고, 만족감도 더 커요.” 늘 움직이는 춤을 추는 춤꾼이고 되고 싶다는 그녀는 하루도 빠짐없이 틈이 날 때마다 춤을 췄다. 그녀는 춤이 삶의 전부라고 말한다.

그녀는 작품을 통해 무엇을 보여주고 싶을까? “작품은 순간적인 느낌을 많이 표현해요. 저는 작품을 짤 때 일단 먼저 움직여요. 계절 혹은 몸의 상태에 따라나오는 움직임이 다 달라요. 움직임은 늘 바뀌죠. 순간의 느낌을 감각적으로 표현해요. 또한 다른 무용수들이 흉내를 낼 수 없는 움직임을 찾아내려고 하죠. 이윤경 하면 여성적인 움직임, 곡선, 정확하고 화려한 몸짓을 떠올리죠. 이렇듯 저만의 몸짓을 표현하고 싶어요.”

- 그녀의 또 다른 수식어 ‘교수님’

안무가로서 또 무용수로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녀는 6년 전부터 후학 양성에 힘을 쏟고 있었다. 현재 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이윤경 안무가는 “제자를 가르치는 건 또 다른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아이들이 무용 콩쿠르에서 상을 받거나 한층 발전한 모습을 볼 때면 뿌듯하고 행복하다”고 전했다. 제자를 떠올리는 그녀의 얼굴에서 보람과 자부심이 어렸다. 그녀는 스승이 하는 일은 제자가 가려는 길을 잘 닦아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 그녀는 매일 9시부터 6시까지 연구실을 지키며 제자를 끌어주고 있었다.

제자를 키우고자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이윤경 안무가는 후배들에게 하나부터 차곡차곡 쌓아가라고 말한다. “젊은 무용수에게 하고 싶은 말은 모래성을 쌓지 말라는 거예요. 단계적으로 하나하나 밟아가며 장인이 되어야 해요. 춤은 순수하고 진실하게 춰야 해요. 또 춤은 무용수에게 있어 삶의 전부여야 합니다. 무대를 소중히 여겨야 하고, 대한민국에 현대무용이라는 뿌리를 내린 선배들에게 늘 감사해야 합니다. 무용수는 인간성이 중요해요. 춤을 추면 인성이 고스란히 나와요. 그래서 무용수는 순수하고 인간성이 좋아야 하죠.”

이윤경 안무가는 후배들이 찬찬히 장인이 된다는 마음으로 단계적으로 성장하길 바랐다. 그녀 역시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걸어왔기에, 하루아침에 쌓는 명성보다 천천히 자신만의 움직임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앞으로도 무용수, 안무가, 선생님으로 이윤경 안무가의 실력을 십분 발휘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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