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염쟁이 유씨’의 초연부터 수년간 홀로 연기를 해온 이가 있다. 이십여 해 동안 무대에 오른 배우, 2002년 ‘민족 광대상 수상’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배우 유순웅이 바로 그다. 그는 지방 문화가 살아야 서울 문화도 풍성해진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배우 유순웅은 연극 ‘염쟁이 유씨’의 인기배경에 대해 “그 안에는 재미만 있는 게 아니라 의미있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연극 '염쟁이 유씨'는 무겁고 두려운 죽음을 유쾌한 웃음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바탕 웃다가 생각지 못 한 반전도 있어 관객의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관객은 단순히 공연을 보는 것이 아니라 기자, 문상객, 망자의 친지로 자연스럽게 극에 동참하며 극을 이끌어가는 주체로 역할을 담당한다. 배우 유순웅은 “하다 보면 별일이 다 있다. 시신의 입에다 쌀 떨어뜨려주는 신에서 어떤 할머니가 벌떡 일어나 내가 하면 안 되겠냐고 하면서 무대로 나오기도 하고. 연극인데도 불구하고 끝나고는 조의함에 돈 넣고 가고. 나이 드신 분들은 이걸 연극이라고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공연장에서 염의 순서가 틀렸다고 지적해주면서 연극을 끊는 분들도 있고. 이런저런 일 때문에 공연이 몇 번 끊어졌다”고 이야기 한다.

연극 ‘염쟁이 유씨’는 죽음을 좀 더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며 삶의 진정성과 소중함을 생각해보게 한다. “이 작품의 특성상 관객들이 살짝 여유있다. 아주 정교하고 대사나 행동이 딱딱 맞아야 하는 작품은 조금만 틀려도 실수한 티가 나 관객들이 눈치를 채지만, 이 작품은 오픈 되어 있다 보니까. 쌀 빼놓고 왔다고 말하는 장면은 연기지만, 설정은 진짜인 것처럼 한다. 그럴 때 관객들이 괜찮다고 박수를 쳐준다. 사실 속은 거지만. 그만큼 편하게 보고 있다는 증거다. 공연이 중간에 끊기는 일이 발생해도 괜찮다. 처음엔 곤혹스러웠는데 자주 하다 보니까. 오히려 그런 것들이 이 작품을 살리는 것 같다.”

앞으로 새 염쟁이로 배우 정석용과 임형택이 합류한다. 연극 ‘염쟁이 유씨’가 무대에 오른지 6년 만에 처음있는 트리플 캐스팅다. 이에 그는 “1천회가 넘으면서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은 다 한 것 같다. 이제는 배우 유순웅의 작품을 떠난 것 같다. 많은 관객들이 아직도 보고 싶어하고 찾는다. 내 한사람의 욕심으로 할 게 아니어서 트리플로 서울 공연을 다시 시작한다. 그동안 혼자 연기해와 비교할 대상이 없었는데 새로운 배우들이 영입돼 조금 긴장이 되기도 한다”면서 “두 사람 모두 재주 있는 배우들인 만큼 예전보다 훨씬 훌륭한 무대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 유순웅은 1인극 ‘염쟁이 유씨’의 주역이다. 그는 2006년 초연 이래 1천 5백회 앞두고 있다. 그는 공연 안에서 염쟁이 유씨를 비롯해 조직폭력배, 장례업체 대표이사, 기자 등 다양한 인물들을 1인 15역 멀티맨 형식으로 소화한다. 초반엔 노련한 솜씨로 관객들을 극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이끈다.

뉴스테이지 전성진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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