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무대는 관객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한다. 배우들의 휘황찬란한 춤사위 역시 관객을 매료시키는 또 하나의 요소다. 척척 맞는 연기자들의 호흡 역시 뮤지컬 ‘락오브에이지’를 돋보이게 만든다. 무대와 객석의 구분은 처음부터 없었으며 배우는 대공연장을 여기저기 휘젓고 다니며 관객의 눈을 바쁘게 한다. 대공연장의 관건은 ‘관객과의 소통’이다. 이리저리 바쁘게 돌아다니는 배우 덕에 ‘관객과의 소통’은 손쉽게 이루어진다. 여기에 락커본능 충만한 신성우의 시원한 목청과 두 귀를 번쩍 뜨이게 하는 배우 최민철의 엄청난 성량, 징징징 가슴을 울리는 밴드의 라이브 반주가 흥을 돋운다.

- 넘치는 락 스피릿

본공연보다 흥미로운 커튼콜은 한둘이 아닐 것이다. 뮤지컬 ‘락오브에이지’도 이에 해당한다. 2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박수와 호응만 하자니 몸이 근질근질한 관객을 위해 확실하게 노는 시간을 마련한다. 반주가 시작되면 배우 신성우는 객석으로 뛰어든다. 여기저기 휘젓고 다니며 노래를 부른다. 호응이 시원찮다 싶으면 난관 위에 올라가 목청이 터져라 소리를 지른다. 배우의 쇼맨십에 관객은 무장해제되고 자신을 내려놓고 일단 논다. 신성우부터 시작한 객석 잠입은 안재욱으로 끝을 맺는다. 좌측 좌석을 차지한 일본 아줌마 팬은 안재욱의 등장에 실신할 지경이다. 안재욱은 일본 팬에게 귀공자로 남기보다는 앤드류로 남기 원했는지 길 잃은 망아지처럼 사방을 뛰어다니며 관객에게 마이크를 들이댄다. 그들 덕분에 스트레스는 해소되고 잘 놀았다는 기분이 든다.

지나고 나면 아름다운 청춘이겠지만 정작 그 청춘은 현실이 냉혹하기만 하다. 미래에 대한 불안은 청춘의 꿈을 잠식하고 모든 행동에 족쇄를 채운다. 무거워진 발걸음으로는 꿈을 쫓기 벅차다. 가쁜 숨을 내몰아 쉬며 꿈에 겨우 한 발 내디뎠다 싶을 때 어김없이 시련이 다가온다. 그 시련을 거듭 반복하며 단단한 마음과 튼튼한 꿈이 자라난다. 뮤지컬 ‘락오브에이지’에도 꿈을 먹고 사는 두 청춘이 나온다. 어수룩한 청춘은 약아빠진 현실에 넘어지고 깨진다. 세상은 그들에게 감성이 아닌 더욱 단단해진 눈으로 현실을 바라보라고 요구한다. 피자배달원을 하더라도 맞지 않는 옷을 입었을 때보다는 마음이 편하다. 자라난 꿈은 청춘을 변하게 한다.

- I Wanna Rack!

신나는 음악 속에 담겨 있는 청춘의 가련한 음성은 관객의 가슴을 파고든다. 관객 역시 반짝반짝 빛나는 시절이 있었기에 혹은 저들과 같은 방황을 하고 있기에 찌릿한 가슴을 부여잡는다. 청춘의 방황은 누구에게나 공감을 손짓을 건네며 관객의 마음을 기어코 무대에 오르게 한다. 관객의 마음은 배우의 등에 업혀 2시간 동안 실컷 젊음을 만끽한다. 배우는 관객을 젊음에 취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풍성한 사운드와 화려한 무대세트는 그 재미를 배가시켰다. 이 공연의 또 다른 볼거리는 관객의 호응이다. 일층 좌측 좌석을 자치한 배우 안재욱의 일본팬들은 시종일관 탄성을 내지르며 보는 재미를 더한다. 그들의 비명에 가까운 탄성은 배우들의 기를 한껏 추켜세운다.

뮤지컬 ‘락오브에이지’는 관객에게 그 어떤 강요도 하지 않고 술술 흘러간다. 그런데도 무대에서 흘러 넘친 에너지는 관객을 뒤덮고 결국 관객의 마음을 요동치게 한다. 신성우가 본조비의 ‘Wanted Dead Or Alive’를 열창할 때 관객은 그의 매력에 헤엄친다. 천장을 뚫을듯한 시원한 그의 목소리는 장내를 가득 메운다. 섹시한 락커로 변신한 신성우는 치명적인 매력으로 무장, 관객에게 호감을 산다.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캐릭터를 양념으로 뮤지컬 ‘락오브에이지’는 감칠맛을 낸다.

쉴 틈 없이 락의 향연을 벌이던 뮤지컬 ‘락오브에이지’는 더는 놀 에너지가 없어질 때까지 신나게 유영하며 놀이를 즐긴다. 익숙한 넘버로 관객과 호흡하고 생동감 넘치는 배우의 연기로 관객의 눈을 자극한다. 화려하고 웅장한 무대에 노니는 배우는 노련하고 즐겁다.

글_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사진_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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