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의 공간은 상장기업 1주년이 된 제일서점이다. 각오를 다지는 점원들과 멀리 사장과 사장아버지 그늘에서 못 벗어난 나이 좀 있어 보이는 아들이 있다.

서울살이 5년째, 27세의 강원도 아가씨 ‘나영’은 서점에서 점원으로 근무한다. 서울에 올 땐 꿈도 많고 대학도 가고 싶었지만 삶은 녹록치가 않다. 동료의 부당해고에 한마디 거들었다고 근무태도 불량으로 낙인찍힌다. ‘나영’의 동료점원도 마찬가지다.

15년차 ‘지숙’은 승진 한번 못해보고 이직하기도 애매한 위치에서 단번에 잘린다. ‘지숙’을 대신할 젊은 아가씨는 많다. 어디 제대로 항변조차 할 수가 없다. ‘지숙’은 한잔 두잔 마시다 서점 생각에 눈물을 글썽이며 얼룩같은 어제를 지우고 주름진 내일을 다린다.

자수성가해 어엿한 서점사장이 된 아버지를 두고 있는 ‘사장 아들’은 아버지를 등에 없고 매장 여직원들에게 치근덕대기 일쑤다. “청년들이여! 일을 하라, 좀 더 일하라”, “야망은 휴식이 없다‘고 외쳐대는 아버지의 허리춤을 놓칠 않는다. 뽀얗게 빛나는 뺨이 얄밉다. 이 ’사장 아들‘은 극에서 서울살이를 하는 이들의 고단함을 가중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것은 계급적 대립이 아닌 ’참 착한 서울사람들‘에 대한 관객의 동정과 감정이입을 잘 유도해냈다.

뮤지컬 ‘빨래’의 넘버는 가사, 스토리, 멜로디가 잘 어울린다. 고단한 우리네 팍팍한 삶을 잘 노래했다. 넘버를 듣고 있노라면 가사 하나하나에 공감을 자아낸다. 설움을 날리고 고단함이 풀어진다. ‘나영’과 ‘지숙’ 그리고 ‘참 착한 서울사람들’에게 반전은 없다. 평범하게 흘러가는  작은 행복을 찾아 살아가는 우리네 이야기다.

뮤지컬 ‘빨래’를 통해 한국 창작뮤지컬의 미래를 본다. 공연 1,000회를 돌파하며 사랑을 받고 있는 뮤지컬 ‘빨래’는 현재 대학로 학전그린 소극장에서 오픈런으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전성진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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