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을 하다보면 고마워야 할 많은 사람들이 생기는 것 같아요. 2004년부터 함께했던 명랑씨어터 수박 가족들 감사해요!”
뮤지컬 ‘빨래’로 2010 뮤지컬 어워드 작사상․극본상 수상한 추민주 연출을 만났다. 뮤지컬 ‘빨래’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다뤄 이번 2010 뮤지컬 어워드에서 최우수창작뮤지컬 후보에 올랐다. 이 뮤지컬은 만화적 감수성과 재치 있는 유머, 배우들의 진솔한 연기로 호평을 받고 있다.
“뮤지컬 ‘빨래’를 올리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어요. 투자가 끊기고 공연을 접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을 땐 배우, 스태프 등 모두 힘을 모아 공연을 올렸죠. 공연을 좋아하고 아껴주는 사람들이 있는 이상 이 공연을 해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녀는 당시 쓰라리고 아련한 기억을 웃음으로 표했다.
처음 그녀가 ‘빨래’를 무대에 올리기로 했을 때, 대학로에서 원치 않는 소재라는 말도 들어야 했다. 불확실한 시작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뮤지컬 ‘빨래’의 이야기의 힘을 믿었고 이것이 모든 스태프, 배우들의 믿음과 만나 관객들에게 ‘진정성’으로 전해지게 됐다.
추민주는 고무줄, 인형놀이 등 함께하는 놀이를 좋아하는 여느 평범한 초등학생이었다. 그런 그녀가 처음 뮤지컬을 알게 된 건 고등학교 때 동네 문예회관 뒷문으로 통하는 입구로 몰래 공연을 보면서 부터다. ‘아가씨와 건달들’이 그녀가 본 첫 작품이었다. 운명 같은 만남이었다. “그 때 기억이 아직도 아련해요. 여자 주인공이 객석에 내려와서 노래를 하는 게 너무 신기하고, 인상적이었어요.”
그녀는 영남대 국문학과를 졸업, 연극동호회 천마극단에서 활동했다. 졸업 후에는 서점에 취직하고 모두가 괴로운 시절 IMF를 만나게 됐다. “이왕 사는 거 재밌는 거 하면서 살자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연극과 시험을 보게 됐고, 서울살이는 시작됐죠.” 이 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그 캐릭터들은 그녀의 뮤지컬 소재들이 됐다.
어린 시절에 연극을 공부하는 건 정말 특출한 누군가의 몫이었다. 그녀에겐 가족 중 예술과 관련된 어떤 친분도, 지지도 없었다. 하지만 연출로 자리를 탄탄하게 굳혀가는 지금 어머니는 든든한 지지자이자 그녀의 일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 중 한 분이다. “집에 내려갔을 때, 어머니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그 때 우리가 가난하지 않았다면 너는 연극을 하지 않았을 거다’라는. 이후에 어떤 말도 붙이지 않으셨어요. 그래서 저 나름의 생각을 여럿 했었죠.”
추민주는 ‘빨래’ 이 한 작품에 2004년부터 오랫동안 매달려 왔다. “이제 작품은 떨쳐내고 새로운 작품을 쓰기 시작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아요. 써놓은 작품이 세 네게 정도 되는데 아직 내놓을 시기가 아닌 것 같고요.” 그녀가 시도하고 싶은 것 중 하나는 ‘판소리’다. “판소리로 노래를 하면 노래가사가 잘 들려요. 소리를 통해서 만들어내는 정경들의 묘사는 실험해 볼만한 가치가 있죠. 또 장단이 들썩들썩해서 이를 통해 관객과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추민주가 뮤지컬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드러내고 싶은 건 뭘까. “소통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어요. 소통의 ‘부재’도 좋고, 소통의 현재와 미래 등 어떤 것이든요. 어릴 때부터 생각한 건데 매력 있는 캐릭터도 만들어 내고 싶어요. 이건 제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아요.”
그녀는 재해석된 다모와 황진이 등의 캐릭터를 포함 맘마미아, 올슉업의 여주인공 등의 캐릭터를 예로 들었다. “자기 인생을 찾겠다고 떠나는 사람들, 시대의 사기꾼, 느와르 장르의 여성 갱단, 도둑 등 개성있고 재밌는 캐릭터도 제 손으로 그려낼 수 있다면 좋겠어요.”
주변사람들이 말하는 추민주는 ‘고집쟁이’다. “특히 연출에 있어서는 고집을 많이 피우는 편이에요. 고집쟁이에 융통성이 없다고 해요. 다른 사람들의 말을 잘 들어주라고요(웃음). 제일 친한 친구는 밖에서 너무 점잖은 척한다고 해요. 사람들에게 제 인간적인 모습을 많이 보이라고 하죠. 따뜻한 성격이니까.”
글_뉴스테이지 김미성 기자, 사진_뉴스테이지 전성진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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