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수교 20주년을 맞아 오는 가을에 있을 볼쇼이 극장과 국립발레단의 합동공연에 관심이 조명되고 있다. 9월 볼쇼이발레단 수석무용수가 참여하는 한국 국립발레단의 ‘레이몬다’, 10월 한국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가 볼쇼이발레단과 함께 무대에 서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바로 그것. 이러한 성과를 따낼 수 있었던 것은 볼쇼이 극장장 아나톨리 익사노프의 덕이 크다. 그는 국립발레단의 최태지 단장과 이 사업을 추진키로 협의, 2년 전 유리 고로그리비치의 ‘로미오와 줄리엣’ 초연을 한국에서 직접 관람한 바 있다.

아나톨리 익사노프는 2000년 취임해 러시와 정부와 5년 계약 체결 후 현재까지 연임하고 있다. 그는 2015년까지 기존의 레퍼토리에서부터 초청공연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한다. “2011년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순회공연과 라스칼라 극장과 합창단 공연, 2012년에는 라스칼라 오페라단, 2013년에는 빈오페라극장과의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볼쇼이 극장은 레퍼토리에 있어 발레 50% 오페라, 50% 발레를 추구하며 세계 최고의 규모를 자랑하는 220명의 발레단원들로 잘 알려져 있다. “볼쇼이 극장의 1년 예산은 9천만 달러로 그중 75%는 국고의 지원으로, 25%는 자립적으로 운영됩니다. 연간 수익은 천만 달러 정도인데, 이것은 공연장 좌석이 850석에 그치기 때문이죠.”

볼쇼이 극장은 2005년부터 시작한 재건축으로 한창이다. 볼쇼이 극장은 150년 된 역사적인 건물로 그 복원이 쉽지 않아 기본 7년 정도가 걸린다. 현재 볼쇼이 시공업체가 6년으로 단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2천명의 스텝이 일할 장소가 없어 재건공사 전 신관을 먼저 짓기도 했다. “건물 자체가 역사적인 예술품입니다. 완공 후에는 3,000석의 대극장과 300석의 체임버홀이 들어서게 되죠. 무엇보다 옛 모습을 그대로 살리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편 그는 삼성전자가 볼쇼이 극장의 가장 오래된 후원사임을 밝혔다. “극장안의 모든 전자제품은 삼성입니다. 삼성전자는 볼쇼이 극장을 포함 러시아에서의 다양한 예술후원활동으로 이미지가 긍정적입니다.” 러시아는 삼성전자 후원으로 레오 톨스토이 상을 수여하기도 한다.

아나톨리 익사노프는 극장과의 교류를 볼쇼이 극장의 방향과 목표로 삼고 있다. “제가 있기 전에는 30년간 타극장들과의 긴밀한 교류는 없었어요. 거의 단절된 상태였죠.” 문화교류의 한 차원에서 볼쇼이 극장에 초청한 롤랑 프티의 공연은 뜻 깊다. 그가 특별히 이 작품을 초대한 계기는 ‘교류’ 동시에 러시아 무용수 이반 바실리예프에게 무용계의 거장 롤랑프티와 작업을 할 기회를 주기 위함이었다. 아나톨리 익사노프는 롤랑 프티의 ‘젊은이와 죽음’에 유명한 누레예프, 바리시니코프가 모두 출연함을 강조했다. 

러시아에서 볼쇼이극장이 발레, 오페라 등 고급문화를 활성화하게 된 원동력은 뭘까? “850석 중 135석을 50루불(2천원)에 팝니다. 대학생이나 장애인, 자녀가 많은 가족 등 서민계층을 대상으로 싼 티켓을 판매하고, 그 외 1년에 몇 편을 무료로 공연하기도 하죠.” 이 모든 것은 그가 취임하면서 만든 시스템이다.

그는 앞으로 힘 있는 운영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레퍼토리 중 러시아 작곡가 작품을 주로 올릴 예정입니다. 또한 내년 전 발레감독이었던 알렉세이 라트만스키가 새 공연을 안무하는 등 현대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도 놓치지 않을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극장이 박물관이 돼버리기 때문입니다.”

뉴스테이지 김미성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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