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남경읍. 이제 그는 그 이름만으로도 흥행성과 작품성을 보장받는 흥행보장수표가 됐다. 35년간 뮤지컬에 모든 것을 내건 그는 ‘뮤지컬계의 큰형님’이라 불리며 여전히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그가 이번에는 라이선스 뮤지컬 ‘코러스라인’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브로드웨이의 오리지널 스텝들이 트레이닝하는 이번 공연에서 한국 뮤지컬의 큰형님인 그의 어깨가 무겁고도 들썩인다. “연출이 직접 와서 각 장면의 구성을 설명해주고, 이 모든 것을 하나씩 알아가면서 이 작품이 상당히 깊이 있음을 알게 됐어요. 또 큰 감동을 받았죠. 한국 뮤지컬의 자존심을 지킨다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그는 이번 뮤지컬 ‘코러스라인’에서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브로드웨이 최고 연출가이자 안무가인 잭 역을 맡았다. 이 작품에서 그도 극중 배우들의 불꽃 튀는 열정 속에 함께 동참한다. “평소 학생들과 항상 지내다보니 젊은 배우들과 함께 연습하는 게 어색하지 않아요. 그들이 활기 있는 춤을 출 때, 저도 젊어지는 것 같아요.”

남경읍과 뮤지컬 ‘코러스라인’의 인연은 2010년 제작사 나인컬쳐의 출연제의 이전에 1990년도 해적판 ‘코러스라인’으로 시작된다. “당시 해적판의 잭 역은 객석에서 대사하는 것에 그쳐 재미가 없었어요. 그렇다면 저 같은 뮤지컬배우가 그 역을 맡을 이유가 없었죠.” 뮤지컬 ‘코러스라인’은 연출가인 잭이 배우들에게 시범을 보이는 등 무대에 등장하며 피날레 춤도 함께 춘다. “나이가 더 들기 전에 춤추는 배역을 했으면 했어요. 마침 기회가 와서 잘됐다고 생각했죠.”

이 작품은 17명의 댄서들의 하루 동안의 오디션과정을 담고 있다. 이 중 오디션에 통과하는 마지막 8명이 남기까지 관객들은 작품에 눈을 떼기 힘들다. 남경읍은 이 뮤지컬의 묘미는 마지막 8명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 작품의 이야기는 ‘인생’을 말하고 있어요. ‘코러스라인’이라는 그릇에만 담겨있을 뿐, 결국 직장에서 면접을 보는 등 우리 삶과 밀접하죠. 노력의 대가로 얻어지는 성공의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현재 공연 중인 연극 ‘레인맨’과 뮤지컬 ‘코러스라인’을 병행하는 투혼을 펼치고 있다.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이게 ‘제 삶’이기에 즐기며 한다는 그는 다른 배우들보다 늦게 투입되어 한창 연습에 몰입중이다. 그는 “이 작품은 그룹으로 춤을 춰야하기 때문에 연습이 많이 필요해요. 뮤지컬 ‘햄릿’의 자유로운 동작과 달리 시선과 동작, 발동작 등이 정확하게 같아야 하죠.” 이어 ‘코러스라인’의 잘 알려진 넘버 ‘one’은 ‘1’이 아닌 ‘All’이란 뜻임을 강조했다.

한편 남뮤지컬아카데미의 원장이기도 한 남경읍은 많은 일정 가운데서도 책 ‘쟁이’를 이번 주 발간할 예정이다. 남경읍의 자전적인 이야기와 조승우, 오만석, 박근형 등 그의 제자들과 함께 지냈던 에피소드 등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 배우 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건 하나에요. 배우의 땀방울이 관객들의 눈물과 직결된다는 것.” 초대형 브로드웨이 라이선스 뮤지컬 ‘코러스라인’에서 다시 한 번 의지를 다지는 그의 생동감 넘치는 무대에 귀추가 주목된다.

글_뉴스테이지 김미성 기자, 사진_뉴스테이지 전성진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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