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말에 10대 중후반을 보냈던 사람이라면 모두가 기억할 것이다. 신화의 2집 타이틀곡 T.O.P에서 하프와 오보에 등으로 시작되는 서곡을. 이 노래는 단숨에 그들을 당대 최고의 아이돌 스타로 만들어 주었고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노래에 대한 정보 역시 공유되기 시작했다.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를 샘플링해 만들어졌다.

26일부터 31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유닌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러시아 키로프의 전통을 계승한 ‘백조의 호수’다. 전설적인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와 그의 제자 레프 이바노프의 안무로 초연된 ‘백조의 호수’는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클래식 발레의 최고봉으로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 왔다.

유니버설발레단은 그런 키로프 발레의 전통을 전수 받은 유일무이한 단체다. 정통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발레스타 임혜경, 황혜민, 강예나, 한서혜의 연기로 만나볼 수 있다.

‘백조의 호수’에서 백조 오데트와 흑조 오딜은 프리마돈나의 등용문이라고도 불린다. 그만큼 모든 발레리나들이 꿈꾸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특히 주역 발레리나 한 명이 선을 표현하는 백조 오데트와 악을 표현하는 흑조 오딜을 뚜렷한 경계를 보이며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얼굴의 표정뿐만 아니라 등에서 팔까지 온 몸에서 우러나오는 뛰어난 연기력이 요구된다.

유니버설아카데미 서울원장으로 발레영재 양성에 힘쓰고 있는 임혜경은 타고난 긴 팔다리 덕분에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백조를 표현한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백조 군무 장면. 달빛이 비취는 호숫가, 우아한 클래식 튀튀(Classic tutu)를 입은 24명의 발레리나들이 차이코프스키의 유려한 음악에 맞춰 시시각각 대열을 바꾸며 춤춘다. 이 장면은 ‘발레 블랑(Ballet Blanc 백색 발레)’이라 불리며 ‘백조의 호수’뿐만 아니라 발레 예술을 총칭하는 명장면으로 인식됐다.

이 외에도 솔리스트들의 각 개성과 기량을 보여주는 풍성한 춤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볼거리를 더한다. 1막의 왕궁 귀족들이 추는 ‘왈츠’, 지그프리트 왕자의 친구들이 추는 ‘3인무’, 백조 군무 사이에 등장하는 ‘네 마리 작은 백조의 춤’과 ‘네 마리 큰 백조의 춤’이 눈길을 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3월 26일부터 31일까지 총 7회 공연된다. 장소는 유니버설아트센터.

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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