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여러분 담임을 맡게 된 강동수라고 하느니라…”
“아…가…씨…? 나보고 아가씨래…”
풋내기 교사와 철없는 열여섯 아가씨의 운명적 만남. 이들의 가슴시린 성장통에도 과연 봄은 찾아올까? 올해로 시즌3을 맞이한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은 초연 당시 강동수 역을 맡았던 배우 오만석이 연출로 직접 나서 동수와 홍연이의 성장과정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아련한 옛 추억들로 가득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설렘만으로는 부족해! 동수와 홍연의 내면 연기
강필석 “이걸 보면서 ‘물랑루즈’를 다시 한 번 봤어요. 이완 맥그리거가 처음 가지고 있던 설레임, 순수함, 아무것도 모르는 그런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 사실 첫공 올릴 때 운선이한테 “오늘은 ‘캐리비언 해적’의 조니 뎁처럼 할꺼야!”라고 했어요. 연습을 많이 하다보면 무대에서 저도 모르게 버릇같이 생기는 연기들이 있는데, ‘내 마음의 풍금’은 동수의 설렘과 운선이의 설렘이 만나야 하는 작품이잖아요. 그간 해왔던 연기에서 벗어나 매번 리플래쉬 시키기 위해 그렇게 트레이닝을 해보고 있어요.”
정운선 “처음이고 달라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어요. 예전 공연을 보면 혹시라도 나도 모르게 흉내내고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될수록 아이들을 모습을 많이 지켜봤어요. 여기 있는 아이들뿐 아니라 주변에 돌아다니는 아이들, 그리고 옛날 이야기하실 때 순수하고 소녀 같으신 어머니들의 눈동자들. 그런 것들이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어머니에게 예전 추억에 대해 물어보기도 하고 부모님과도 많이 얘기를 나눴죠.”
▶ 강필석 VS 이지훈,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명의 동수
정운선 “완전히 다르신데 비슷한 부분도 많아요. 요즘에는 오빠들의 얼굴이 서로 닮아가는 것 같아요. 필석오빠는 따뜻하고 자상한 선생님의 모습 많이 갖고 있다면, 지훈 오빠는 좀 더 풋풋한 선생님의 느낌? 지훈오빠는 응급 처지 장면이나 탱고 신 장면 연기할 때 정말 얄밉게 느껴질 때가 많았어요. 그런 부분들을 너무 잘 표현해주시는 것 같아요.”
강필석 “지훈이 같은 경우 동수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 호흡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연기적으로 빨리 빨리 잘 캐치하더라구요. 근데 그런 호흡들이 기존에 해왔던 연기나 제 성향과는 많이 다르더라구요. 어떤 동수를 그려야겠다는 생각보단 그때그때 느껴지는, 지금 가슴속에 들어오는 그런 이미지로 표현하려고 하고 있어요.”
▶ 이 부분이 제일 중요해요! ‘내 마음의 풍금’을 맛있게 감상하는 방법
강필석 “홍연이랑 동수랑 어떻게 성장을 하는지 그 부분이 사실 제일 연기하기 힘들거든요. 제 지인은 첫공연을 보면서 홍연이와 같은 경험이 떠올라서 마지막에 펑펑 울었다고 하더라구요. 관전포인트는 그 부분인 것 같아요. 끝날 때 ‘아, 홍연이에게 저런 것들이 있었구나’하면서 느끼게 되는 감정.”
정운선 “홍연이가 단발머리였잖아요? 그런데 일부러 이 어정쩡한 머리를 일자로 자른 건 다 이유가 있거든요. 홍연이가 커피 마실 때부터 양 갈래로 딴 머리를 풀러요.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였다가 머리를 푸르면서는 그전의 홍연이와는 다른 모습들이 조금씩 나타나죠. 뒤로 갈수록 조금씩 성장해가는 홍연이의 모습이 ‘내 마음의 풍금’에서 제일 눈 여겨 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내 마음의 풍금은 ( )다!
강필석 “‘내 마음의 풍금’은 타임머신이다. 편의를 위하여 생겨난 디지털 카메라나 노트북, 핸드폰 같은 것들로 인해 모든 게 빨리 변하는 시대가 왔잖아요. 그런 것에 비춰 봤을 때 이 작품은 지금의 관객들이 보기에 너무 느리다고 느낄 만큼 호흡이 잔잔하죠. 하지만 과거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통해 예전 그때로 돌아가 보는 경험을 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체험이라 생각합니다.”
정운선 “두근거림이요. ‘내 마음의 풍금’은 옛 추억에 대한, 첫사랑의 두근거림에 대한 심장박동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에요. 순수하고 풋풋했던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게 해주니까요.”
글_박소연 사진_강지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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