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색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빨간색일 것이다. 산타 할아버지의 복장, 루돌프 사슴코, 자선냄비, 어떤 선물일까 기대하며 방 문고리에 걸어 두던 양말까지도 모두 빨간색이다. 국립발레단이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 발레 ‘호두까기인형’의 포스터 바탕색이 빨간색인 것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빨간 바탕 위로는 눈이 내리고 있는 듯하다. 눈송이도 보이고, 육각형의 눈 결정체도 보인다. 중앙에 커다랗게 자리한 스노우볼은 불을 켠 것처럼 환하게 빛을 내고 있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꽁꽁 싸맨 소년과 흰 드레스를 곱게 차려 입은 소녀가 있다. 소년이 목에 두른 하얀 목도리는 소녀의 하얀 드레스와 더욱 잘 어울린다. 소녀 옆에는 파란 목도리를 두른 눈사람이 서있다.

소년과 소녀는 마법사마냥 지팡이를 하나씩 들고 있다. 소년은 금방이라도 마법을 부릴 것처럼 지팡이를 하늘로 높이 들었다. 소녀는 두 손을 모은 채 지팡이를 수줍게 쥐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 위해 사진촬영이라도 하듯이 시선은 정면으로 향하고 있다. 신비로운 세계로 여행을 떠니는 한 쌍의 커플처럼 보이기도 한다.

국립발레단의 발레 ‘호두까기인형’은 2000년부터 시작해 크리스마스 시즌 마다 해왔다. 국립발레단의 공연은 호두까기인형을 나무 인형이 아닌 몸집이 작은 무용수가 연기한다는 점에서 타 공연과 차별성을 갖는다.

잊고 지내던 동심을 찾아 줄 발레 ‘호두까기인형’은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공연된다.


정지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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