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4.2.26 월 15:59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인터뷰
뮤지컬 ‘스위니 토드’의 정승호 무대미술감독, “차갑고 어두운 느낌을 주기 위해 메탈재료들을 썼죠”

지난 4월 28일 ‘제 2회 더 뮤지컬 어워즈’가 그 화려한 막을 내렸다. ‘뉴스테이지’에서는 한국 뮤지컬 시장의 발전적 토대를 만들고 공정한 심사를 통해 우수한 뮤지컬 시상식으로 자리 잡고자 한 ‘제 2회 더 뮤지컬 어워즈’의 영광의 수상자들과 작품들을 차례로 만나보는 시간을 마련하였다.

뮤지컬 ‘스위니 토드’는 한 개인의 복수심이 사회 전체에 대한 증오로부터 카나발리즘으로까지 퍼져나가는 과정을 블랙코미디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산업혁명을 통해 빈부격차가 극심했던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런던, 이발사 ‘스위니 토드’는 아름다운 부인을 둔 죄로 평소 그녀에게 흑심을 품어왔던 판사에 의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유형을 떠나게 된다. 오랜 세월 후 유형에서 돌아온 ‘스위니 토드’. 그는 부인은 판사에게 희롱 당했으며 아름답게 자란 딸은 그의 집에 갇혀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잔인한 복수를 계획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특히 작년 9월 15일부터 10월 1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었던 뮤지컬 ‘스위니 토드’는 이 음침한 스토리와 함께 붉고 검게 물든 무대의 시각적 효과가 뛰어나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작품이다. 이어 지난 ‘제 2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는 무대미술상과 최우수외국뮤지컬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다시 한 번 작품의 우수성을 과시했다.

뮤지컬 ‘스위니 토드’에서 무대미술을 맡았던 정승호 미술감독은 이번 인터뷰를 통해‘제 2회 더 뮤지컬 어워즈’의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저 혼자만의 영광이 아니죠. 같이 작업했던 배우들과 스텝들이 훌륭했기 때문에 이 상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모두에게 감사하고, 정말 즐겁고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연출가님, 그리고 ‘해븐’식구들과 ‘박용호’ 대표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야기했던 바와 같이 뮤지컬 ‘스위니 토드’는 한 평범했던 이발사의 잔혹한 복수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 스토리상의 잔인함을 살리고자 뮤지컬 ‘스위니 토드’의 정승호 미술감독은 어떤 느낌의 무대를 연출하고자 했을까? 그는 “스위니 토드는 차갑고 어두운 분위기를 요구해요. 이러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금속성의 재료들을 많이 썼죠. 특히 파이프 같은 선들을 이용해서 딱딱한 직선의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또 전반적으로 검은 색의 느낌을 주고 중간 중간 빨간색을 삽입시켜 붉고 검은 느낌의 무대를 연출했어요.”라며 전체적인 분위기를 설명해주었다. 이어 “세트가 다 메탈로 구성되어 있었고 여러 가지 숨어있는 기계장치들이 많았어요. 이발소 의자에서 사람이 떨어진다던가, 톱니바퀴 같은 장치들이었죠. 이런 것들 덕분에 무대가 입체적으로 살아나게 되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무대가 간단한 것에서부터 복잡한 기계장치로 이루어지다 보니까 크고 작은 사고도 많이 있었죠.”

완벽한 영상만을 담아내는 영화와는 달리 라이브로 진행되는 무대 위의 실수들은 때론 잔잔한 추억이 되기도 때론 아찔한 순간이 되기도 할 것이다.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다는 말에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물어보았다. “주인공 ‘스위니 토드’가 이발하는 의자에서 사람을 죽이고 그 밑으로 시체를 떨어트리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런데 거기서 삐걱삐걱 소리만 하고 정작 시체는 내려가질 않았죠. 첫 날이었는데 그 기계가 작동되지 않아서 배우들한테 너무 미안하더라고요.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부드럽게 넘어가서 다행이었습니다.”



뮤지컬 ‘스위니 토드’의 세트 제작기간은 약 한 달 동안이었다고 한다. 이 시간동안 무대 하나하나에 정승호 감독의 손길이 안 미친 곳이 없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공을 들인 무대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해보았다. “극 가장 마지막에 돌아가는 톱니장치 인데요. 그게 극 중간에 한 번도 작동을 안 하다가 마지막에서야 딱 한번 작동을 하는 장치에요. 이것을 통해 배우들이 하나의 톱니바퀴인 것처럼, 또 기계의 부속품인 것처럼 느껴지길 원했는데 나름대로 만족도가 높았죠.”

인터뷰를 끝내기에 앞서 한국 뮤지컬의 무대미술감독으로서 ‘창작하는 과정에 있어 고충은 없나’하는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우리나라에서는 공연기간이 짧다보니까 예산이 굉장히 적어요. 작품이 요구하는 것에 비해 상당히 적죠. 이것은 우리나라의 특수한 사정이겠지만, 그 가운데 ‘브로드웨이’ 수입 뮤지컬들과 겨루려하니까 아무래도 버거운 면이 있죠. 예를 들어 ‘라이온 킹’은 몇 십 억 짜리 세트를 가지고 왔는데, 우리나라의 창작 현실상 그 액수는 꿈도 못 꾸잖아요. 만약 예산적인 부분이 개선이 된다면 우리 뮤지컬도 ‘브로드웨이’만큼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싹이 보이거든요.”

지금까지 많은 스텝들을 인터뷰 해 오면서 향후 계획에 대해 물어볼 때마다 느낀 거지만, 모두들 정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정승호 미술감독 역시 얼마 전까지 ‘더 라이프’의 무대 미술을 마쳤고, 조만간에는 ‘씨 왓 아이 원 어 씨’를 작업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 10월 안으로 ‘내 마음의 풍금’을 작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좋은 연출자, 좋은 스텝, 좋은 배우를 만나는 게 정말 행운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이런 행운이 많이 왔으면 좋겠어요.”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뮤지컬 ‘스위니 토드’를 통해 감각적인 무대 미술을 선보였던 정승호 감독, 특히 ‘내 마음의 풍금’같은 밝고 따듯한 공연으로의 전환이 눈에 띤다. 과연 앞으로의 작품에서 그가 보여주는 색깔은 검은 색이 될지, 파란색이 될지, 그의 행보를 주목해본다.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공연문화의 부드러운 외침 ⓒ 뉴스테이지 www.newstage.co.kr]

뉴스테이지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테이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