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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에게

 

스물 두 해 동안 키워온 소나무 한 그루 있다
오백일 전부터 부쩍 싹에 물이 올라
대문 밖 살찐 바람이
소나무에 걸터앉아 몸 비빈다
백 일째 되던 날
한 남자가
소나무 가지에 노란 일기장을 올망졸망 걸어놓고
바람과 몸 바꾼다


바람 맑은 삼척 바닷가
갓 그은 수평선이 새벽노을을 막 건져 올릴 무렵
한 남자와 함께 찍은 발자욱마다
잘 구워진
내 생에 어느 하루가
소나무에 걸린 노란 일기장에서
솔비처럼 뚝뚝 떨어진다


한 남자가 머리를 깎고
진해로 군대 가던 날
그날따라
여름 소낙비가 하늘이 서운한 듯 숨 막히도록 쏟아붓는다


잠들기 전 흘린 내 눈물은 한 남자에게 갈 수 있을까
밤마다 달팽이관에 윙윙대며 휘감던
한 남자의 귓속말은 내 꿈자리와 마음 바꾸며 뒤척거린다


김예솔/편집부



※ 비엠뉴스가(Bmnews)가 뉴스테이지(Newstage)로 2007년 7월 23일 개편되었습니다. 본 기사는 비엠뉴스(Bmnews)의 2006년 7월 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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