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떠오르는 가수, 김광석. 쓸쓸한 듯 담담하고, 아프면서도 치유되는 그의 음악은 가수와 관객을 떠나 모두에게 오래도록 사랑받고 있다. 올 가을, 순식간에 스쳐가는 아름다운 이 계절을 아쉬워하며 김광석을 추억하는 이들이 모였다. 이들은 故 김광석의 곡들로 ‘사랑했지만’ 콘서트를 꾸민다. 이번 콘서트에는 故김광석의 노래들로 만들어진 창작뮤지컬 ‘그날들’ 의 주인공이었던 배우 강태을이 함께한다. 그는 김광석의 노래를 ‘추억’이자 ‘시간여행’이라고 정의한다.

가슴을 두드리는 故김광석의 노래, ‘공감’을 말하다

뮤지컬 배우 강태을이 10월 24일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토크 콘서트 ‘사랑했지만’에 출연해 따뜻한 가을을 선사한다. ‘사랑했지만’은 故김광석의 주옥같은 곡들을 그리며 뮤지션과 관객이 소통하는 종합예술콘서트로 진행된다. 이번 공연에는 배우 강태을을 비롯해 그룹 동물원, 뮤지컬 배우 이건명•최승렬이 함께한다.

이번 ‘사랑했지만’ 출연진들은 모두 故김광석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그 중 배우 강태을은 뮤지컬 ‘그날들’에 출연하면서 故김광석과 인연을 맺었다. 강태을은 “고등학생 시절 노래를 잘 부르던 친구와 노래방에 가면 ‘사랑했지만’으로 노래 대결을 하곤 했다. 당시에는 그게 김광석의 노래인지도 모르고 불렀다. 좀 더 커서는 ‘김광석이라는 가수가 있다’라는 것을 아는 정도였다. 그러다 우연히 ‘그날들’이라는 작품을 만나게 되면서 故김광석의 노래를 다 듣게 됐다”며 추억을 회상했다. 그는 뮤지컬 ‘그날들’ 이후 故김광석 노래에 푹 빠지게 됐다.

강태을은 “뮤지컬에 이어 김광석 콘서트까지 참여하게 됐다는 것은 확실히 인연인 것 같다. 아름다운 노래를 부를 수 있고, 활동할 수 있고, 관객들을 만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故김광석에게 감사드리고 영광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故김광석의 노래 중 ‘서른 즈음에’를 가장 좋아한다는 배우 강태을은 그 이유를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사랑했지만’, ‘그날들’ 같은 노래가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는 ‘서른 즈음에’가 귀에 들어온다. ‘또 하루 멀어져간다’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가슴을 두드리는 곡이다”라고 말했다. 배우 강태을은 이번 공연에서 ‘이등병의 편지’, ‘너에게’,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을 선보인다. ‘먼지가 되어’는 배우 이건명과 듀엣으로 부를 예정이다. 강태을은 “출연진 사이에서 가장 막내라 ‘서른 즈음에’, ‘사랑했지만’, ‘그날들’ 같이 앞에서 언급한 곡들은 하나도 못부르게 됐다. 이건명 선배님과의 듀엣곡도 떼를 써서 하게 됐다”며 웃었다.

뮤지컬계의 블루칩, “이제는 새로운 별명 얻고파”

배우 강태을은 짙은 눈썹과 강렬한 눈빛, 다부진 입매를 지닌 미남 뮤지컬 배우다. 그는 2008년 한국 뮤지컬계에 데뷔해 여성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았다. 그는 순식간에 ‘뮤지컬계의 블루칩’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자리매김했다. 그는 한국 무대 데뷔 1년 만에 ‘제3회 뮤지컬 어워즈’에서 남자신인상을 수상하며 ‘차기작이 가장 기대되는 배우’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뮤지컬계의 블루칩’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맨 처음 별명을 들었을 땐 소위 ‘손 발이 오글’거렸다.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매 작품마다 더 좋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에서 데뷔한지 8년이 지났으니 이제는 지금 내 모습에 맞는 새로운 별명이 생겼으면 한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뮤지컬 배우 강태을

진(眞)한 배우 강태을

배우 강태을은 한국 뮤지컬 무대에서 데뷔하기 전 일본 극단 ‘사계’에서 5년간 활동했다. 일본에서 그가 끊임없는 연습과 노력으로 연마한 연기 실력은 한국 무대 데뷔 후 그에게 큰 자양분이 됐다. 일본 극단에서 활동하게 된 배경에 대해 그는 “지금은 고인이 되신 故김효경 교수님의 권유로 일본에 가게됐다. 서울예술대학교에서 연극을 공부할 당시 故김효경 교수님께서는 학생들에게 뮤지컬을 해야한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워낙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뮤지컬이 내 길이라는 생각이 딱 들었다. 넓은 시야를 확보해야한다고 하시던 故김효경 교수님 말씀을 따라 일본에 가서 오디션을 봤다. 지금은 스타가 된 배우 조정석도 당시 함께 오디션을 보러갔던 멤버 중 한 명이다”라고 말했다.

배우 강태을은 최근 뮤지컬 ‘그날들’, ‘영웅’, ‘머더 발라드’,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 등에서 굵직 굵직한 역할을 맡으며 자신만의 연기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다양한 작품에서 가지각색의 역할을 어색함 없이 소화해내는 그의 연기 비결은 ‘연습’이다. 연습벌레로 유명한 강태을은 “원래 연습하는 것을 좋아한다. 단순하게, 연습해야할 때 연습을 할 뿐이다”라며 쑥스럽게 웃었다. 그는 이어 “연습을 매일 하다보면 작품에 대한 시야가 넓어진다. 그 시간을 통해 내가 맡은 캐릭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연습을 향한 그의 열정은 특별해 보였다. 연습은 그가 뮤지컬 배우로서 느끼는 고충을 해결해주는 방법이기도 했다. 강태을은 “뮤지컬 배우로서 힘든 부분이 있다면 매번 같은 공연을 매번 다르게 해야한다는 점이다. 같은 공연을 하다보면 가끔 ‘소울리스’랄까, 영혼이 잠깐 나갈 때가 있다. 너무 반복하다 보니 집중을 못하고 있는거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더 많이, 다르게 여러번 연습을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스트레스도 연습으로 풀 것 같은 그에게도 특별히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을지 궁금했다. 강태을은 “매일 산책을 한다. 공연이나 연습 이후에도 집에 돌아오면 30분에서 1시간 정도는 길거리를 배회한다. 나한테 주는 나만의 시간인 거다. 한강에서 자주 출몰한다”고 말했다.

반전의 매력이 있는 배우 “개그 캐릭터 어떨까 생각”

배우 강태을의 많은 출연작들 중에서 실제 본인의 모습과 잘 맞는 역할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했다. 그는 “아무래도 뮤지컬 ‘그날들’의 ‘차정학’ 역이 가장 잘 맞았던 것 같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나올 것 같은 경호원 역이었다. 그런데 작품에서 경호원 나름의 귀엽고 인간적인 모습이 많이 표현됐다. 땡땡이 양말을 신는다던가, 벌레를 무서워 한다던가. 나도 쎄 보이는 겉모습과는 다르게 허술하고 장난기가 많다”고 대답했다.

10년 넘게 연기를 해온 그에게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나 작품이 있는지 묻자 그는 “모든 장르는 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가리지 않는다”라며 베테랑 배우다운 대답을 내놨다. 그는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고 해서 실제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대한 머릿속에 어떤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넣는 것 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고 나에게 어울리는 작품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작품을 만나는 것 보다는 해서 즐거운 작품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냐는 질문에 그는 “기회가 된다면 정말 사람들의 빼꼽 빠지게 웃길 수 있는 개그 캐릭터를 맡아보면 어떨까 생각을 하고 있다. 원래 나는 개그 욕심이 없었는데 요즘 코믹 캐릭터가 내 안에서 생겨나고 있다”며 개구지게 웃었다. 그의 코믹 연기를 작품에서 만나볼 수 있는 날이 기대됐다.

‘사랑했지만’, 각자의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공연

강태을은 음악을 ‘공감을 통해 사람들에게 시간여행을 시켜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故김광석의 노래는 시대가 변해도 짙은 공감을 하게 해준다. 담백하고 담담한 김광석 곡의 가사와 멜로디, 음색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김광석의 음악은 특별한 것 같다”며 김광석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선배님들과 한 무대에서 위대한 아티스트의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공연을 찾아주실 관객분들 모두가 그 시간만큼은 故김광석을 느낄 수 있도록 노래하겠다. 각자만의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공연으로 선사하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뮤지컬 배우 강태을이 함께하는 공감과 추억이 있는 토크 콘서트 ‘사랑했지만’은 오는 10월 24일 오후 5시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된다. 공연은 초등학생 이상 관람이 가능하다. 예매 및 문의는 의정부예술의전당(031-828-5841~2)과 의정부예술의전당 홈페이지(www.uac.or.kr), 인터파크(www.interpark.com 1544-1555)에서 가능하다.

허윤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저작권자 © 뉴스테이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