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잘자요, 엄마' 제작발표회에 전 출연진이 참석했다_박민희 기자 |
연극 ‘잘자요, 엄마’ 제작발표회가 지난 6월 18일 오후 2시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열렸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주연배우 김용림, 나문희, 이지하, 염혜란 배우를 비롯해 프로듀서 조재현과 연출 문삼화가 참석했다. 이들은 캐스팅 비화 및 질의응답, 포토타임을 가지며 작품의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연극 ‘잘자요, 엄마’는 1982년 오프브로드웨이 레퍼토리 극장에서 초연됐다. 이 후 1983년 미국에서 퓰리처상 드라마 부분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작품은 생애 마지막 시간에서야 진솔한 대화를 나누게 된 한 모녀의 이야기를 담는다. 연극 ‘잘자요, 엄마’는 엄마와 딸의 갈등과 이해, 그리고 화해의 과정을 통해 인간관계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이번 공연은 다양한 한국의 어머니상을 연기해온 김용림, 나문희가 참여해 눈길을 끈다. 연극 ‘잘자요, 엄마’는 2008년 이후 7년 만에 공연된다. 작품은 1987년 배우 윤여정 번역, 김수현 각색, 김용림, 윤석화 캐스팅으로 초연됐다. 이후 작품에는 당대 최고의 여배우인 나문희, 박정자, 손숙, 윤소정, 예수정 등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2015년 연극 ‘잘자요, 엄마’는 28년 전 초연무대에 출연했던 배우 김용림이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라 주목을 받고 있다. 십 여 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 김용림은 작품에 임하는 남다른 자세를 보여줬다. 그는 “후배 조재현이 내 마음을 찔렀다”고 밝혔다.
배우 조재현은 “김용림이 드라마에서 한복을 입고 근엄한 모습이지만 평상시와 다른 것을 안다”고 말했다. 이어 김용림은 “이번 기회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작품 속 엄마 ‘델마’는 서양 작품인 만큼 생활과 분위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그녀는 “1987년 ‘델마’역을 맡았을 때는 40대였다. 열심히 했지만 와 닿지 않았다. 지금은 모녀의 이야기가 가슴 절절하고 다른 느낌이 있어 좀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거 같다”고 설명했다. 김용림은 “젊은 분들은 내가 연극을 했을 때를 모르실 거 같아 더욱 열심히 보여드리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나문희는 2008년 이 작품을 통해 티켓파워를 증명했다. 그녀는 연극 ‘황금연못’ 이후 연극 ‘잘자요, 엄마’를 통해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른다. 나문희는 “연습할 때 몰입하다보면 행복하다. 김용림과 동료지만 라이벌이라는 생각이 든다. 김용림이 나오는 방송도 열심히 본다”며 설렘을 드러냈다. 이어 “좋은 친구가 같은 역을 맡아 좋은 대결이 될 것 같다.(웃음) 모두 건강하게 공연을 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열심히 하면 하늘이 도와 줄 거라 믿고 최선을 다 하겠다”고 전했다.
사회를 맡은 조재현은 “두 분이 친구라고 하시는데 태어난 해가 같은지 궁금하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한분이 더 빨리 태어나신 걸로 나와 있다”고 밝히며 좌중을 웃게 했다.
조재현은 화려한 캐스팅으로 연극 ‘잘자요, 엄마’를 무대에 올렸다. 평소 무대에서 보기 힘든 배우 김용림과 나문희를 비롯해 연기파 배우 이지하와 염혜란이 캐스팅됐다. 캐스팅 비결을 묻는 질문에 조재현은 “잔머리를 썼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지난 연극 ‘황금연못’에 이어 두 번째 캐스팅한 나문희에 대해 “나문희 배우는 같은 작품을 한 적이 없다. 나문희의 스케쥴을 파악해 타이밍을 노렸다. 작품이 끝나면 힘들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보름정도 지나면 일이 하고 싶은 심리가 있다. 그 타임에 전화를 드렸다”고 말해 배우들을 웃게 했다.
조재현은 십 여 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르는 배우 김용림의 캐스팅은 조심스러웠다고 밝혔다. 그는 “김용림은 2008년에 퇴짜를 맞은 적이 있어서 조심스럽게 연락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를 듣던 김용림은 “내 가슴을 찌르는 이야기를 해서 오래 간직했다. 조재현이 지난 캐스팅 때 언제까지 드라마만 할거냐며 정곡을 찔렀다”며 설명했다.
조재현은 “다양하고 잘 만들어진 연극을 선보이고 싶다”며 현재 20대 관객층 감성에 몰려 있는 대학로의 작품 현황을 아쉬워했다. 그는 “연극 ‘잘자요, 엄마’는 잘 쓴 작품이다. 연기를 잘하지 못하면 무대에 서 있는 시간이 힘들어 진다.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다”고 전했다.
연극 ‘잘자요, 엄마’의 배우들은 엄마와 딸이 함께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배우 김용림은 실제 딸과의 관계를 예로 들었다. 그녀는 “딸과 엄마는 친하면서도 싸운다. 딸은 엄마와 동등한 생각을 가지고 비판을 한다. 며느리와 달리 엄마의 장단점을 신랄하게 표현한다. 또 엄마는 딸하고 못 산다고 생각한다. 멀면서도 가까운 사이가 모녀다. 직설적인 말로 서로의 가슴을 찌르지만 ‘너는 내 것인 줄 알았다’고 말한다. 그것은 애정과 애증 때문”이라고 전했다.
배우 나문희는 “살다보면 어떻게든 자식 문제로 고민이 생긴다. 작품 속 딸 ‘제씨’는 병이 치유되었을 때 자살을 한다. 그것이 너무 마음이 아프다. 지금도 세상이 어렵지 않나. 정상적인 사람이 세상을 살기가 쉽지 않다”며 “공연을 보면서 함께 울고 웃으며 용기를 얻어가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그녀는 2008년 공연 당시 연장공연을 거절한 사연을 전했다. 나문희는 “지난 공연에서 공연장 천장이 낮아 조명 때문에 머리가 터질 거 같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연장공연이 들어왔을 때 조명 때문에 못한다고 했지만 조재현이 믿지 않았다. 이번에는 천장 높이부터 먼저 물었더니 매우 높다고 하더라(웃음)”고 말해 조재현을 당황케 했다. 그는 이어 “책으로 봐도 좋은 작품이고 연극도 좋다. 배우도 좋은 작품을 만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저는 몇 번이고 다시 하고 싶다”며 작품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조재현은 “그동안 50개 작품을 제작했다. 그 중에서도 연기 보는 재미를 꼽는다면 거침없이 이 작품이다. 연극 ‘잘자요, 엄마’는 누가 연기하느냐에 따라 감동이 다르다. 여러 번 봤는데도 기대가 크다. 많은 분들이 작품을 보시고 감동을 받길 바란다”고 전했다.
연극 ‘잘자요, 엄마’는 오는 7월 3일부터 8월 16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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